1천700억 투입한 인입철도<br/>지난해 5월부터 운영 중단 <br/>주 12회 운행하던 화물열차<br/>물동량 급감 직격탄에 스톱
포항 영일만항 물동량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항만 인입철도의 운영이 중단돼 1천700여억원이 투자된 철도기반 시설이 무용지물이 됐다. 더욱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영일만항 물동량이 크게 감소하는 등 환동해 물류중심항만 도약을 준비하는 영일만항이 큰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
7일 포항시에 따르면 한국철도공사는 지난해 5월부터 영일만항 인입철도에 배정한 화물열차 운행을 중단했다.
인입철도는 항구나 산업단지와 같은 특정 지역 안에서 완성품이나 원료 등을 화물차 대신 기차로 수송할 수 있도록 만든 기찻길이다. 정부와 철도시설공단은 2013년 11월부터 1천696억원을 들여 포항 흥해읍 이인리 포항역에서 흥해읍 용한리 영일만항까지 11.3㎞ 단선철도를 만들어 2019년 12월 개통했다. 영일만항 인입철도에서는 2020년 7월부터 화물열차가 상업운행을 시작했다. 그동안 화물열차는 영일만항에서 우드펠릿(목재조각) 등을 실어 외부로 운송했다. 영일만항 인입철도 운송은 주 6회에서 주 12회로 늘어나기도 했다.
그러나 애초 기대와 달리 열차 운송의 의존했던 우드펠릿이 해상으로 전환되면서 열차 운송 물동량이 없어져 지난해부터 인입철도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그동안 포항 영일만항으로 들어와 강원 동해까지 내륙 운반됐던 발전용 우드펠릿은 선박 ‘삼성2호’에 실려 동해항까지 해상으로 운송되고 있다. 물량은 한 달에 600~900TEU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영일만항 물동량도 크게 감소하는 등 악재도 겹치고 있다.
7일 경북도와 포항시에 따르면 올들어 6월말까지 포항 영일만항의 컨테이너 누적 물동량은 3만1천773TEU (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4만9천731TEU보다 36.1 %(1만7천958TEU) 줄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올 3월 중순부터 영일만항에서 러시아로 향하던 화물 선적 예약이 대거 취소됐다. 러시아에서도 블라디보스토크 등 극동 지역에 기항하는 일부 선사들의 정기노선 운항이 중단됐다.
완성차를 일본에서 포항 영일만항으로 가져와 분해한 뒤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으로 보냈던 일본 기업 ‘마쓰다’는 러시아 수출을 전면 중단했다. 마쓰다 물량은 연간 약 4만5천TEU로, 영일만항 전체 물동량의 43%를 차지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올들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국제 정세 변화 등으로 영일만항 물동량이 감소 추세에 있지만, 최근 부산항 등지에서 육지로 운반되는 화물을 해상으로 옮기는 등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포항 영일만 신항 인입철도는 연계 수송망인 울산~포항 간 복선전철 및 포항~삼척 간 철도, 포항~동해 간 전철화 사업 등이 완공되면 수송량도 함께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