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낙영 시장 신속해결 지시에도<br/>기관간 협업 안돼 떠넘기기 급급<br/>“통신사는 시청에, 시청은 한전에<br/>컨트롤타워 있나” 주민들 분통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 복구가 한창인 경주시에서는 관계 기관들이 피해지역 복구호소에 핑퐁게임 하듯 서로 떠넘기기식 행정으로 피해주민들의 불편과 어려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지난 7일 제11호 태풍 힌남노 피해지역인 경주 건천읍 송선리를 비롯해 모량·진티·왕산마을 등을 점검하며 “피해 현장을 둘러보니 단전, 단수, 통신 두절 지역이 적지 않다”면서 “주민들의 기본생활 보장을 위해 한전, 이동통신사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생활불편을 신속히 해결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12일 태풍 힌남노 피해지역인 건천읍 송선리를 비롯한 다른 지역들은 침수뿐만 아니라 산사태 피해를 입으면서 전신주가 무너지고 일부 케이블이 끊기면서 모바일·인터넷 등 이동통신이 먹통이 되는 통신장애를 겪고 있다.
하지만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주민들은 직접 경주시를 비롯해 한국전력공사, 이동통신 3사 등 관계기관들에게 연락을 취해 복구를 요청하고 있지만 이들 기관과의 협업이 전혀 진행되지 않아 안절부절하고 있는 실정이다.
건천읍 송선리 마을 주민 A씨는 “인터넷과 전화가 먹통이 되면서 답답하고 급한 마음에 통신사에 전화를 걸었지만, ARS 자동응답 피해 접수뿐 이었다”면서 “몇 시간 끝에 상담원과 연락이돼도 ‘여기 말고 시청에 전화해라’, ‘시청에서는 한전에 전화해라’, ‘한전에서는 개별 통신사에서 나서 복구를 해야 한다’는 둥 서로 나 몰라라 하기 바빴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 다른 마을 주민 B씨는 “지금 이 상황은 경주시를 비롯한 관계 기관 등이 협업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면서 “엇박자 행정 탓에 생활불편과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경주시 관계자는 “현재 우선적으로 국가재난관리시스템(NDMS)을 통한 재난피해상황 보고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통신망 복구 등이 다소 늦춰져 있는 것이다”며 “관계기관과 협업해 조속히 복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주시는 지난 8일부터 태풍 피해 수습을 위해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복구대책지원본부로 전환했다. 13개 협업반 23개 부서 및 23개 읍면동 공무원들로 구성해 피해시설 응급복구, 이재민 구호 등 피해 지원을 전담하고 있다.
경주/황성호기자 hs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