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간식 붕어빵 가격 2배 껑충<br/>‘서민 먹거리’ 추억도 사라질 판
시민 손모(45·포항시 북구 환호동) 씨는 “평소에 자주 먹는 외식가격이 지난주보다 10%로 가까이 올랐다. 외식하는 횟수를 줄여야 할 것 같은데 들었다 놨다 장보기도 고민이다. 떡볶이 한 그릇도 부담스럽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고 하소연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 물가 지수는 1년 전보다 5.7% 올랐다. 7월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 (6.3%)를 기록한 뒤 8월 5.7%, 9월 5.6%로 둔화하다가 석 달 만에 오름폭이 다시 커진 것이다. 겨울철 수요가 증가하는 전기와 수도, 가스 요금도 불안 요소다. 지난달은 전기·가스·수도가 23.1% 올라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물가 상승은 내년 1분기까지도 5%대의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같은 물가 상승에 가장 크게 영향을 준 것은 외식물가다. 외식물가는 이 기간 8.9% 증가했다. 지난달 9.0%로 이어 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 5.7% 중 1.13%포인트는 외식물가가 오른 영향으로 분석됐다.
품목별로 보면 통계청이 조사하는 39개 외식 품목의 물가가 모두 올랐는데 가장 상승 폭이 큰 것은 짜장면이었다. 전년 동월 대비 13.2%나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상위권을 기록한 품목 대다수는 밀가루를 많이 사용하는 품목이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글로벌 곡물 가격이 요동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국민 외식 메뉴인 치킨과 삼겹살이 10%나 넘는 가격 상승 폭을 기록했다.
겨울이면 아이들과 붕어빵을 자주 사 먹는다는 주부 임모(39·포항시 남구 상도동) 씨는 “붕어빵 가격이 엄청 올랐다. 작년 만해도 3개에 1천원이었는데 3개 2천원이라니. 집에서 만들어 먹어야 할 판이다. 김밥 한 줄에 2천200원도 착한가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밀가루 가격이 많이 오른 탓도 있겠지만 길거리 음식의 추억이 있는데 이제는 서민 간식이라는 생각이 안 든다”고 말했다.
포항시 북구 양덕동에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운영하는 유모(45) 씨는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도 있고 해서 이번 달부터 가격을 전체적으로 올렸다. 점심에는 조금 더 싼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제공하던 것을 10% 인상했다. 고객들이 크게 반응하지는 않지만 몇몇 고객들은 오른 가격을 실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관계부처 장관, 수석비서관급 참모진 20여 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1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정부는 제일 먼저 물가 관리를 통해서 실질임금의 하락을 방지하고 서민 생활의 안정을 꾀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경제정책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서민 생활 안정에 총력을 다해주길 기대한다. /허명화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