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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수송 차질·일용직 구직난 ‘총파업’ 유탄에 산업현장 신음

심상선·김민지기자
등록일 2022-11-30 20:23 게재일 2022-12-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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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현장 등 자재 수급 막혀<br/>일자리 사라지고 공사 중단도 <br/>출하 막힌 철강업계선 6일간<br/>피해액만 8천억 달해 곡소리<br/>직격탄 피해 지역 기업들도 <br/>별다른 대응 못해 ‘발만 동동’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의 총파업으로 인한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기업체들의 물류 수송 차질에다 일용직 근로자들의 구직난까지 겹치며 경제 위기상황이 현실화하고 있다.

시멘트 등 건설 자재 운송이 막히자 일선 업체뿐만 아니라 현장 일용노동자들의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 자재 부족으로 공사가 지연되는 동안 노동인력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선언한 지 일주일째 되는 지난달 30일 오전 5시 포항시 남구 대도동 일대. 이른 시간임에도 일자리를 구하고자 인력사무소를 찾아온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었다.

한 인력사무소 앞에서 만난 김지철(56·남구 해도동)씨는 “화물연대 파업의 여파로 일주일 동안 이틀밖에 못 나갔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10년 동안 인력시장에서 일해온 김씨는 “고정적으로 일이 보장되는 게 아니니 업계 상황에 따라 돈벌이가 왔다갔다 한다”며 “무작정 모든 화물을 멈추고 시위를 해버리면 일용직 사람들은 굶을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건설, 철거인력 전문업체 인력사무소 관계자는 “큰 건설 현장의 경우 진행이 불가능한 상태고, 작은 건설 현장은 확보해둔 시멘트 등 자재가 점점 떨어지니 결국 시간문제다”며 “현장 상황이 이러니 일을 주고 싶어도 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인력사무소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한 인력사무소 소장은 “하루 평균 50명에서 60명 정도가 일을 나갔다. 그런데 파업이 시작되고 나서는 5명 정도가 나간다”며 “일용직은 하루 평균 10∼12만원의 일당을 받는다. 일감의 90%가 사라졌으니 하루에 1만원꼴로 버는 셈인데 얼마나 막막하겠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포항지역의 건설업 취업자 수는 17만여 명으로 지난해 말보다 약 5천명이 줄었다. 코로나19 장기화에다 화물노조 파업까지 맞물리면서 일용직 근로자의 실업률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용직 근로자 천모(47)씨는 “파업이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점점 더 일감을 구하기 어려워질 것 같다”고 털어놨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포항철강업계 출하량은 평일 하루 평균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총파업에 돌입한 이후 6일간 국내 철강업계 출하 차질 규모는 60만t, 피해액은 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포항공장을 비롯한 현대제철 전국 공장에서도 하루 5만t 가량의 제품 출하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세아제강, 동국제강 등 포항철강산업단지 철강기업체도 제품을 출하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구 기업 10곳 중 4곳이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피해를 볼 것으로 분석됐다.

30일 대구상공회의소가 이번 파업으로 영향을 받고 있는 기업 중 152곳을 대상으로 피해 정도와 피해 상황, 대응 현황 등을 조사한 결과 원부자재 수급 및 수입물품 통관 지연에 따른 ‘생산차질’(46.1%), 화물 차량 수배 애로에 따른 ‘배송차질’(34.9%), ‘수출 지연’(19.7%) 등이 주요한 피해유형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건설업에서 공사 자체가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파업에 따른 피해에도 지역기업은 대부분 별 다른 대응(37.1%)을 하지 못했고, 거래처와의 조율을 통한 ‘일정 연기·조정’(23.2%), ‘직접 배송’(16.6%), 추가 운임 지급을 통한 ‘차량 수배’(9.3%), 파업 전 최대한 ‘사전 원부자재 확보’(7.8%) 정도로 현 파업에 대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상선·김민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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