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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해양레저관광도시

등록일 2023-01-25 19:39 게재일 2023-01-26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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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칸쿤 해변의 모습. 칸쿤은 세계적인 휴양지로 해양수산부는 2023년 업무보고에서 한국형 칸쿤 조성을 제시했다. /출처: ISLAND LIFE MEXICO

해양레저관광도시 조성에 대한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23년 업무보고에서 해양레저관광산업 활성화의 방안으로 ‘한국형 칸쿤’이란 가칭의 해양레저관광도시를 제시했다. 관광과 예술, 리조트, 먹거리 등 다양한 융·복합 해양콘텐츠를 제공하는 거점을 만들어 지역 경제 활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동시에 주요 연안에 해양레저활동을 지원하는 대규모 마리나를 확충하고, 도서지역에 휴게소 기능의 바다역을 구축해 K-마리나루트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해양수산부가 이상형으로 제시한 칸쿤은 유엔 산하의 세계관광기구 인증을 받은 관광 특화 도시로 멕시코의 대표적인 휴양지다. 멕시코 정부는 1970년대 외국관광객과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카리브해 칸쿤에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했다. 200여 개에 이르는 숙박시설을 갖추고, 각종 해양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설해 전 세계적으로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신혼여행지로 특히 유명하다.

해수부는 이와 함께 남해안 권역에 대표적인 해양레저관광벨트를 조성하고, 동북아시아를 대표할 해양레저관광산업 중심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제안했다.

경상남도가 현재 추진 중인 거제 장목관광단지의 국제해양관광거점 사업과 비슷한 구상으로, 기대효과 또한 일맥상통한다. 해양레저관광벨트는 경상남도와 부산시, 전라남도가 맺은 ‘남해안 글로벌 해양관광벨트’ 협약과도 연계된다. 결국 정부와 여러 지자체가 나서 남해안을 세계적인 해양관광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으로 앞으로 이와 관련 사업에 더욱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한편, 경상남도가 추진 중인 거제 장목관광단지에는 1조2천억 원의 민간자본이 투입돼 힐링 체류형 휴양시설이 조성될 예정이다. 지난 11일 경상남도는 거제시, JMTC 컨소시엄과 협약을 맺고 복합문화 상업시설과 국가별 정원, 힐링체험 숙박시설 등을 갖춘 국제해양관광도시 조성의 첫 시작을 알렸다.

경상남도가 국제해양관광거점을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제시한 도시는 ‘싱가포르 센토사’다. 세계최대 규모의 해양수족관과 골프장, 고급 리조트 등을 갖춘 센토사는 우리에게는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잘 알려져 있다. 사실 싱가포르는 국가 자체가 세계적인 금융과 물류의 중심지인데다 남부의 섬에 관광휴양도시까지 인위적 조성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현재 우리나라가 착안한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다.

칸쿤과 센토사 등 앞서 설명한 도시에 뒤지지 않는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졌지만 전략적으로 관광자원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대두된다. 각 지자체별로 해양축제와 엑스포 유치 등 한국의 해양관광지를 알리기 위해 숱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성과는 항상 짧고 굵었다. 경남과 부산, 전남이 함께 모여 남해안 관광브랜드와 관광 상품을 공동으로 개발하자고 협약을 맺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세 개의 지자체가 해안관광도로 조성 등 관광 인프라를 함께 확충해야지 장기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고 본 것이다. 2023 하동세계차엑스포와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등 굵직한 행사들이 즐비한 상황에서 모두 함께 노력하자는 의미이기도 하다.

정현미 작가
정현미 작가

우리나라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은 유네스코 자연유산 등재 등으로 이미 입증 받았다. 다만, 이를 보존하면서 함께 누릴 수 있는 세계적인 관광지가 없다는 점이 항상 아쉽게 남는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휴양지는 규모의 경제를 갖춘, 그래서 외국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을 말한다. 제주도와 부산 등이 이미 국제적인 관광명소로 떠오르긴 했지만 정부와 경남도, 부산시 등이 말하는 규모의 관광지는 아니다.

가덕 신공항이 들어서고, 남부내륙철도가 깔리면 남해안권은 관광지로서 최적의 교통망을 갖추게 된다. 서울 뿐만 아니라 중국, 일본, 동남아의 관광객이 우선은 타깃이 될 것이다. 그 이후에는 K-드라마 등 다양한 문화콘텐츠 부흥에 힘입어 더 큰 흐름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세계적인 관광지를 만들자는 제안은 그동안 자주 반복돼 왔다. 각 지자체별로 국제공항을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번만은 다를 수 있다는 기대가 생긴다. 정부와 지자체가 한 목소리로 하나의 길을 향해 나아가고, 한국의 글로벌 위상도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곧 조성될 해양레저관광도시와 해양레저관광벨트가 세계적인 관광도시 ‘한국’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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