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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 단돈 100원’ 학식 덕분에 힘 나네요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3-03-28 20:33 게재일 2023-03-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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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형편 때문에 식사 고민’<br/>소식 전해들은 학부모 기부로<br/>한동대 ‘한동 만나’ 사업 시작<br/>3천원 메뉴, 100원 파격 제공<br/>지역 대학가 ‘천원 아침밥’ 등<br/>고물가시대 ‘한끼 응원’ 이어져
한동대 학생들이 최근 학생회관 식당에서 한동 국밥을 먹고 있다. /한동대 제공
연일 치솟는 물가에 대학생들의 근심이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지역 대학에서 저렴한 가격에 학식을 제공하며 학생들을 위한 ‘한 끼 응원’이 이어지고 있다.

28일 오전 8시 한동대학교 학생회관에 있는 코리안 테이블(한국 정식). 이곳은 이른 시간부터 학생들로 북적였다.


‘오늘의 메뉴’는 만두육개장과 쌀밥, 햄야채볶음, 깍두기였다.


맛도 있고 든든한 영양 만점 한 끼 식사의 비용은 ‘단돈 100원’.


대학은 2016년부터 8년 동안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학생 식당의 3천 원짜리 메뉴를 100원에 먹을 수 있는 ‘한동 만나’를 진행하고 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지만 아무나 이용하지 않는 것이 이 학식의 특징이다.


학생들이 ‘아너 코드’(정직 서약)에 따라 꼭 필요한 이들에게 이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양보하고 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학교 자체 설문조사에서 ‘가정형편 때문에 식사하는 것에 대해 고민한 적이 있다’고 답변한 사람이 35.3%가 나왔고, 이 소식을 들은 학부모가 300만원을 기부하면서 이 프로젝트가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누적이용자 수는 5만7천818명에 이른다.


가계 곤란 학생들도 매번 이용하진 않는다.


한 학생은 학기 중 2번 이용했다고 후기를 남기도 했다. 학생은 “정말 힘들 때 이용했다”며 “한동 만나가 저처럼 어려운 친구들에게 최후의 수단이 돼 줬다”며 고마워했다.


같은 날 낮 12시쯤 같은 대학 학생회관의 맘스키친. 이 식당의 또다른 대표 메뉴는 ‘총장님 국밥’이다.


최도성 총장이 지난해 취임 하면서 학생들이 가격 부담을 느끼지 않고 끼니를 챙겨 먹었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고, 학교 측에서 육개장과 소고기 국밥, 장터 국밥을 단돈 2천500원에 제공하고 있다.


재학생 신완택(21·커뮤니케이션학부)씨는 “밖에서 국밥을 먹으려면 최소 8천원에서 1만원 정도를 써야 한다”며 “학생이라 식비도 부담으로 다가오는데 질 좋은 국밥을 싸게 먹을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깊고 진한 국물에 푸짐하게 건더기가 들어간 국밥 한 그릇은 타지에 나와 고생하는 학생들에게 힘내라는 위로의 메시지인 셈이다.


한동대 관계자는 “한동 만나는 지속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구조이지만, 총학생회 등의 기부와 어려운 학생들이 먹는다는 정직 서약 때문에 지금까지 이어져 올 수 있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대학생들의 ‘천원의 아침밥’ 사업 확산에 두 팔을 걷어붙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전국의 68만4천867명의 대학생 지원을 목표로 ‘천원의 아침밥’ 사업 참여대학 41개를 선정했다.


대구와 경북에서는 경북대와 대구가톨릭대, 대구교육대, 대구대, 영남대, 포스텍 6곳이 포함됐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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