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쇳물 생산 50주년 기념행사서 새로운 출발 다짐<br/>세계 첫 수소환원제철소 건립 추진… 석탄 아닌 수소로 철 생산<br/>1973년 무모한 도전 우려속 세계 최고 경쟁력 갖춘 제철소 만들어
지난 9일은 50년전 포스코가 포항제철소 제1고로에서 처음으로 쇳물을 뽑은 날이다.
지난 1973년 6월 9일 오전 7시 30분. 출선구가 뚫리면서 시뻘건 쇳물이 쏟아졌다. 우리나라에 첫 일관제철소의 쇳물이 열린 것이다.
눈물과 환호성, 만세소리가 공장을 가득 채웠다. 같은 해 7월 3일 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포항종합제철소 1기 준공식을 가졌다. 제철보국의 첫 걸음을 내디딘 것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제철소 건설은 쉼없이 계속됐다. 1976년 5월에는 2기, 1978년 11월에는 3기 설비가 준공됐다. 3기 공사에는 하루 2만명의 인력이 동원됐다. 1981년 2월 4기가 완공됐다. 최초의 착공 이래 11년. 드디어 850만t의 생산능력을 갖춘 일관제철소가 완성됐다. 선진 철강사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신기록이다.
포스코가 첫 쇳물을 뽑아낸 지 50년째 되는 해를 맞아 지난 8~9일 양일에 걸쳐 기념행사를 가졌다.
지난 50년간 아낌없는 성원과 지지를 보내준 지역사회에 감사를 표하기 위한 만찬 행사도 지난 8일 진행했다. 이백희 포항제철소장은 김남일 포항시 부시장, 백인규 포항시의회 의장 등 포항시 주요 기관장들과 만찬을 갖고, 포항시와 포스코의 변천사를 함께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협력관계도 굳게 다졌다.
이백희 포항제철소장은 인사말에서 “지금으로부터 50년 전, 포항제철소는 역사적인 첫 쇳물을 만들어냈다”며 “모두의 간절함 속에 포항제철소는 국민과 약속한 뜨거운 쇳물을 쏟아냈고, 한국 산업화에 새 지평이 열리는 그 순간 모두가 쇳물처럼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이어 “포항제철의 도전에 세계는 무모하다고 평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대한민국 최초 일관제철소 건립을 기필코 성공시켜 국가의 염원에 보답하자는 불타는 사명감이 있었다”며 “굳건한 포항시민들의 믿음과 응원, 사랑이 있었다. 종합제철소 입지가 포항으로 확정되는 순간부터, 포항 시민들은 열렬히 환영해 주었고, 자신의 터전을 선뜻 내어준 주민들의 배려가 있었기에 반세기 전 무모했던 도전은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포스코의 오늘을 있게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수소환원제철이야말로 철강업계가 지향해야 할 최종 목표이자 유일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수소환원제철소 건설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세계 최초 수소환원제철소를 건설하겠다는 포스코의 꿈을 무모하게 보는 시각도 있을 것이지만 석탄이 아닌 수소로 철을 만드는 ‘기적의 기술’을 향한 포스코의 도전은 성공할 것임을 자신했다. 영일만 황무지에 용광로를 짓고 대한민국 첫 쇳물을 뽑아냈 듯, 이번에도 포스코는 반드시 수소환원제철소를 건설해 탄소중립 시대, 지속 가능한 100년 기업으로 힘차게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철강본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이차전지 등 소재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전기차 등에 필수적인 이차전지 수요에 대비 포스코퓨처엠을 통한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의 확대로 포스코는 향후 50년 세계 최고 글로벌 철강·친환경 미래소재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포스코는 지난 9일 역대 포항제철소장과 포항제철소 퇴직직원을 초청해 포스코를 위해 땀흘린 노고에 감사하며, 향후 50년을 향한 포스코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9일 오전 신창식 전 포항제철소장 등 10명의 역대 제철소장은 포스코 김학동 부회장과 Park1538 홍보관, 체인지업그라운드를 방문해 눈부신 성장을 거듭해온 포스코의 현재와 미래를 둘러봤다.
1994년 포항제철소장으로 재임한 이구택 전 회장은 “첫 쇳물이 나왔을 때 저절로 만세가 외쳐지고 눈물이 났는데 벌써 5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며 “수십년 동안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준 후배들이 정말 자랑스럽다. 특히 작년에 수해복구를 해내는 모습을 보고 포스코의 앞으로의 50년도 든든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다”고 소감을 전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포항제철소 홈커밍데이’ 행사를 갖고, 포스코 성장 신화의 주역인 퇴직 직원들과 가족 등 2천700여 명과 함께 제철소와 Park1538 홍보관, 역사관 등을 견학했다.
퇴직 직원들은 과거 근무지를 다시 방문해 달라진 제철소의 모습을 둘러보고, 곳곳에서 후배들과 인사를 나누며 그동안의 소회를 나눴다.
포스코를 거쳐간 직원들의 직번과 이름이 새겨진 역사관의 판넬 앞에서, 퇴직직원의 자녀들이 아버지의 이름을 찾아보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견학 이후에는 박현빈, 은가은 등 초청가수와 함께하는 감사콘서트를 관람해 선후배들과 소통의 시간을 이어갔다.
이날 홈커밍데이 행사에서 김학동 부회장은 “꺾이지 않는 의지로 흘려 주신 땀과 끊임없는 노력에 깊은 감사와 무한한 경의를 표한다”며 “앞으로 선배들께서 물려주신 도전과 열정의 DNA를 바탕으로 어떠한 고난과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100년 기업 포스코를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포항제철소는 1973년 6월 9일 첫 출선 이후 50년간 한번도 쉬지 않고 철을 생산하며 한국 경제의 눈부신 발전을 견인해왔다. 한국철강협회도 6월 9일을 ‘철의 날’로 정하고, 매년 행사를 열어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이부용기자 lby123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