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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코앞인데… 공사현장 이대로 괜찮나

이부용 기자
등록일 2023-08-09 19:00 게재일 2023-08-1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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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포항 힐스테이트더샵 상생공원 현장, 침사지 넘쳐 흙탕물 범벅<br/>취재 이후 안정성 확보… 전문가들 “집중호우 대비, 침사지 용량 늘려야”
지난달 18일 내린 많은 양의 비에 토사가 휩쓸려 현장 앞 도로가 진흙탕으로 변한 포항시 남구 대잠동 상생공원 공사 현장. /이부용기자

태풍 ‘카눈’ 국내 상륙을 앞둔 가운데 여름철 집중 호우 시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 안전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기상이변으로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 극한호우가 자주 발생할 것으로 예상돼 침사지 설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앞서 지난달 18일 포항시 남구 대잠동 힐스테이트더샵 상생공원 공사 현장에서는 많은 양의 비에 토사가 휩쓸려 현장 앞 도로가 진흙탕으로 변했다.


이는 침사지의 용량을 일부 초과해 흙탕물이 흘러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다량의 토사가 흐르면 일대 하수관 등 우수처리 시설을 막아 대규모 민간 침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관계부서 등 협의를 통해 침사지와 토출구의 용량을 키우는 작업을 완료해 앞으로는 흙탕물 유출 재발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취재가 시작되자 힐스테이트더샵 상생공원은 파이프 용량을 늘려 안전성을 확보했다.


상생공원 측은 “파이프 용량이 적어 크게 키웠다”라며 “300㎜에서 600㎜로 늘렸다. 걱정하지 않도록 신경을 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침사지는 집중호우시 흙탕물 저감시설로, 공사장 일원에 조성된 토사유출 방지용 구덩이다. 5천㎡ 이상 대규모 공사는 착공 전 재해영향평가를 거쳐 침사지 등 우수피해 예방 시설을 만든다.


행정안전부 지침에 따르면 영구 구조물은 50년 빈도 이상(시간당 100㎜), 침사지 겸 저류지와 같은 임시 구조물은 30년 빈도 이상(시간당 95㎜)을 적용한다.


도심지 침수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도시지역 내 배수시설이 통합 방재성능을 발휘토록 방재성능목표 값이 설정돼 있다. 자연재해대책법 제16조의4에 근거해 지난 1월 17일 공고한 ‘포항시 방재성능목표’에 따르면 강우지속기간 1시간 77㎜, 2시간 100㎜, 3시간 124㎜다.


전문가들은 “침사지 용량을 늘려야 하지만 기준이 30년으로 맞춰져 있고 강제할 수 없다”며 “기준을 상향하고 적극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3년마다 행안부와 도가 권고하는 값들이 있다”며 “전년도 대비했을 때 많이 올리게 되면 이전에 설치된 시설물들이 못 따라가는 경우가 생긴다. 한 번에 확 올릴 수가 없어서 기준을 조금씩 상향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힐스테이트더샵 상생공원에 대해서는 “현재 단지 계획밖에 없어 착공에 들어가지 않은 사업장들은 재해영향평가에서 빠져 있다. 침사지는 계획서만 받았기 때문에 확인이 되지 않는다”라며 “이제 착공에 들어갔기 때문에 감리 등을 통해 현장에 좀 더 철저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시민 A씨(56)는 “이번 토사 유출을 계기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포항 일대 재개발·재건축 공사 현장을 파악해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부용 기자


lby123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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