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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경쟁력이 곧 국가경쟁력이다

등록일 2023-09-24 18:15 게재일 2023-09-2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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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현복(사)한국혁신연구원 이사장
위현복 (사)한국혁신연구원 이사장

2022년 우리나라 재생에너지가 발전(發電)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8.1%였다. 2030년에는 21.6%, 2036년 34.6%를 달성할 계획이다. 2022년 기준 독일은 49.2%, 일본 25%, 미국 22%, 영국 38.9%, 중국 27.6%, OECD 평균 31.3%, 베트남 16.2%이다. 2030년 목표치는 독일 80%, 일본 38.9%, 미국 60%, 영국 44.9%, 중국 50%, OECD 평균 42,5%, 베트남 39.2%다. 2040년 목표치는 독일 100%, 일본 50~60%, 미국 100%, 영국 56%다.

이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재생에너지만 두고 볼 때 한국은 확실한 후진국이다. 지난 8월 16일 유럽계 에너지 분야 전문 컨설팅업체인 에너데이타(Enerdata)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8.1%로 44개 조사 대상국 중 사실상 꼴찌다.

더군다나 윤석열 정부의 재생에너지 규제방침 속 한국의 재생에너지 미래는 더욱 암담한 실정이다. 1997년 12월 ‘기후변화 협약에 관한 교토의정서’를 채택한 후 김대중 대통령부터 현 윤석열 대통령까지 6명의 대통령이 추진한 재생에너지 성적표는 8.1%로 낙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정권은 ‘녹색성장(Green Growth)’이라는 단어까지 만들며 탄소중립에 적극적이었지만, 2011년 블랙아웃을 겪은 뒤 내놓은 발전 대책으로 석탄화력 발전소 7기(7천260㎿)를 건설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국제 에너지정책 연구기관인 클라이밋 에널리틱스는 한국이 ‘기후변화에 관한 파리협정’ 목표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2030년 이전까지 석탄화력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해야 된다고 권고하는데도 이런 어처구니없는 정책이 추진된 것이다.

최근 석탄발전소 3기가 준공되고 4기가 준공을 앞두고 있다. 곧 좌초자산(시장 환경의 변화로 자산 가치가 떨어져 상각되거나 부채로 전환되는 자산)이 될 석탄발전소에 18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돈이 투입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원자력 발전을 통해 탄소중립을 순조롭게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했는데, 이는 틀린 말이다. 원자력발전은 탄소배출이 거의 없으므로 탄소중립에 도움이 된다고 할 수 있지만, 에너지 재생을 통해서 기후재앙을 피하고자하는 에너지전환 취지에는 어긋난다.

슈테피 렘케 독일 환경부장관은 지난 4월 15일 독일의 마지막 원자력발전소를 멈추는 기념식에서 “원자력은 3세대 동안 전력을 공급했지만, 이로 인해 핵폐기물 처리 부담은 3만 세대가 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원자력의 위험은 궁극적으로 관리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우리 주변에는 더 많은 원자력 발전소가 필요하다는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마치 원자력 에너지가 탄소중립 완전한 해결책인양 말하고 있다. 이는 이명박 정권이 2012년 이후 석탄발전소를 건설한 잘못된 전철을 되밟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재생에너지다. RE100과 에너지 전환을 달성하고 글로벌 기업 경쟁력을 위해서는 원자력이 아니라 재생에너지가 필요하다. 한국이 에너지전환을 위해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100% 자체 조달하기 위해서는 국토의 3.5%, 농지의 24%에 달하는 토지와 약 2천조원 내외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한다.

첨단 스마트팜 건설과 첨단 스마트 그리드(분산 에너지 인터넷 기반 송배전망) 구축, 충분한 ESS(에너지저장장치) 설치, 전기차 지원과 전기 충전소 설치에 드는 비용이다. 우리나라는 2050년까지 후진국 탄소중립을 위해서 또 3천500조원 상당액(2조7천억 달러)을 부담해야 한다고도 한다.

모두 5천500조원이 우리나라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필자는 이 엄청난 비용이 우리에게 상상 이상의 엄청난 비즈니스 기회와 미래형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재생에너지 기반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 사회를 우리가 선도적으로 추진해 갈 때 우리나라는 에너지전환 시대 글로벌 선도국이 될 수 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우리나라의 디지털화한 제조업을 100% 활용하여 글로벌 에너지전환에 절대적인 기여를 할 수 있다.

앞으로 세상은 기후경쟁력이 경제경쟁력이고, 기후경쟁력이 국가경쟁력인 시대다. 우리나라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과정에서 기후경쟁력의 기회를 확실히 잡아야 한다.

대한민국 미래 먹거리 산업의 총아라 할 수 있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2042년 완공되고 그곳에 700만~1천만㎾의 재생에너지를 제때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3천만평의 첨단 스마트팜을 조성하면 된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인근에서 재생에너지를 생산하여 공급함으로써 송전선로 건설비용과 송전탑 건설로 야기되는 민원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인근 농지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공급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입주 기업들의 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져 우리나라를 미래에도 여전히 반도체 강국으로 우뚝 서게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농촌, 농민과 조화를 이루는 21세기형 첨단 반도체 산업단지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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