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재소자 2천200여명 ‘특급 이송작전’ 완료

김재욱 기자 · 안병욱 인턴기자
등록일 2023-11-28 19:49 게재일 2023-11-29 4면
스크랩버튼
대구교도소 달성 하빈으로 이전<br/>경찰 300여명 권총·테이저건 무장<br/>긴장된 분위기 구경나온 사람도<br/>52년 만에 교도소 떠나보낸 주민<br/>후적지 개발 등 상권활성화 기대<br/>일각선 임대료 상승 우려 목소리
28일 오전 8시 55분쯤 화원의 구 대구교도소에서 하빈면 감문리 신 대구교도소로 호송차들이 줄지어 재소자들을 이송하고 있다. /안병욱인턴기자 eric4004@kbmaeil.com

대구시 달성군 하빈면으로 이전하는 대구교도소 재소자 2천200여 명의 ‘특급 이송작전’이 무사히 끝났다.

28일 오전 8시55분부터 시작된 재소자 이동은 경찰, 군의 삼엄한 경계 속에서 대형버스 6대에 재소자들을 실은 채 30분 단위로 진행됐다.


이동차량은 교통경찰의 통제 하에 신호와 막힘 등 변수를 최대한 없애며 갈 수 있었고, 이전 장소인 하빈면 대구교도소에서는 “화원(기존 대구교도소)에서 출발했습니다. 근무자들 위치해주세요”라는 안내 방송을 내보내며 이송 중임을 알렸다.


특히 이번 재소자 이동은 워낙 인원이 대규모이기에 기동대와 특공대 대원, 교통경찰 등 경찰관 300여 명이 투입됐고, 600여 명의 교도관이 함께한 채 긴장 속에서 진행됐다. 이들은 실탄을 장전한 권총과 테이저건으로 무장,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재소자 탈주 등에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이송버스는 일정한 속도와 간격을 유지한 채 화원교도소에서 출발해 18㎞ 떨어진 하빈면 감문리 신축 대구교도소로 향했다. 첫 이송버스는 29분 후인 오전 9시 24분쯤 이송을 완료했다.


이날 현장에는 쌀쌀한 날씨 탓에 취재진과 경찰 관계자 외에는 일부 주민 등이 진풍경인 죄수 수송 작전을 지켜 봤다.


행인들은 “이럴 때 아니면 언제 구경하겠노”라며 수송버스들이 줄지어가는 모습을 구경하기도 했고, 모여 있는 취재진을 향해 “여기 오늘 뭐해요”라고 묻기도 했다.


화원 주민들은 52년 만에 이전하는 교도소를 보며 대체로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주민 이모(44)씨는 “달성군이 대구시 편입될 때부터 대구교도소가 나간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이렇게 지금이라도 나가서 좋다”며 “하빈쪽에는 미안하지만 화원 쪽은 교도소 이전에 공감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김모(66)씨는 “대구시민들이 교도소라는 혐오시설 때문에 이쪽으로 잘 안 왔는데, 이제 아파트 단지 재개발 등을 통해 상권도 활성화될 것 같다”며 지역 발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30여 년 전 화원 교도소 인근으로 이사왔다는 박모(44)씨는 “집이 교도소 50m 인근인데 처음 이사 왔을 때는 교도소 안에 있는 사형시설 때문에 3층 이상 건물을 못 올리게 했다”며 “앞으로는 그런 제한도 풀리면서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고 화원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교도소 건물을 부수기 전에 한번 개방할 것 같은데 언제 개방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본격적인 후적지 개발에 앞서 교도소 건물을 선 개방, 유동인구를 늘어나면 주변 자영업자들에게 다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대구교도소 이전을 우려하는 상인도 있었다.


교도소 맞은 편에서 상가를 운영하는 40대 여성 최모씨는 “주변에 땅이나 건물을 가진 사람들이나 좋지, 사실 세입자나 자영업자들은 월세나 임대료가 올라 힘들어질 것 같다”면서 “주변에 화원역이 처음 생겼을 때도 건물임대료와 땅값은 올랐는데 정작 시내로 나가는 교통편이 생기다 보니 여기 주변 상권은 다 죽었었는데 이번에 교도소를 이전하면서 똑같은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이어 “그나마 교도소가 있을 때는 면회객들로 장사가 됐는데, 교도소 후적지가 개발되는 최소 5년 동안 소비상권은 다시 위축될 것 같다”고 걱정했다.


한편, 새 교도소는 2014년부터 사업비 1천866억 원을 들여 부지 26만8천여㎡에 건물 연면적 6만1천여㎡ 규모로 지어졌다. 청사, 수용동, 직원 비상대기소 등 28개 건물이 들어서 있고 최첨단 전자 경비 시스템을 갖췄다. 시설 중 다목적 체육관, 어린이집, 축구장 등은 주민을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달성군은 기존 교도소 후적지를 추후 법무부에서 기획재정부로 이관된 뒤 문화예술시설 등으로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전까지 주민 휴식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김재욱기자·안병욱인턴기자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