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배
지금 없는 사람에게 하는 말이고,
여기 없는 사람에게 하는 말일 뿐이요
(중략)
미처 못 한 말이고,
차마 못 한 말이고,
이제야 하는 말이고,
아직인 말일 뿐이요
둘이 멀리서 하는 말이 어떻게 혼잣말이겠어요
아직 가는 말이고,
아직 오는 말이고,
아직 만나지 못한 말일 뿐이죠
시가 말하듯, 사실 혼잣말은 없다. 혼잣말 역시 누군가에게 하는 말인 것. 그 말이 나 자신에게 한 말이라도, 그 나는 ‘지금’, “여기 없는” 나이기에. 또한 ‘미처’, ‘차마’, ‘아직’ 네게 건네지 못하다가 ‘이제야’ 멀리 떠나버린 네게 보내는, 하나 네게 닿지 못해 “만나지 못한 말”이 혼잣말이기에. 혼잣말은 혼잣말이 아니라는 사실이, 되레 그 말은 참 외로운 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아직 네가 듣지 못하는 말이므로.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