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대 비해 당내 입김 막강<br/>지역 여론형성·현안해결 유리<br/>국회 상임위원장 후보 도전 등<br/>지역 위상 높일 인재풀 확보해
22대 국회에서 대구·경북(TK) 정치권의 영향력은 어떻게 될까. 11시 기준 현재 TK는 25석 중 국민의힘 24석, 무소속이 1석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선이 된 국민의힘 주호영(대구 수성갑) 당선인은 TK 지역의 최다선이 됐다. 윤재옥(대구 달서을)·김상훈(대구 서) 당선인 등 2명이 4선 중진이 됐다. 추경호(대구 달성)·김정재(포항북)·이만희(영천·청도)·송언석(김천)·김석기(경주)·임이자(상주·문경) 당선인은 3선이 됐다. 여기에 국민의힘 조지연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는 무소속 최경환 후보가 개표 결과 당선되면 5선이 된다.
지난 21대 국회에서는 TK 3선 중진 의원들이 국민의힘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는 대신 정치 신인들로 그 자리를 채우면서 지역 정치권의 영향력은 급락했다.
중앙정치권에서도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서 TK의원들은 ‘비만 고양이’, ‘수도권에서는 이름도 모르는 국회의원’이라는 비판까지 받았다. 그나마 주호영 당선인과 윤재옥 당선인이 21대 국회에서 원내대표를 지내면서 달빛철도 특별법과 TK신공항 특별법 등을 통과시키면서 TK 자존심을 지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TK 지역 중진의원들이 대거 생환하면서 이 같은 우려가 다소 안도감으로 바뀌고 있다. TK 의원들의 선수 구성이 나름대로 조화를 이뤘고, 이에 따라 지역의 여론을 형성하고 지역현안을 챙기는데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중앙 정치권에서 TK 중진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당내 입김도 막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TK 지역 위상도 함께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록 국민의힘이 다수당을 얻는 데 실패했지만 주호영 당선인은 국회부의장 후보가 된다. 지역정가에서는 주 당선자가 당대표에 도전하거나 여의치 않으면 국회부의장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총선 패배로 개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주 당선자의 총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TK 출신 총리는 김영삼 정부 시절 이수성 총리를 끝으로 27년 간 나오지 않은 상태다.
윤재옥 당선인도 당의 주요 보직 또는 차기 전당대회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총선 패배론으로 인해 사퇴할 경우 윤 당선인이 권한대행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
김상훈 당선인은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22대 국회에서 원내대표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김 당선인은 줄곧 “원내대표 선거에 나가서 TK 지역민들에게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이 외 3선이 된 TK 당선인들도 국민의힘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등 중앙정치권에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정책위의장을 비롯해 국회 보직의‘꽃’이라 할 수 있는 상임위원장에도 도전할 수 있다. 상임위원장은 예산 편성 등에서 막강한 권한을 발휘하는 자리다.
지역 정치권 한 관계자는 “21대에 3선 이상 3명으로 고군분투하며 대구·경북신공항 특별법 통과 등 큰 성과를 냈다”면서 “22대 국회에선 국민의힘 소속 TK 3선 이상 9명으로 3배 증가했다”며 “이로 인해 TK 정치권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뿐 아니라 TK정치력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형남·고세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