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상태’의 초선 표심도 변수
오는 9일 실시될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은 유권자의 과반인 영남권 당선인과 친윤(친윤석열)계 행보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전망이다.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이종배(4선·충북 충주)·추경호(3선·대구 달성)·송석준(3선·경기 이천) 의원은 모두 출신 지역이 다르고 친윤 성향으로 분류되면서도 상대적으로 계파색은 옅다는 공통점이 있다.
투표권을 가진 22대 총선 당선인 108명 중 영남권 인사는 지역구 59명이지만, 비례대표까지 합치면 거의 3분의 2 수준에 다다른다.
대구·경북 출신 당선인이 지역 출신인 추 의원에게 표를 몰아줄 경우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는 비 영남권 출신 의원들이 한결같이 영남 출신의 단결력과 끈끈한 친분관계를 가장 큰 강점으로 꼽고 있는데도 잘 나타나 있다.
단점은 지난 총선 참패 직후 ‘도로 영남당’이라는 지적이 나왔던 것을 고려하면 과거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 있을지는 물음표에 속한다는 관측이다.
수도권 지역 의원들도 추 의원의 일반적인 경력에 대해서는 높이 평가하지만, ‘또 영남’이라는 점이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친윤계의 표 응집력이 다시 등장할지도 이번 원내대표 선거의 중요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주류를 형성한 친윤계는 지난해 전당대회와 원내대표 경선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지만, 총선 참패로 구심력이 약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친윤 핵심’ 이철규 의원의 출마설을 놓고도 친윤계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불출마를 선언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친윤계의 조직적인 지원이 특정 후보에 몰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친윤계 주도 ‘국민공감’에서 활동했던 한 당선인은 “이철규 의원의 출마에 대해 찬반이 있었지만, 이후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여부를 논의한 적은 없다”고 밝혀 이같은 분석에 설득력을 얻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변수는 44명의 초선 당선인으로 재선 이상 의원들의 경우 후보와 친분 관계가 있고 4년간 의정활동을 공유한 반면, 초선 당선인은 ‘백지상태’에서 투표에 나선다는 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번 원내대표 경선이 지역이나 계파보다 후보 개인의 비전과 역량에 대한 평가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분석에 따라 원내대표 후보자들은 ‘맨투맨’ 전략으로 표심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세 후보는 개별적으로 당선인에게 전화를 돌리며 원내대표 출마 포부를 밝히고 지지를 요청하고 있다.
영남권의 한 의원은 “세 후보 모두로부터 잘 부탁한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출신이나 국회의원 선수는 중요하지 않고 당정 관계, 내부 화합 등 숙제를 풀어낼 사람에게 표를 던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형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