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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죽방렴 멸치·섬진강 재첩… 남도 ‘미각여행’ 훌쩍

단정민 수습기자 · 성지영 인턴기자
등록일 2024-06-16 19:50 게재일 2024-06-1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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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와 돌아보는 ‘조선시대로의 시간여행’  아산 외암마을   <br/>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 체험  후릿그물로 직접 잡은 멸치 별미로 즐겨 <br/>빨간 통과 거랭이로 떼지어 작업하는 모습 이색적  하동 재첩잡이
죽방렴 멸치를 가두는 원형의 발통부와 멸치를 모으는 부채꼴 발창부를 내려다 본 모습.

녹색의 청량한 자연이 시원한 바람을 타고 불어와 마음을 일렁이게 만드는 요즘. 새로운 길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뜻밖의 경험과 행복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성큼 다가온 여름, 설렘을 찾아 시원한 그늘 아래 숨어있는 여행지로 훌쩍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전통가옥 그대로 ‘아산 외암마을’

충남 아산시 송악면에 위치한 외암마을은 상류층, 중류층, 서민 가옥 등 다양한 전통 가옥이 여전히 그 모습을 잘 유지한 채 남아있다.

설화산을 병풍 삼아 자리한 마을 안으로는 돌담길과 냇물이 흐르고, 기와집과 초가집이 정겹게 어우러져 있다.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보이는 조선시대 미디어아트는 조선시대로의 시간여행이 시작됨을 알려준다. 조선시대 풍경에 온전히 스며들고 싶다면 마을 입구 쪽 한복대여소를 먼저 들르는 것도 방법이다.

혼자든 함께든 자유롭게 마을을 둘러봐도 되지만, 이왕이면 문화해설사와 함께 문화유산을 돌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마을의 상징적 인물인 조선시대 학자 외암 이간의 호에서 지명이 유래했다는 설명을 시작으로 건재고택, 참판댁 등 대표 문화유산에 대한 알찬 이야기가 준비되어 있다. 또 교수댁, 마을첫집, 병사댁, 풍덕고택별채, 풍덕고택사랑채 등 외암마을 살림 가옥에서 민박도 운영하고 있어 고즈넉한 풍경에 몇 일간 머물다 갈 수도 있다.

여행으로 출출해진 배는 외암마을 안 저잣거리에서 팔고 있는 전, 두부, 국밥 등 다양한 메뉴들로 든든히 채울 수 있다. 아산 명물 빵인 거북선 빵, 수리부엉이 빵 등 주전부리도 잊지 말고 맛보자.

죽방렴 멸치 중 큰 크기에 속하는 대멸의 매력을 알 수 있는 멸치쌈밥.
죽방렴 멸치 중 큰 크기에 속하는 대멸의 매력을 알 수 있는 멸치쌈밥.

◇ 남해 지족해협 죽방렴어업

쪽빛 바다를 품은 남해군에서도 삼동면과 창선면 사이 좁고 긴 바다 지족해협은 물살에 세차다. 또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의 깊이가 적당해 죽방렴이 잘 보존된 곳이기도 하다.

국가중요어업유산 제3호 남해 죽방령어업은 대나무를 발처럼 엮어 세워 고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가두는 어업이다.

죽방렴 조업은 썰물 때 맞춰 이뤄진다. 가까운 해협에 있다 보니 하루 2번 작업도 가능하다. 어장에 도착하면 배를 고정하고 죽방렴 꼭짓점에 있는 발통무을 열어 통 안으로 들어간다. 물이 빠져 허리춤까지 온다. 후릿그물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멸치를 모으고 쪽대로 건져 올린다.

남해 지족고해협 죽방렴은 2024년 국가유산청 자연유산으로 선정되어 체험 프로그램 참여가 가능하게 됐다.

직접 멸치를 잡고 맛볼 수 있는 죽방렴 체험은 5~10월까지 진행하지만, 여름에는 장마로 가을에는 수온 하락으로 체험이 어려울 수 있어 6월을 체험이 가장 적합한 시기로 추천한다. 체험은 사전 예약이 필수며, 6월 체험 가능 일자는 오는 22일이다.

이곳에서 잡은 멸치를 맛보고 싶다면 마을 한편에 자리한 멸치 쌈밥 거리를 들러보길 바란다. 단골식당 인기 메뉴인 멸치 쌈밥은 뼈대 있는 멸치를 매콤하게 끓인 후 상추에 싸먹는데 그 맛은 별미 중 별미다.

우리식당에서 먹는 멸치회는 싱싱한 멸치를 각종 채소와 양념으로 새콤하게 버무려 입맛 돋우기에 제격이다.

아산외암마을 건재고택 사랑채 앞 정원 풍경이 신비롭다.
아산외암마을 건재고택 사랑채 앞 정원 풍경이 신비롭다.

◇ ‘섬진강의 보물’ 하동 재첩

‘섬진강의 보물’이라 불리는 재첩은 모래에 사는 작은 민물조개다. 재첩은 바닷물과 민물이 합쳐지는 지점에 살고 있다. 조개를 채취하는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바닷가 갯벌에서 이루어지는 데 비해 재첩의 무대는 깨끗한 강이다. 하동에서는 재첩을 강에서 사는 조개라고 해서 ‘갱조개’라고도 부른다.

재첩을 잡는 방법은 크게 손틀어업과 배틀어업 두 가지가 있다. 손틀어업은 사람이 물에 들어가 손으로 재첩을 채취하고, 배틀어업은 배의 힘을 이용해 재첩을 긁어내는 방식이다.

손틀어업에는 꼭 필요한 도구가 있는데 바로 긴 막대 끝에 부챗살 모양의 긁개를 달아놓은 거랭이다.

찰랑거리는 강물에 들어가 거랭이로 강바닥을 긁다 보면 안으로 모래와 재첩이 함께 들어온다. 물속에서 거랭이를 살살 휘저으면 모래가 망 사이로 빠져나간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거랭이 안에는 재첩이 남는다.

날씨가 좋을 때는 섬진강에서 200~300명의 어업인이 작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빨간 통과 거랭이를 앞에 두고 천천히 움직이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재첩은 4월 중순부터 10월 말 사이에 채취하는데, 살이 도톰하게 오르는 5~6월이 제철이다. 재첩은 서식지마다 색이 조금씩 다르고, 다 자라더라도 크기가 3cm 이내로 작다.

작은 몸집이지만 고단백 식품으로 인기가 좋다. ‘입추 전 재첩은 간장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간 해독을 돕는 기능도 탁월하다.

하동 곳곳에는 재첩 전문 식당이 여럿 있다. 그 중 해성재첩에서는 재첩국, 재첩 회무침, 재첩 전, 참게장까지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재첩모듬정식을 먹어보길 추천한다.

쫄깃한 식감의 재첩과 시원한 맛의 재첩국. 부추는 비타민A를 보충하기 위해 넣는다.
쫄깃한 식감의 재첩과 시원한 맛의 재첩국. 부추는 비타민A를 보충하기 위해 넣는다.

가볼만한 축제

 

◇‘낙화놀이’매월 즐긴다 ?

한국관광공사는 경남 함안군과 함께‘한국형 불꽃놀이’인 낙화놀이를 관광 상품화해 오는 29일부터 11월까지 매월(7, 8월은 제외) 1회 운영한다. 낙화놀이는 조선시대부터 시작된 전통 불꽃놀이로 일제강점기에 전승이 중단됐으나 1985년 이후 낙화놀이보존회가 이를 재현하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2024 대한민국 관광공모전’개최

한국관광공사는 다음 달 18일까지‘2024 대한민국 관광공모전(사진 부문)을 개최한다. ?공모 주제는 ‘한국의 특별한 순간’이다. 공모 부문은 디지털카메라, 드론, 스마트폰 3개로 나뉘며, 사진·관광·홍보·마케팅 분야 전문가 심사와 일반 국민 심사를 병행해 블라인드 방식으로 진행한다.

/성지영 인턴기자 thepen02@kbmaeil.com

/단정민수습기자 sweetjmini@kbmaeil.com <사진·자료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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