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 전문가 검증 거쳐 선정<br/>유망구조 1곳 성공 가능성 20%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을 위한 첫 탐사시추 장소가 ‘대왕고래’로 낙점됐다.
16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최근 기술적 평가와 전문가들의 검증을 거쳐 첫 탐사시추 장소를 선정했다. 또 산업통상자원부의 시추 승인을 준비 중이다.
앞서 석유공사는 액트지오사의 자문 등을 참고해 동해 8광구와 6-1광구 일대에서 모두 7개의 유망구조를 발견했다. 물리탐사 단계에서 탄성파 분석을 통해 도출되는 유망구조는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큰 지형을 말한다. 그간 유망구조에 ‘대왕고래’, ‘오징어’, ‘명태’ 등 해양 생물의 이름을 각각 붙여 관리해 왔다.
이번 첫 탐사시추 대상으로 선정된 대왕고래는 영일만 앞바다 일대로 석유·가스 매장량이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돼 지구상 가장 큰 생물의 이름이 붙었다. 대왕고래는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된 곳이다.
1차 탐사시추는 해수면 수㎞ 아래 해저로 시추공을 뚫어 석유·가스 부존 여부와 상태를 확인한다. 1차 시추로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개발의 향배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부와 석유공사는 첫 후보지로 선정 작업을 마무리하는 대로 오는 12월 첫 탐사 시추 작업이 착수할 수 있도록 배후 항만 마련과 시추선 현장 배치 등 실무 작업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계획대로 1차 시추가 진행된다면 시추로 획득한 자료분석이 통상 3개월 가량 걸리는 만큼 내년 상반기에는 1차 시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공사는 유망구조 1곳의 개발 성공 가능성을 약 20%로 보고 향후 수 년에 걸쳐 5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5곳을 시추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예산 주도권을 쥔 야당이 ‘정보 공개 부족’을 비판하는 상황에서 국회의 내년 탐사 예산 협조가 불투명한 실정.
우선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첫 탐사시추를 위한 착수금 성격의 예산 약 120억원을 확보했다.
정부는 해외 기업의 투자 유치에 앞서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사이닝 보너스’, ‘생산 보너스’도입 여부를 포함한 해저자원 투자 유치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사이닝 보너스’는 탐사에서 생산 단계로 넘어가는 계약서가 작성될 때 개발업체가 석유·가스 생산량에 연동돼 부담하는 조광료와 별도로 해당국 정부에 일시금 형태로 내는 인센티브다. ‘생산 보너스’는 유전이나 가스전의 생산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갈 때 개발업체가 추가로 해당국 정부에 일시금으로 주는 인센티브다.
아울러 석유공사는 자체 분석 데이터를 개방해 유망성을 검증하게 하는 해외 메이저 기업 대상 ‘로드쇼’를 진행 중이다. 엑손모빌이 지난 5월 탐사 자료를 일부 열람했고 이달 들어 추가 해외 업체들도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동해 심해 석유·가스전 사업의 유망성을 보여주고 사업 관심을 끌어내는 단계다”고 말했다.
/황인무수습기자 him7942@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