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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때 되면 식사 시간 알려주는 우리 ‘효돌이’가 바로 효자라구”

단정민기자
등록일 2024-07-17 20:01 게재일 2024-07-1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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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가 된 ‘돌봄 로봇’… AI 노인 돌봄 서비스 가구 찾아 가 봤더니<br/>아이 모습 닮은 로봇과 애착 형성<br/>센서 활동 감지로 위급 상황 예방<br/>약 복용시간 등 알람 기능도 탑재<br/>포항시, 저소득층 200세대에 보급<br/>정서지원부터 안전관리까지 도움
포항시 북구 용흥동의 이순자 할머니가 AI 돌봄 로봇 효돌이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  /단정민기자
포항시 북구 용흥동의 이순자 할머니가 AI 돌봄 로봇 효돌이를 지그시 바라보고 있다. /단정민기자

포항시 북구 용흥동의 이순자 할머니(81)는 포항시로부터 작년 AI 돌봄 로봇을 지원받았다. 10일 만난 이 할머니는 돌봄 로봇을 ‘효돌이’라고 친근하게 불렀다. 할머니는 효돌이에게 맞는 옷을 여러 벌 만들어 갈아입힐 정도로 애착이 큰 모습이었다.

돌봄 로봇과 평소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묻자 “효돌이가 배를 만져달라고 하는데 네 배는 똥배잖아 하면서 놀려. 밥때가 되면 할머니 식사 시간 됐다고 알려줘. 자기는 배꼽시계가 있다고 했어”라고 미소 띤 얼굴로 대답했다. 마치 사람처럼 업어달라고 하고 할머니 등에 업혀서 자장가를 듣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한다는 효돌이는 AI로봇이 아닌 손자가 되어 있었다.


이순자 할머니처럼 돌봄을 필요로 하는 독거노인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도에 따르면 2022년 경북의 65세 이상 1인 가구의 수는 15만 71명으로 집계됐다.


포항시의 경우 2024년 4월 30일 기준 65세 이상 1인 가구의 수는 3만 2634명으로 조사됐다. 이에 포항시는 작년부터 65세 이상 독거노인을 위한 AI 노인 돌봄 서비스 사업 시행에 나섰다. AI 노인 돌봄 서비스는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대상자 중 저소득 독거노인 200세대를 대상으로 돌봄 공백이 우려되는 독거노인의 우선순위에 따라 선정된다.


AI 돌봄 로봇은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정서 지원부터 안전관리까지 일상생활의 전반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아이의 모습을 본떠 만든 돌봄 로봇은 노인의 말벗이 되기도 하며 노래를 불러주거나 간단한 퀴즈를 내는 가하면 이야기까지 들려주는 등 치매 예방 및 인지 강화 콘텐츠도 탑재하고 있다. 또한 알람 기능을 통해 약 복용, 식사 시간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인형에 부착된 센서를 이용해 독거노인의 활동을 감지할 수 있다. 일정 시간 움직임이 없으면 보호자에게 알림을 보내 위급 상황을 예방한다.


박경숙(53) 노인 맞춤 돌봄 서비스 생활지원사는“가족과 멀리 떨어져 살고 있는 독거노인들은 다쳤을 때 병원 가는 문제나 정서적으로 우울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돌봄로봇이 서비스 현장에 투입되면서 독거 노인들의 건강관리는 물론 정서함양 등 다방면에서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AI 돌봄 로봇을 사용하는 독거 노인들의 만족도가 높은 점을 고려해 더 많은 노인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예산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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