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갈수록 치솟는 물가… 물회 한 그릇 먹기도 ‘주춤’

단정민기자
등록일 2024-08-15 20:09 게재일 2024-08-16 5면
스크랩버튼
한 그릇 2만6000원 전년比 4%↑<br/>휴가철 맞아 포항 찾은 4인 가족<br/>10만원 훌쩍 넘는 가격에 ‘깜짝’ <br/>농·축·수산물 값 일제히 오르고<br/>인건비 가세… 부담 고객 몫으로
물회
물회

여름 휴가철을 맞아 포항 앞바다를 찾은 A씨(49세·회사원) 가족은 시원한 물회를 맛보기 위해 북구에 있는 물회 전문점을 찾았다.

물회 4그릇을 주문한 A씨는 주문서에 찍힌 10만 4000원의 가격을 보고 두 눈을 의심했다. 물회 한 그릇의 가격은 2만 6000원. 전년보다 4% 오른 금액이다. A씨는“죽도시장에서 10만 원이면 4인 기준 모둠회 대자를 먹을 수 있다. 양도 많고, 밑반찬도 훨씬 다양하다”며, “오늘 방문한 가게의 물회는 작년에 비해 가격이 오른데다, 양도 생각보다 적어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북구에 있는 물회 전문점 5곳을 조사한 결과 물회 한 그릇의 가격이 지난해 대비 4~8%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식당 주인 B씨는“물가가 지속적으로 오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가격도 따라 올리게 됐다”며, “특히 물회의 주재료인 해산물, 사과, 배, 오이, 고춧가루의 가격이 크게 상승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배 10개의 가격은 7만 1679원으로 전년 대비 132% 올랐다. 오이 10개 가격도 1만 4242원으로 전년 대비 33% 상승했다. 청양고추도 100g당 1540원으로 전년 대비 56.2% 올랐다.

양념장 필수 재료 고춧가루도 1kg에 3만 5040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3.9% 비싸다.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2.6%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했으며, 생활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0%, 신선식품지수는 7.7% 증가했다.

인근의 또 다른 물회 가게 주인 C씨는 물회 가격 인상의 또 다른 원인으로 인건비 상승을 꼽았다. “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9860원으로, 작년 대비 2.5% 인상됐다. 내년에는 최저임금이 1만 30원으로 오르는데, 인건비 부담이 커지면서 가격을 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국내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롯데리아는 원재료와 인건비 상승 등을 이유로 4년 연속 가격을 인상했다. 롯데리아의 대표 메뉴 한우 불고기 버거는 2021년 7200원에서 올해 8600원으로 19.4% 올랐다.

맥도날드도 같은 이유로 지난 5월 16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2.8% 올렸으며, KFC는 지난 6월 대표 메뉴인 징거세트 가격을 100원 인상했다.

조규봉 한동대학교 경영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외식업계에서 가격 인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는 이유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인건비 상승도 무시할 수 없는 요소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결정되면서 외식업체들은 인건비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 또, 정부에서 경기가 위축되는 것을 막고 경기 부양을 시키기 위한 정책 수단을 쓰기엔 불안한 상황이고, 계속 잡고 있자니 현재 경기가 불안정하기 때문에 이런 딜레마 극복을 위해서는 한국은행과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