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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도시보다 교통사고 더 취약”

피현진기자
등록일 2024-10-09 19:57 게재일 2024-10-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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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미애 의원 경북 22곳 분석<br/>인구 10만 이하·이상 비교 때<br/>소규모 지역서 사고·사상자 많고<br/>65세 이상 고령자 비중도 더 높아<br/>안전 위한 농로·인도 정비 필요

도시지역 중심의 교통안전 인프라 공급과 함께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농촌의 상황이 맞물리면서 경북도내에서도 도시 지역보다 교통사고가 더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실에서 한국도로교통공단의 교통사고분석시스템 TAAS에서 제공하는 교통사고 통계를 활용해 경북의 22개 기초자치단체의 2023년도 교통사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인구 10만 이상 지역(2023년 말 기준)에서는 평균 405.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10.2명이 사망하고, 587.3명이 부상을 입었지만 10만 명 이하 지역에서는 422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해 19.4명이 사망하고, 613.7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인구 10만 명 이하 지역의 교통사고 사망자 및 부상자 현황에서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도 인구 10만 명 이상 지역보다 높게 나타났다. 10만 명 이상 지역의 65세 이상 교통사고 사망자 비중은 49.1%였으며, 부상자는 18.4%였지만, 10만 명 이하 지역 65세 이상 사망자 비중은 52.7%, 부상자 비중은 31.5%에 달했다. 이는 소규모 지역일수록 고령자 비중이 높고 그로 인한 사고 피해가 많이 발생하며 사고가 고령자들에게 특히 더 치명적임을 알 수 있다.

사고유형별 현황을 보면 소규모 지역 사고의 또 다른 특성이 드러난다. 차대 사람 사고나 차대 차 사고 건수는 인구 10만 명 이상 지역이나 10만 명 이하 지역에서 큰 차이가 없는 반면 차량 단독 사고는 10만 명 이하 지역이 2배 이상 높았다.

차대사람 사고 현황을 보면 소규모 지역에서 차도 통행 중 사고와 길 가장자리 구역 통행 중 사고가 많았고, 횡단 중 사고는 인구 10만 명 이상 지역의 절반 가량에 불과했다. 즉 소규모 농촌지역일수록 제대로 인도가 갖춰지지 않아 차로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고가 많다는 뜻으로 사람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도로가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량단독 사고 세부유형별 현황을 보면 공작물충돌, 도로이탈, 전도전복 등 모든 유형에서 소규모 지역의 발생 건수가 월등히 높았다. 특히 도로이탈 건수의 경우 5배 이상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좁고 제대로 포장되지 않은 도로가 많은 농촌 지역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공작물 충돌 건수가 많은 것도 좁고 급커브가 많은 곳에 표지판이나 담벼락이 많은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차량종류별 사고현황을 보면 화물차 사고 건수가 2배 가량 높았는데 많은 짐을 싣고 다니기 위해 주로 화물차를 이용하는 농촌 지역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대적으로 크기가 큰 화물차가 농로 등 좁은 도로를 지나다니기 때문에 사고가 특히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농기계 뿐만 아니라 사륜오토바이(ATV)나 원동기장치자전거 즉 125cc 이하의 소형 오토바이 사고 역시 소규모 지역에서 더 많이 발생했다.

임미애 의원은 “농촌 지역은 고령인구 비중이 높은데 길은 좁고 인도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가 많다. 소규모 지역이라 하더라도 주민 안전을 위한 도로 정비에 소홀해서는 안된다”며 “인구가 많은 도시지역과 인구가 적은 농촌지역은 인구 구성과 생활양식이 다른 만큼 교통안전과 관련된 시설도 각각의 조건에 맞게 설치될 필요가 있다. 각 지자체와 국토교통부, 경찰청, 도로교통공단 등 유관기관이 실태를 파악하고 사고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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