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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동해안 수산물 가격 급등… 밥상물가 ‘들썩’

이시라기자
등록일 2024-10-28 20:08 게재일 2024-10-29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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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온에 어획량 뚝… “씨 말랐다”<br/>구룡포수협 전체 어획량 ‘반토막’ <br/>전어 품귀현상 등 수급불안 지속<br/>정부, 내달 수산물 안정방안 발표
28일 포항시 남구 구룡포항에서 어부들이 잡은 물고기를 육지로 옮기고 있다. /이시라기자

‘金문어·金오징어·金전어’

매년 심화하는 고수온에 수산물 수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피시플레이션(fish+inflation·수산물 가격 급등)’이 나타나고 있다.

경북동해안지역 대표 수산물들도 고수온 영향으로 어획량이 급감하면서 가격이 급등한 상태다.

28일 포항 구룡포수협에 따르면 올해(1월 1일∼10월 20일) 문어 1㎏의 평균 가격은 3만1716원으로, 1년 전(2만5101원) 대비 무려 6615원(26.35%p) 올랐다. 가자미 1㎏의 평균 가격도 1만378원, 전년 대비 7841원 보다 2537원(32.35%p) 상승했다.

지역 대표 특산물인 붉은대게와 활오징어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붉은대게의 1kg 가격은 지난해 3185원에서 올해 4215원 32.33%p올랐다. 활오징어의 1kg 가격도 2만9015원으로 전년(2만3623원) 보다 5392원(22.82%p) 뛰었다. 이날 구룡포 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몇 년전부터 오징어가 안잡하기는 했지만 이제는 진짜 씨가 말랐다”면서 “오징어뿐만 아니라 수산물 전체의 어획량이 작년과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이 났다”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또 다른 수산물인 아귀(6272원→7262원)와 정어리(771원→1303원), 청어(597원→895원)의 가격도 상승했다.

서해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집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서해의 대표 가을 먹거리 전어도 종적을 감췄기 때문이다.

국립수산과학원 집계에 따르면 올해 1∼8월 전어 어획량은 3380t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6470t) 대비 52.2%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10년을 보더라도 올해 1~8월 어획량이 가장 적었다.

전어 품귀 현상은 대형마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마트는 올해 전어회를 팔지 않기로 했다. 전산상 판매 여부가 확인되는 지난 2015년 이후 10년 만이다. 이마트도 지난해에 비교해 전어 물량을 절반으로 줄였지만, 전어회(180g)와 전어 세꼬시(180g) 상품을 작년과 같은 가격인 약 2만4000원과 1만9000원에 각각 팔고 있다.

온라인 수산물 플랫폼에서도 전어를 찾아보긴 힘들다. 주부 김민정(40·포항시 남구) 씨는 “지갑 사정이 두둑하지 못한 데다가 가격도 크게 올라 올해는 전어를 구매할 엄두가 안 난다”면서 “과일, 채소뿐만 아니라 수산물 가격도 급증해 장보기가 무서울 지경”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한편 정부는 고수온 피해와 기후 변화 대책을 위해 내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다음 달 종합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인한 우리 바다 환경 변화 정도, 어선 어업과 양식 어업의 대응 방안, 안정적인 수산물 수급책 등이 담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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