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 물야면 애전 보부상 임방이 있던 애전마을은 물야저수지로 인해 수몰되었고, 부모형제, 처자식도 없이 살다간 애전 보부상들을 위한 위령제가 80여 년 전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매년 음력 9월 30일 지내오던 위령제를 보다 의미 있는 행사로 발전시키고, 보부상 문화를 보존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2023년부터 10월 셋째 주 토요일로 변경해 올해 4회째 행사를 진행하였다.
조선시대부터 봉화 보부상 임방이 있었고 강원도 영월, 태백, 충북 단양과 인접 지역으로 박달령과 주실령을 넘나들었다. 경상도 울진과 봉화 내성장, 춘양장, 후평장을 중심으로 활동하였다.
애전 보부상의 본부인 임방 옆에는 마방이 달린 제법 큰 규모의 주막과 후평장이 있었으며, 인근 지역으로 통하는 중심지역이었고, 사기를 만드는 사기점이 있었던 곳이다. 사기와 옹기는 원래 부상의 전관 상품인 관계로 제조부터 판매까지 애전 보부상들이 깊게 관여하였을 것이다.
애전 보부상들은 장가를 못간 홀아비들이 많았으며 기억자로 지어진 임방에서 함께 자고 함께 생활하였던 보부상들로 많은 애환을 간직한 채 살다간 사람들이다. 사고무친으로 부모·형제 처자식이 없이 살다가 토지를 마을에 남기고 사망했으니, 이들의 영혼을 위로하며 은공을 잊지 않고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기존에 비를 세워 제를 올렸으나 저수지가 생기고, 보부상 임방이 있던 마을은 수몰돼 새로 합동위령비를 세워 위령제를 지내고 있다. 위령비에는 열한 사람의 이름이 있고 이름 대부분은 성과 지역명을 합친 이름을 사용하였다.
합동위령비를 세울 때 마을에 살았던 주민들의 기억에 의존해 밝혀진 이름이 열한 명이었고, 이름마저 올리지 못한 보부상들이 있지만 자료가 없어 11명만 합동위령비에 새겨져 있다.
소설가 김주영의 작품 ‘객주’에서 주인공 천봉삼이 마지막 정착한 곳으로 묘사하고 있는 곳이 바로 봉화 애전 보부상촌이다. 봉화 보부상의 흔적인 조령 성황사와 내성행상불망비가 울진 지역에 남아 전하고 있다.
이번 네 번째 맞는 보부상 한마당에는 군민과 관광객 500여 명이 함께했다. 민요가수 공연과 보부상 마당놀이, 보부상 퀴즈 경연대회가 열려 성황리에 마무리하였다. 봉화 보부상의 역사, 문화적 가치를 보존 전승하고자 특화 마당놀이라는 전통문화예술로 발전해 가고 있다.
봉화 보부상을 잘 이해하고 알리기 위해 마련된 보부상 퀴즈경연은 0X 퀴즈와 순위 결정전 퀴즈로 봉화 보부상을 알리기에 좋은 프로그램이었다.
내륙 깊숙한 봉화 예전 보부상의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곳, 산길을 수없이 넘으며 삶을 살았고 끝내 사고무친으로 생을 마감한 보부상들의 애환이 깃든 봉화 오전 약수탕 일원에서 ‘위령제 및 봉화 보부상 한마당’을 봉화군 오전2리 주민회와 봉화 보부상 보존연구회가 매년 10월 셋째 주 토요일 열고 있으니 한 번쯤 찾아보길 권한다. /류중천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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