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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수출 주도 ‘2차전지·반도체·철강’ 불확실성 커졌다

단정민기자
등록일 2024-11-06 20:54 게재일 2024-11-07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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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배터리 ‘IRA’ 폐지 유력<br/> 한국 기업 세액 공제 혜택 타격<br/> 반도체도 보조금 대신 관세 부과 <br/>‘칩스법’ 발동한다면 리스크 커져<br/> 中 철강 수입 제한 조치 강화되면 <br/> 한국시장 헐값 유입, 피해 불보듯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가 확실시되면서 대구·경북 지역의 2차전지, 반도체, 철강 산업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최근 4년간 대구·경북의 수출을 주도해 온 이차전지는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년 전 2.5%에 불과했지만, 2023년에는 30%를 넘어서며 수출 품목 중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2023년부터 성장세가 꺾이더니 2024년 상반기에는 캐즘(전기차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60% 넘게 급감하며 성장이 주춤했다.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를 공언하고 있어 지역 경제에 충격파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IRA는 미국 내에서 생산된 전기차와 배터리에 세액공제 혜택을 제공하는 법안으로 한국의 2차전지 기업들은 이 혜택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해 IRA를 폐지하거나 축소할 경우 이러한 혜택이 사라져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진홍 포항시 지역학연구회 연구위원은 트럼프 재집권 시 IRA 관련 혜택이 축소되고 전 세계 배터리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만약 대비가 충분히 되어 있었다면, 지난 몇 년간 미국에 추가 투자를 그렇게 많이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트럼프가 재집권하여 IRA를 폐지한다고 해도, 미국 의회의 변화와 관련 절차로 인해 즉각적인 결정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치적, 경제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산업 역시 트럼프 재집권 시 타격이 가해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트럼프는 반도체 지원법(칩스법)을 언급하며 보조금 지급 대신 관세 부과를 통해 해외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바이든 정부에서도 반도체 산업 정책은 자국 우선주의라는 점에서 동일하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인한 리스크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철강 산업의 경우 무역확장법 232조 등을 통한 관세 인상 및 국가별 수입 쿼터 축소 등 전통적인 무역 장벽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철강 제품에 대한 쿼터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지만 232조 시행 이후 대미 철강 교역에서 흑자를 기록해 왔기에 협상에 불리한 상황이다. 특히 중국산 철강 수입 제한 조치가 강화되면 중국 철강 제품이 한국 시장으로 헐값에 유입될 가능성이 커 국내 철강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김진홍 연구위원은 “대미 무역 흑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관세 정책 변화로 인해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일부 품목의 공급 부족 여부에 따라 피해가 달라질 수 있어 사전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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