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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용 고춧가루 이래도 되는 걸까?

류중천 시민기자
등록일 2024-11-19 18:31 게재일 2024-11-2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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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업소에선 병든 고추·곰팡이에 오염된 고추·희아리 고추 등으로 제분<br/>중국산 둔갑 등 원산지 확인도 중요하지만 제조·유통과정 점검·단속 절실
지금은 고춧가루 제조 과정의 철저한 점검이 필요한 계절이다.

얼큰하고 개운한 맛, 해산물과 채소, 고춧가루가 더해져 매콤한 짬뽕, 짜짱면과 함께 국민 음식으로 자리 잡은 얼큰한 짬뽕이 생각나는 늦가을이다.

얼큰 매콤한 짬뽕 국물은 고춧가루가 맛과 향을 좌우한다.

그런데 짬뽕 국물을 만드는데 불량고추, 불순물이 들어간 고춧가루가 사용된다면 이를 알고는 먹을 수가 없을 것이다.

경북 A시에는 전국 최대 건고추 거래 산지의 공판장이 있고 중도매인이 있다. 고추 거래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공판장 인근에 제분 방앗간도 제법 큰 규모로 제조를 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 업소는 그냥 제분해서는 안 되는 병든 고추, 곰팡이에 오염된 고추, 희아리 고추 등으로 제분을 하고 있었다. 제분이 끝난 고춧가루는 눈으로는 식별할 수 없을 정도로 정상 고춧가루로 보인다.

짬뽕에 들어가는 고춧가루는 김장용과 다르게 고운 입자로 제분을 해야 음식에 쉽게 섞여 부드럽고 맛있는 짬뽕 요리를 만들 수 있다. 제분된 고춧가루는 10근씩 포장해 상인을 거쳐 중국집 등으로 들어갈 것이다.

고추는 탄저병, 바이러스, 무름병 등 때문에 농약을 자주 사용해 방제한다. 우리나라는 잔류 독성이 강해 인체에 해를 주는 농약 생산을 금지하고 있다. 비교적 안전한 농약이라 할 수 있지만 깨끗이 씻어 건조하고 꼭지를 따고 불순물과 병든 고추, 희아리 고추 등을 제거하고 제분을 해야 한다. 농약은 고추 꼭지 부분 등에 얼룩처럼 묻어 있는 때가 있어 꼭 세척을 하고 가루로 제분할 때까지 습기 등을 관리해야 한다.

농가에서는 건고추를 생산해 공판장에서 판매를 하거나, 소비자와 직거래 또는 상인들에게 직접 판매를 한다. 지금은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고추 농가를 방문해 고추를 매수하는 상인들은 병든 고추, 곰팡이 핀 고추, 희아리 고추를 매우 싼 가격에 수매해 간다고 한다.

폐기해야 할 불량고추를 싼값에 수매하는 상인들이 색소를 넣거나 기타 방법으로 제조 유통할 것으로 추정된다. 농가에서는 고추가 변질한 상태로 건조돼 흰빛, 주황빛을 띄거나 덜 익은 고추, 얼룩진 고추 등을 희아리 고추라고 부른다.

탄저균에 썩거나 고추 바이러스 병에 걸린 고추 등을 농가에서는 쓰레기 고추, 불량 고추라고 해서 폐기한다. 이런 고추로 제조해 유통하는 일이 김장철이 다가오면서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고추시장 50% 이상을 중국산이 차지하고 있다. 일부 요식업체에서는 값싼 중국산을 국내산으로 둔갑시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도록 단속을 강화하고, 성분 분석이나 원산지 확인도 중요하지만, 고춧가루 제조와 유통 과정에서의 점검과 단속이 절실히 요구된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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