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천만 시대, 초고령(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 초과) 사회를 앞두고 노년층의 건강한 노후를 위한 일자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노년층의 일자리는 단순히 경제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것뿐 아니라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노년층에서는 사회적 고립과 단절, 외로움으로 인해 공허함과 우울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노년에는 경제적인 것보다 어쩌면 사회활동에 대한 결핍이 더 큰 걱정거리로 다가온다. 사회적 고립은 노인들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일자리를 통한 적극적인 사회활동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
최근 아주대 병원이 수원시와 노인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함께 노인 실태조사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일자리를 가진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우울증 점수가 낮게 나타났다. 이중 공익형 일자리(0.97)에서의 우울증 예방 효과는 일반 일자리(0.54)에 비해 1.8배 더 높게 나타나 공익형 일자리의 중요성을 보여주고 있다.
공익형 일자리는 민간형과 사회 서비스형과는 다르게 주로 지역 사회나 공공기관에서의 사회공헌 활동이다. 공공과 사회적 가치가 있는 일을 통해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데 여기에는 지역 공공 시설인 도서관, 복지관 등의 청결 유지, 공원 및 도로 관리, 어린이 및 청소년 교육 보조 등이 있다. 크게 신체적인 부담 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형식으로 설계되어 있어서 고령자들에게도 적합하고 하루에 3~4시간 정도의 적당한 수준의 활동량이 신체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 이런 신체활동은 노화 과정뿐만 아니리 심혈관 질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 상호작용의 기회도 자연스레 갖게 되는데 일자리를 통한 동료 및 지역 사회와의 지속적인 교류는 건강한 노년의 삶을 살 수 있게 한다. 소속감을 느끼고 외로움을 줄일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자존감 향상도 느낄 수 있어 정신적인 건강에 많은 장점이 있다.
포항시민 A(76)씨는 “5년 전부터 어린이들에게 동화구연을 하고 있는데 나의 건강을 새롭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급여는 적지만 게으를 수가 없고 사회에 도움이 된다 생각하니 뭔가 기분이 좋고 활력도 생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익형 일자리는 경제적 안정과 여가와 취미생활, 사회활동 참여는 물론이고 노년의 건강한 삶을 위한 다양한 역할의 의미가 있음에도 아직까지는 경제적인 교환 활동을 위한 ‘돈을 주기 위해 억지로 만든 노동’이라는 개념으로만 인식되고 있다. 여기에 공익형 일자리를 바라보는 오해와 편견의 시선이 있다. 시민들은 지역 사회 환경 개선 사업에 활동 중인 공익형 참여 노인들이 잠시 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세금 낭비다’, ‘일다운 일을 시켜라’ 등의 부정적인 시선을 말하곤 한다. 공익형 일자리는 일자리라는 개념보다 사회활동을 하기 위한 복지 프로그램의 성격이 훨씬 강하다고 할 수 있다.
노인들이 퇴직 후에 얻을 마땅한 일자리가 많지 않고 비용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여가 활동 또한 없이 쉽사리 사회적 고립으로 되기 쉽다. 노년의 건강한 삶을 위해 노인 일자리가 이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 앞으로 쏟아지는 은퇴자들로 초고령화 사회로 가는 지금, 공익형 노인 일자리에서 더 많은 사람이 누릴 수 있도록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때다.
/허명화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