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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 에너지 투자펀드로 ‘대왕고래’ 지원

이창훈기자
등록일 2024-12-29 20:21 게재일 2024-12-30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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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재정·민간 1000억대 조성<br/>향후 수년간 재원 5000억 필요

경북도는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이 삭감돼 차질이 우려됨에 따라 에너지 투자펀드를 조성 지원하기로 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지난 20일 포항 앞바다 약 40km 지점의 ‘대왕고래’ 구조에서 탐사시추가 진행된 가운데 야당에 의해 시추사업 예산 497억원이 국회에서 대부분 삭감돼 사업추진에 대한 지역민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철우 도지사는 29일 “중앙정치 혼란으로 산유국으로 가는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차질을 빚지 않도록 지방정부가 나서서 지원하겠다”며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이지만 대한민국의 도전이 멈추지 않도록 경북도가 나서 페달을 계속 밟겠다”고 말했다.

한국석유공사는 회사채 발행을 통해 일단 자체 예산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최소 5번 이상의 시추가 필요하고 시추당 1000억원이 들어가 향후 수년간 5000억원가량의 재원이 필요하다고 보고있다.

경북도는 이날 산유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에너지 투자 펀드’를 만들어 민간투자에 마중물을 제공하고 석유공사와 힘을 합쳐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이철우 도지사는 “국회 차원에서 추경을 해서라도 예산을 세우고 지원해야 한다. 만약, 추가 시추를 위한 예산이 확보되지 않으면 경북도 차원에서 추가예산을 세우는 것도 검토하겠다”며 “‘에너지 투자펀드’를 만들어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관련된 민간투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 투자펀드’는 매년 재정과 민간금융을 합쳐 1000억원 정도로 조성한다.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포함해 울진의 원자력수소, 대구경북 수소배관망(에너지 고속도로), 경주의 SMR, 태양광·풍력·수소연료전지 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대상이다.

에너지 투자펀드는 민간이 추진하는 에너지 개발사업에 지분투자와 대출 방식으로 투자되며 인허가 지원 등을 통해 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돕는다.

경상북도는 이미 지난 11월 경주에 4인 기준 27만 가구가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발전량을 자랑하는 ‘강동수소연료전지’ 발전사업을 지역활성화펀드를 통해 출범시킨 경험이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최소 35억 배럴로 1998년 7월 탐사시추에 성공하고 2021년 생산이 종료된 울산 가스전의 70배가 넘는 양이다. 시추에 성공하면 영일만 일원에 LNG 터미널과 같은 천연가스 처리 및 수송시설과 수소산업인프라에 수십조원의 막대한 민간투자가 창출돼 ‘영일만 글로벌 에너지허브’구상의 실현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대왕고래 프로젝트에 대한 지역민들의 염원은 경북도의회 박용선 도의원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경북도가 대왕고래 프로젝트를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에 이어 포항시의회의 대왕고래 프로젝트 예산 반영 결의안 채택으로 표출됐다. 일각에서는 ‘제2의 금 모으기 운동’이라도 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이철우 도지사는 “심해 유전 개발사업은 낮은 성공률과 큰 비용이 드는 일이기 때문에 중앙과 지방정부가 중심을 잡고 민간과 힘을 합쳐 진행해야 한다”며 “더 이상 에너지 정책이 정파와 정권에 따라 흔들리는 일이 없도록 여야가 모여 합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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