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대위원장 공식 취임<br/>중단된 여야정 협의체 다시 제안
권영세 비상대책위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국민의힘은 30일 전국위원회를 열고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다.
당 전국위원회는 이날 오전 비대면으로 권 비대위원장 임명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국위원 787명 중 과반 이상인 546명이 투표에 참여했고, 이 중 486명이 찬성표를 던져 안건이 원안대로 의결됐다. 권 비대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및 탄핵 사태에 대해 사과하면서 야당을 향해 추가 탄핵을 멈추고 중단된 여야정 협의체를 다시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으로 불안과 걱정을 끼쳐드린 점,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 여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무엇보다도 우리 국민들은 지금 하루하루가 너무 힘드신데 우리 당, 우리 국회, 우리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어서 너무나 송구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치의 위기가 경제와 안보의 위기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루속히 혼란을 안정시키고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며 “국민의힘이 앞장서겠다. 변화와 혁신의 채찍질을 멈추지 않겠다. 처절하게 반성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이며 국민 곁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고 덧붙였다.
권 비대위원장은 또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이제 사법이 할 일은 사법에 맡겨놓고 국회는 국회의 역할을 할 때”라며 “줄 탄핵으로 국정을 마비시키면 그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를 복원하는 것이 지금 국회가 해야 할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조속히 다시 시작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공식 명명된 직후 전남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을 위로했다. 취임식도 생략한 채 참사 수습으로 비대위원장 첫 행보에 나선 것이다. 오는 31일 비대위는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진행할 계획이다.
권영세 비대위는 출범부터 중차대한 과제를 떠안았다. 당장 당 화합을 통한 안정화가 최우선 과제다. 이에 따라 권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과정에서 드러난 친윤계와 친한계 간 갈등을 봉합하고, 원팀 기조를 회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탄핵 정국을 맞아 야당과 벌어진 지지율 격차를 좁히는 것 역시 과제다.
권 비대위원장은 또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인용될 경우 60일 이내에 열리게 될 대선도 준비해야 한다. 당 안팎에서는 ‘친윤·탄핵 반대’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내란·김건희 특검법 수정안을 제시하거나 위헌조항 삭제 시 야당과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다만 당 ‘투톱’(대표·원내대표) 모두 윤 대통령 탄핵 소추에 반대한 친윤 색채의 정치인인 만큼 쇄신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