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승진·전보 언제쯤?… 답답한 경찰들

김재욱기자
등록일 2025-02-03 20:13 게재일 2025-02-04 5면
스크랩버튼
계엄 사태로 지휘부 대거 공백<br/>  인사 지연에 하위직까지 속앓이<br/>“공지도 없이 무작정  대기” 호소<br/>  청장 대행 “경정 이하 3월 내 완료”

#1. A 경찰관은 “지난번 승진 시험에 떨어져 올해는 꼭 합격하고 싶어 몇 달 전부터 모든 일을 제쳐놓고 시험을 준비했는데 갑자기 승진이 지연돼 당황스럽다”며 “언제 다시 시험이 있을지만이라도 공고가 나면 맞춰서 준비할 텐데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이 시험을 위해 육아와 살림까지 손놓은 채 공부만 전념했지만 시험에 대한 기약이 없어 속앓이를 했다.

#2. 전보를 희망하는 B 경찰관은 전보가 지연됨으로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는 “언제 이동할 지 모르는 상황에 수사에 집중하기가 참 어려운 상황”이라며 “수사 도중 이탈이 있을 시 차질이 예상되고, 새로운 인원으로 바뀔 경우 적응 기간이 필요하기에 전반적으로 사기가 떨어지고 있다”고 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경찰 지휘부가 줄줄이 구속되면서 경찰청 인사가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경찰 내부 승진·전보인사가 지연되고 있어 경찰관들이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하지만 답답함을 호소하면서도 혼란한 시국을 고려해보면 제목소리를 낼 수도 없어 속만 끓인다.

경찰에 따르면 총경 이상 지휘관급 인사 지연으로 경정 이하 일선 경찰 인사까지 줄줄이 지연 중이다. 통상 경정 이하의 승진·전보인사는 12월 말쯤 진행되는 총경 이상 인사 발표 후 절차를 진행한다. 승진심사-승진시험-전보 순으로 인사를 한다. 이 과정은 통상 1월 초 시작해 늦어도 2월 중순 마무리된다. 올해는 2주 이상 늦어지고 있다.

승진심사는 내부 평가를 통해 진급하는 것으로 △심사명부 작성 △경찰청의 진급 인원수 통보 △진급 인원 5배수 심사대상 확정 △승진심사위원회 구성 순으로 진행된다. 현재 심사명부만 작성됐을 뿐 본청의 진급 인원수 통보가 없어 멈춰 있는 상황이다.

승진시험도 마찬가지다. 통상 △시험문제 출제 △시험장 섭외 △시험공고 △진급인원수 통보 △시험 순으로 진행되지만, 아직 시험문제도 출제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승진 인사가 늦어지면서 보직을 옮기는 전보 인사도 함께 지연되는 상황이다. 일선 경찰의 인사가 밀린 이유는 지휘관급 인사 지연과 연관성이 있다. 총경 이상 계급의 승진은 경찰청장의 추천을 받아 행정안전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임용한다. 하지만, 현재 인사권자 3명 모두 권한대행 체제인데다 서부지법 폭력 난동 사태 등이 겹쳐 무기한 인사가 연기된 상황이다. 통상 지휘관급 승진 인사는 연말까지 결과가 나왔지만, 현재 2개월 가량 밀렸다.

이에 대해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통산 12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 전보인사가 끝났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뒤로 미뤄졌다”며 “빨리 인사를 하려고, 적절한 시기에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 대행은 매년 1월 치러지는 승진 시험 일정과 관련해 “법적으로 경정 이하 인사는 1∼3월 내 마무리하게 돼 있다”며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사회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