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서민들 주머니 사정 ‘팍팍’… 퇴근 후 부업까지<br/>경제적 이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자아실현 기회로 삼기도
바야흐로 ‘N잡러’ 전성시대다. ‘N잡러’는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지고 다양한 일을 병행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N잡러’의 증가는 고물가와 고환율 등으로 경기 불황이 이어지고 서민들의 주머니 사정도 팍팍해져 직장에서 퇴근 후에도 부업까지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청년층뿐 아니라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장년층도 마찬가지다.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2024) 1분기에 부업을 한 경험이 있는 취업자는 55만명이라고 한다. 10명 중 3명은 15시간 이상 부업을 했고 직장 폐업이나 정리해고 등으로 비자발적인 실업자도 늘어나고 있는 탓이기도 하다. 주 1~17시간 일하는 초단시간 근로자도 지난해에는 최대로 나타났다. 그리고 절반 이상이 스스로 ‘N잡러’라고 생각했다. N잡을 하는 이유로는 ‘생활비가 부족해서’, ‘안정적인 수입을 원해서’, ‘어쩔 수 없이’ 등이 많았다. 본업만으로 충분한 경제적 소득을 얻기 어려워 부업을 시작하고 있다는 게 큰 이유인데 직장인들도 본업 외에 부업을 하는 것은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직장인들이 대부분 부업을 하는 분위기에서 본업에서의 수입과 배달일, 유튜브 등의 플랫폼 등의 부업을 병행해서 부수입을 함께 얻는다. 과거와는 달리 디지털 기술에 의한 플랫폼 일자리는 진입 장벽이 낮고 원하는 시간대에 일을 할 수 있어 직장인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일이다. 일주일에 10시간 미만의 짧은 시간을 일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퇴근 후나 주말을 이용해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에 사는 직장인 A(34)씨는 “퇴근 후에는 배달일을 하고 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려면 N잡을 하지 않으면 힘들 것 같다. 회사에서 각종 수당도 많이 없어졌다. 월급만으로는 어려워 신혼일 때 여유자금 마련을 위해 더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N잡을 시작하게 되는 이유를 보면 퇴직 연령도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 ‘내가 언제까지 여기서 일을 한 것인가’라는 질문도 한몫한다. 이는 사회초년생이나 임원진에게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일을 동시에 가지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직장인이면서 유튜버나 무인점포를 창업하기도 하고, 외국어 강사이면서 요가 강사. 교사이면서 가수나 작가, 요리사가 되는 등 다양하다. 일은 고정적이 아니라 각자의 관심 분야에 따라 유동적이고 다양해지고 있다.
경제적 안정이 N잡러 증가의 첫 번째였다면 또 다른 이유는 진짜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한 자아실현이라 할 수 있다. 경직된 직장생활에서 자신이 하나의 부품처럼 일할 때면 회의감이 든다. 스스로 의미를 못 느껴서이기도 한데 조금 더 나다운 일을 찾아 부업을 한다. 그 시작이 자신의 원하는 일을 찾기 위한 주도적인 방법이 된다. 본업과 균형을 맞추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다.
이런 사회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물론 본업에 충실한 것이 첫 번째다. 부업이 늘었다는 건 하나의 일자리로 가정을 꾸리기가 어려운 경제 상황을 말하는 것이고, 또 모바일 관련 부업거리가 늘어나 이제는 2개 이상의 직업을 가지가 쉬워졌기 때문”이라고도 말했다.
‘N잡러’ 열풍은 경제의 어려움을 말하는 것과 동시에 다양한 기회를 만들어 내는 새로운 트렌드이기도 하다.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 예상된다. /허명화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