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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이 있는 클래식 최정호의 힐링음악과 함께하다

박귀상 시민기자
등록일 2025-02-20 19:12 게재일 2025-02-21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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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리스 넬슨스의 지휘 아래 슈트라우스의 ‘돈후안’이 연주되고 있다

오래전, 포항 효자아트홀에서 ‘금난새의 해설이 있는 클래식’ 공연을 보며 느꼈던 그 신선한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어렵게만 느껴져 클래식이란 장르에 선뜻 다가서지 못하는 사람도 금난새 지휘자가 독특한 화법으로 알기 쉽고 재미있게 곡을 해설 한 후 시작하는 오케스트라 연주는 스펀지에 물 스며들 듯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즐거움을 준다.

포항에서도 고전음악 클래식을 곡 해설과 더불어 지휘자와 연주자에 대한 이해를 하고 오케스트라, 피아노, 첼로 등의 연주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포항미르치과 신관 10층 미르아트센터에서 매주 금요일 오후 3시 30분부터 90분 동안 최정호의 금요음악감상회가 열린다. 클래식을 좋아하고 알고 싶어 하는 포항시민이라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

지난 금요일은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돈 후안’ 과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로망스 2번’,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의 ‘플룻과 하프를 위한 협주곡 2악장 안단티노’,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피아노 협주곡 5번 2악장 라르고’ ‘라단조 협주곡 작품 974 2악장 아다지오’ ‘눈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도다’ 등을 즐겼다. 클래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제목만으로도 머리가 아프다.

‘돈 후안’은 17세기 스페인의 신부 출신 작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전설 속 인물이다. 같은 바람둥이였던 카사노바가 그 많은 여인을 사랑으로 대했다면 돈 후안은 당시 비도덕적인 사회분위기에 걸맞게 그 많은 여성을 농락대상으로 삼는다. 항변하러 온 능욕당한 한 여인의 아버지마저 살해한 돈 후안은 그의 무덤 앞을 지나다 만난 석상을 집으로 초대한다. 초대된 석상은 죽음의 전령으로 난봉꾼 돈 후안의 사악함이 신의 처벌을 받는다.

1888년 슈트라우스는 독일 작가가 쓴 ‘돈 후안’의 장편 시를 읽고 감명 받아 교향시를 작곡한다. 교향시의 대가인 그가 25세 때 작곡한 첫 교향시다. 교향시는 문학, 철학, 미술, 자연 등에서 영감을 얻어 작곡한다. 안드리스 넬슨스의 지휘아래 ‘돈 후안’의 난잡함이 신에게 처벌받는 순간을 거대한 오케스트라 연주로 20분간 묘사된다. 음악가들은 진정 천재다. 어떻게 시를 오선지에 담을 수 있단 말인가? 눈을 감고, 죽어가는 그를 상상하며 듣는다. 전율이 인다.

베토벤, 모차르트, 바흐 곡들도 곡 해설과 지휘자, 연주자에 대한 정보를 취한 후 플롯과 하프, 피아노, 첼로 등의 연주를 듣는다. 듣는 맛이 다르다.

팝송 DJ가 꿈이었던 어린 최정호는 중학교 때 차비를 아껴 열정적으로 LP판을 모으면서 클래식 음악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고등학생 때는 오페라에 눈 뜨며 마니아가 된다. 그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성악을 전공 후 포항시립합창단 단원을 거쳐 현재는 포항시립교향악단 사무장으로 재직 중이다. 포항MBC 라디오의 ‘즐거운 오후2시’ 프로그램에 매주 토요일 출연하여 재즈, 팝, 영화음악 등을 16년간 다루었고, 극동방송에서는 매일 저녁 클래식 음악 DJ를 했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연주회 해설과 각종 음악회·도서관·소공연장·복지회관 등에서 인문학 강의도 많이 하는 그는 클래식음악 해설에도 열정적이다.

지역마다 클래식음악 동호회는 많지만 해설이 있는 동호회는 흔치않다. 클래식이나 음악에 관심이 있다면 ‘최정호의 해설이 있는 금요음악감상회’에서 편안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고전음악을 즐기며 힐링의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참 좋을 듯하다. /박귀상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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