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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집안일 참여가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

허명화 시민기자
등록일 2025-03-06 19:18 게재일 2025-03-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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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과 아내가 집안일과 육아를 ‘함께’해나가는 건 화목한 가정생활을 해나가는데 중요하다. 사진은 남편들도 아이의 어린이집 운동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모습.

“남편이랑 집안일과 육아 분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에요”

어느 모임에서 다시 일을 시작해야 하는 상황에 있는 30대 여성 A씨가 하소연하듯이 뱉어낸 말이다. 이처럼 결혼한 여성들에게 ‘남편과 집안일 함께 하기’는 익숙하고도 첨예한 화두이다. 최근에는 맞벌이 부부도 많아지고 있지만 여성들은 남성들과는 다르게 대부분 집안일과 육아를 맡는 생활방식은 여전하다. 지금까지도 여성들이 일과 집안일까지 훨씬 더 많이 해내야 하는 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2022년 통계청의 가사 분담 실태에 따르면 육아는 당연하고 요리, 청소, 빨래 등 집안일을 ‘주로 아내가 한다’는 비율이 54.5%로 나와 1위였다. 놀랍게도 집안일을 ‘모두 아내가 한다’가 21% 가까이 나와 그 뒤를 이었다. 결과로 보면 집안일을 ‘모두 아내가 하거나’, ‘주로 아내가 한다’는 비율이 75% 이상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집안일을 ‘모두 남편이 하거나’ ,‘남편이 주로 한다’는 비율은 3.8%로 매우 극소수임을 보여주었다.

그래도 요즘은 가정에서 예전보다 성평등이 이루어졌을 거라 기대했지만 가사 분담의 실태는 그렇지를 못하고 있다. 지금은 여성의 경제활동이 매우 활발한 시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이렇게 가사 분담이 공평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분명 문제라 느껴진다.

남편과 아내가 집안일을 ‘함께’ 한다는 인식은 건강한 가정생활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다. 아내가 전업주부로 있든, 경제활동을 하든 마찬가지다. 어쩌면 가정생활과 부부생활의 모든 것이 ‘집안일’에 달려있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에게 편중된 가사노동은 여성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과학자들이 기혼여성을 상대로 6년 동안 2년마다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남편이 집안일을 많이 할수록 아내의 정신건강이 좋아진다는 결과를 냈다. 남편이 집안일을 한 시간 더 할 때마다 아내의 우울증 발생 확률이 12%나 감소한 걸로 나타났다. 남편의 집안일 참여에 불만족한 여성들은 정신건강 문제가 15% 더 발생하고 만족하는 여성들은 18% 더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 아니라 남편이 집안일을 하는 것은 여러 방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먼저 남편의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남성들은 대개 여가 시간이 많아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빈둥거릴 때가 많은데 이런 시간이 권태와 외로움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럴 때 집안일을 하는 건 몸을 움직이는 신체활동이 되어준다. 집안일을 함께 함으로써 부부 사이의 관계 개선은 물론이고 가족들과 서로 존중하는 소통의 기회가 된다. 전통적인 성역할에 대한 건강한 인식이 형성되고 특히 아이를 돌보는 건 아이의 사회적 기술과 보호의 확대 등 심리적으로도 안정감을 준다. 집안일을 함께 함으로써 얻는 가족과의 유대감은 무엇보다 남편에게는 오래 사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바쁜 일상이지만 가족을 위해 집안일을 조금씩 늘려가고 있다는 남편 김모(42)씨는 “평소에 저녁 설거지 정도는 알아서 하고 있다. 주말에도 아침 준비를 직접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에 아내 정모 (41)씨의 대답은 “집안일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남편이 알아서 해주면 고맙다. 육아도 그렇고. 우리가 가족이라 느껴지고 함께 해나간다는 느낌이 많이 행복하게 한다”고 말했다. /허명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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