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8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발언을 두고 “비명 횡사 공천이 정치적 보복이었다는 걸 인정한 꼴”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대구 중구 YMCA 건물에서 열린 새미래민주당 대구시당 창당대회에 참석하고 이어 시국강연회를 진행했다.
이 전 총리는 행사 전 기자들과 만나 “새미래 민주당 대구시당 창당대회를 계기로 시국 강연을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대구에 왔다”고 대구 방문 이유를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이 대표의 최근 발언에 대해 “(이 대표) 본인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 말씀을 했다”며 “우선은 비명 횡사 공천이 정치적 보복이었다는 걸 인정한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지난 5일 유튜브 방송 ‘매불쇼’에 출연해 “21대 국회에서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가결됐던 일은 당시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벌인 일과 당내 움직임 등을 맞춰보니, 당내 일부하고 (검찰이) 다 짜고 한 짓”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전 총리는 이 대표를 향해 “당이 통합을 해야 하는데 동지들을 모욕하며 통합이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며 “이 대표가 그에 대해 정리를 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또 이 대표의 우클릭 발언에 대해서는 “(당의 기조를) 자주 오락가락하면 사람들이 헷갈리고 신뢰를 못하게 된다”며 “선거가 임박하니 즉흥적으로 말을 하는 것보다는 정책 전체를 정합성 있게 다듬어 내놓는 것이 신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가 비명계 대권 잠룡들과 전시 회동을 하고 있지만, 이 전 총리와는 만남이 없어 갈등설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갈등할 게 뭐가 있냐. 당이 같이 하는데 그런 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기 대선 시 출마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많이 고민하고 있다. 국가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생각하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에는 “법원에서 법대로 판단한 것”이라면서 “이번 판결이 헌법재판소에 제한적이나마 영향을 줄 것 같기도하다”는 의견을 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산업화와 민주화, 허물까 이어갈까’라는 주제로 강연하며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분권형 대통령제, 책임총리제로 권한분산, 계엄요건 강화 등을 주장했다.
그는 “현재 민주당은 공천 독재 등으로 전례 없는 ‘일극 체제’”라며 “일방적인 입법활동으로 국가 민주주의에 해를 끼치고 당내 민주주의를 봉쇄시켰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오는 18일에는 헌정회를 비롯한 개헌 추진 단체들 합동으로 하는 토론회가 있다”며 “김부겸 전 총리는 광주에서 저는 대구로 와 제7공화국으로 가기 위한 개헌 방안에 대해 강연한다”고 일정을 알렸다.
이 전 총리는 창당대회 이후 대구의 역사적 정신을 계승하고자 3·8만세 운동 기념식과 대구 근대로 도보순례 등 참가자들과 함께하는 ‘대구 역사 찾기’ 행사에 참석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