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코 포바<br/>(오민석 옮김)
그것은
아름답고 둥근 푸른 눈의
바보 같은 영원을 들여다본다
그것은 스스로를
영원의 하얀 눈(目)으로 바꾸어버렸다
이제 오로지 영원만이 그것을 이해한다
영원의 포옹은
그것의 욕망을 닮아
말이 없고 그 깊이를 알 수 없다
그것은 영원의 모든 그림자를
제 안에 포착했다
사랑에 눈이 멀어
다른 어떤 아름다움도
그것은 알아채지 못한다
오직 영원밖에는
머리로 그 대가를 치룬 이것밖에는
바스코 포바는 유고슬라비아에서 살았던 모더니즘 시인. 위의 시는 우리가 흔히 볼 수 있으나 응시하지는 않는 조약돌 한 개를 보여준다. 시인은 그 조약돌에서 영원을 향한 갈망을 발견한다. 그것이 영원을 들여다보며 자신을 “영원의 하얀 눈으로 바꾸어버렸다”는 것을 읽어내면서. 조약돌은 ‘제 안’에 있는 “영원의 모든 그림자를” ‘포착’하면서 영원을 찾아내는 바, 그 탐색은 “사랑에 눈이 멀어” 이루어진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