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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복합환승센터 건립 하세월… 터미널 이전지 어디로?

이석윤 기자
등록일 2025-03-18 20:14 게재일 2025-03-19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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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고 좁은 고속·시외버스터미널 묶어 흥해읍 성곡리 이전 무산<br/>사업자측 “경제성 떨어진다” 반대… 시, 기존 자리에 추진 협의
포항시외버스터미널 /이석윤기자
포항시외버스터미널 /이석윤기자

포항시외버스터미널은 1985년 남구 상도동에 건립돼 시설 노후화와 편의시설 및 주차장 부족 등으로 이용객들의 불만이 많은 상황이다. 하루 이용객은 1일 티켓 판매량으로 추산하면 약 4000여명 가까이 된다.

남구 해도동에 소재한 고속버스터미널 역시 오래되기는 마찬가지다. 1972년에 인가해 운영돼 오다 2007년에 한차례 리모델링했으나 지금도 협소한 대합실과 부족한 편의시설로 이용에 불편이 많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시는 당초 고속버스와 시외버스터미널을 KTX포항역 쪽으로 묶어 이전키로 하고 해당 부지를 도시계획시설로 지정했었으나 20년 이상 장기 미집행되면서 일몰제로 2021년에 지정 해제시킨 상태다.

시가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터미널 사업자 측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전 부지를 지정했다가 낭패를 당한 대표적 케이스다.

그동안 시가 나서 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와 몇 차례 간담회를 가졌으나 이전 예정지인 흥해읍 성곡리가 경제성이 떨어지고 신설 터미널 사업자금을 마련할 길이 없다고 버텨 무산됐다. 시는 이후 지금까지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학생 김모(24)씨는 “대구에 있는 학교로 통학하느라 터미널을 자주 이용하는데, 불편한 점도 많고 경북 제일 도시의 터미널이라고 하기에는 사실 부끄러울 정도다”며 다른 지역들처럼 유통과 문화 공간 등 다양한 시설들이 함께 있으면 이용에 무척 편리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민 박모(50)씨도 “어느 도시나 터미널은 관문 역할을 하며 그 지역의 이미지와 직결되는데 지금의 포항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터미널은 너무 낡고 오래돼 포항의 위상과는 전혀 맞지 않다”고 꼬집고 이제 대책을 모색할 때가 됐다고 했다.

포항고속버스터미널 /이석윤기자
포항고속버스터미널 /이석윤기자

대중교통을 이용해 포항을 찾은 관광객들도 이 부분에 대해선 의견이 잇따른다.

서울에서 왔다는 관광객 최모(47)씨는 “전국 여러 곳을 다녀봤지만 포항처럼 낡고 작은 규모의 터미널은 거의 못봤다”며 도시 명성에 비하면 초라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포항시 관계자는 “지역 상권 활성화와 도시적 가치를 재창출할 수 있도록 기존 터미널을 복합환승센터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터미널 운영사와 계속 협의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터미널을 운영하고 있는 측의 생각은 시와 입장이 달라 여전히 추진 자체가 쉽지 않다.

포항시외버스터미널의 한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막대한 사업비는 물론 기존 사업지에 대한 도시계획 변경 등 여러 문제가 얽혀 손대기가 어렵다”면서 “성사시키려면 파격적인 인센티브 제공과 규제 완화 등 지자체가 앞장서 책임지는 제안이 있어야할 것”이라고 했다.

현 포항시외버스터미널 경우 모 시행사가 지난 2017년 지금 부지에 자체적으로 복합환승센터를 건립하는 제안서를 경북도에 접수한 바 있으나 평가점수 미달이라는 이유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제안된 계획은 총 3341억원을 투입해 기존 2만 4000여㎡의 터미널 땅에 지하 4층과 지상 20층 규모의 복합 건물을 건립, 환승센터와 주거 및 상업시설로 이용한다는 것이었으나 인허가 부서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후 2019년 모 업체가 포항터미널을 인수해 복합환승센터 건립을 재추진했으나 여의치 않아 사업권을 서울 업체에 매각해 지금에 이르고 있다.

/이석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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