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갈 때,
터미널에서 한겨레신문을 구해 읽기가 쉽지 않아 잠시 당황스러웠을 때,
그래도 그 신문 지사를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자칭 지역언론인 후배가 자랑스러웠습니다.
문화의 확장과 의식의 팽창은 작은 일에서부터,
사소한 일에서부터 챙겨야 합니다.
그리하여 풀뿌리 노동운동도 했고
민주학교도 꾸려 마음의 눈을 뜨게 했습니다.
그 뿌려진 씨앗들이 무럭무럭 자라
꽃피는 날들을 향해 걸어가고 있습니다.
엎어지고 자빠져도 우리는 어깨동무 합니다.
글은 죽지 않습니다.
그것을 나르는 일도, 그 새벽의 의미만큼 청명할 것입니다.
가끔 지역적 한계에, 그것이 정치적이든 문화적이든
부닥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모든 벽에는 문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그 문을 두드리며
사람의 개벽을 기다립니다.
모두가 동참할 것입니다.
신문배달이라고 하자. 지국장이자 배달원이었던 후배는 여전히 그 직업을 사랑한다. 절망적인 판매부수에도 신문에서 손을 놓은 법이 없다. 새벽에 맡는 잉크 냄새는 뱃속의 기생충을 박멸할 정도로 자극적인 향기였다. /이우근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