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 피해를 낸 경북 산불이 뿜은 짙은 연기가 강풍을 타고 한때 최초 발화지에서 최소 200㎞ 이상 떨어진 동해 먼바다까지 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기상청 국가기상위성센터와 대구기상청 등에 따르면 의성군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영양 등 경북 4개 시·군으로 급속히 확산한 지난달 25일 산불 연기는 최대 초속 25m 이상의 강풍을 타고 울릉도·독도를 지나 최소 200㎞ 이상 떨어진 동해 중부 먼바다까지 뻗어 나갔다. 이는 적도 위 약 3만6000㎞에 떠 있는 정지궤도 기상위성 ‘천리안위성 2A호’가 추적한 기류 영상들을 분석한 결과다.
당시 경북 산불이 타오르던 내륙에는 서풍이 불며 불길을 동쪽으로 밀었고, 최대 풍속은 의성군 초속 14.5m, 청송 25.1m, 영덕 25.4m 등을 기록했다.
이후 이튿날인 26일 오전 울릉도·독도 인근 해상의 바람 방향이 북풍으로 바뀌면서 연기는 동해 남부 방향으로 이동했다. 당시 경북 산불 연기는 의성에서 최소 600∼700㎞ 떨어진 동해 남부 먼바다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가기상위성센터 관계자는 “명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로 인한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5개 시·군의 산불영향구역은 역대 최대 규모인 4만5157㏊(축구장 6만3245개)에 이른다. /이석윤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