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포항에서 길을 묻다
항사리 진전리 죽장마을 상옥마을을 섭렵하고
장기 솔숲 오두막에 유배을 당해도
살림 궁핍하여 변방에 살아도
그렇게 개떡 같이 뒹굴어도
제발, 찰떡처럼 살기를,
떡메를 맞고
짓이겨 치대임을 당하고 나면
결국 반들거리는 것을,
찢어지고 멍든데 바르는 바세린 같은
가을향기 고소한 들기름 살짝 덧칠하면
더욱 빛나는 것을
모든 것이 결국엔 반짝이는 것을.
….
1급자동차공업사를 운영하는 친구에게 들러 차를 고치며 이런 생각을 한다. 살다보면 마모되어 고장 난다. 고치며 살아야 한다. 꿰매고 다독이고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손길 닿은 곳에 아침 이슬, 새순, 코스모스, 쑥부쟁이가 있다. 그리하여 최초의, 최후의 지평을 향한다. 몽키스패너와 드라이버 같은 사람이면 좋겠다. 1급은 아니더라도 말이다.
이우근 포항고와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문학선’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해 시집으로 ‘개떡 같아도 찰떡처럼’, ‘빛 바른 외곽’이 있다.
박계현 포항고와 경북대 미술학과를 졸업했으며 개인전 10회를 비롯해 다수의 단체전과 초대전, 기획전,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여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