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욕과 공분도 역사의 한 부분이다. 그러니, 이완용이란 이름을 기억에 새길 수밖에 없다. 부끄러운 역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완용(1858~1926)은 ‘나라의 수치’라고 할 을사늑약, 정미7조약, 한일병탄 체결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을사오적’로 불리는 대표적 친일인사다. 100년 넘는 세월이 흘렀지만, 흐른 시간과는 무관하게 지금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를 “나라 팔아먹은 악질 관료”라고 부른다.
최근 그의 후손에 관한 끌탕 부를 뉴스 하나가 네티즌들의 분노를 야기했다. 요약하면 이런 사연이다.
이완용의 증손자가 서울 북아현동 인근 땅을 매각한 후 캐나다로 이주했다는 사실이 늦게 알려졌다. 그 땅은 이완용의 소유였지만, 정부가 친일행위를 통해 축적한 재산이라는 이유로 환수했었다. 하지만, 증손자가 국가를 상대로 토지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재판을 이겨 땅을 돌려받았다.
해당 땅은 2354㎡(712평)로 3.3㎡당 450만원 정도에 매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대략적 매매가는 30억원. 이걸 가지고 증조부를 손가락질 하는 한국 땅을 떠난 것이다. 향후 이 땅은 재개발을 거쳐 아파트 단지로 만들어질 예정이라고.
소식을 접한 중년 이상의 세대들은 “매국의 핏줄은 어쩔 수가 없구나. 제대로 된 친일청산을 하지 못한 것이 이런 분통 터질 일을 만들었다”고 질타했고, 젊은 네티즌은 “이완용의 증손자가 이완용 했네”라며 조롱하고 있는 상황이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