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매호중 10여명 자발적 참여 공원 모래 살포작업 도와줘 ‘훈훈’
“건강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보았습니다.”
건축 현장소장 및 객원교수인 조모(67)씨는 최근 자신이 겪은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조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5시쯤 대구 수성구 매호공원에서 땀을 흘리며 인터로킹(연동기능)을 통한 모래 살포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일에 열중하던 조씨에게 대구 매호중학교 4명의 학생들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이들은 “혼자 너무 힘들어 보이시는데 저희가 할게요”라며 일을 돕겠다고 자청한 것.
이후 학생들은 즉시 공원의 빗자루 리어카 쓰레바퀴 등을 들고 모래 살포를 힘껏 도왔다. 함께 있던 나머지 학생들도 한 마음으로 손을 보태기 시작했다.
총 10여 명의 학생들이 일사분란하게 작업을 하면서 일대를 정리했다. 일이 마무리되는 시간은 7시 30분쯤이었다. 학생들은 힘든 모습도 보이지 않은 체 일을 도왔다.
조 씨는 이런 상황이 생전 처음 겪는 일이라고 했다.
조 씨는 “현재도 이런 마음을 가지고 일을 돕는 아이들을 보니 ‘기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며 “전통적 가치관이 무너지고 핵가족화속의 가정교육은 무너 지고 있는 상황에 아이들의 인성을 보니 ‘대구 교육이 참 잘 되고 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조 씨는 고생한 학생들이 너무 고마운 마음에 음료수를 사주기 위해 인원을 물었지만 학생들의 대답은 ‘거절’이었다.
학생들은 “대가를 바라고 일을 도운게 아니다. 그저 일하는 모습이 힘들어 보이셔서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을 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조 씨는 “요즘에도 이런 아이들이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요즘 아이들은 자신들밖에 모른다고 생각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울 정도였다”며 “마치 천사들의 모습을 본 것 같았다. 이 아이들의 선행을 알리고 싶어 대구시교육청에 제보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