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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비행기 선물

우정구 기자
등록일 2025-05-15 18:38 게재일 2025-05-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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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중동의 부호 카타르 왕실이 트럼프 정부에 4억 달러짜리 보잉 747-8 비행기를 선물로 전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정가에 온갖 추측들이 오가고 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중동 순방을 앞둔 가운데 갑자기 왜 이런 발표가 나왔고, 비행기를 선물한 카타르의 저의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비행기를 대통령 전용 비행기로 사용하고 대통령 퇴임 후에는 소유권을 트럼프 도서관에 넘기겠다고 밝혔다. 특히 카타르가 국방부를 통해 기증한 만큼 대통령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미국 헌법에는 현직 대통령 등 공직자는 국회의 동의 없이 외국 정부로부터 선물을 받아선 안 된다는 규정이 있다. 그러나 많은 비난 여론에도 정작 트럼프는 “공개적이고 투명한 거래”라며 대응하고 있다.

‘하늘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이 비행기 가격은 우리 돈으로 무려 5600억원에 달한다. 미국 정부가 외국에서 받은 선물 가운데는 역대 최고 가격이라 한다.

미국의 민주당과 시민단체들은 “이해충돌 발생” “노골적 부패”라는 비난을 쏟아붓고 있으나 트럼프는 “공짜 선물을 거절할 이유 없다”는 식의 반응이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어땠을까. 아마도 탄핵 소추감은 되고도 남을 것이다.

독일의 총리를 지낸 메르켈은 그의 회고록에서 트럼프를 “부동산 개발업자의 눈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사람”이라 혹평했다. 트럼프 취임 후 그의 관세 정책과 일련의 행동들은 이미 세계인의 눈밖에 난 바 있다. 그들은 카타르의 비행기 선물을 대가 없이 전달된 거로 보지도 않을 것이다. 미국 정가에 갈등이 불씨가 켜진 것이 아닐까.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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