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대지진 예언 영상 확산 한국, 신규 예약에 영향 있을 듯
올 여름 일본에서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면서 아시아권 여행객들의 일본여행 기피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28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홍콩에서는 현지 풍수사와 난카이 대지진을 예언한 일본 만화가 다시 주목받으며 ‘7월에 대지진이 일어날 것’이라는 소문이 퍼져 방일객이 감소하고 일부 항공편은 감편까지 됐다고 밝혔다.
예언을 한 풍수사의 영상은 “일본에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는 내용이며, 이 영상은 1억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했다.
주일 중국대사관도 지난 14일 홈페이지에 ‘지진 피해 주의 당부’라는 제목의 안내문을 통해 “ 일본 여행이나 유학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계획하고 부동산 구입도 신중하게 선택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글에는 현지 일본 내각부 전문가 검토회가 9.0규모 난카이 해곡 대지진 발생시 추정한 피해 규모와 비상식량 비축, 재해 발생 시 조기 대피 등 일반적인 주의 사항이 담겼다.
난카이 대지진설은 일본 시코쿠 남부 해안에서 기이 수도(紀伊水道, 혼슈의 와카야마 현과 시코쿠의 도쿠시마현, 효고현 아와지 섬으로 둘러싸인 해역)에 걸친 해역에서 약 100~150년 주기로 대지진이 반복적으로 발생한 역사적 경험때문에 퍼진 소문이다. 실제로 오사카, 시코쿠 등에 엄청난 피해를 준 1707년 호에이 대지진과 1946년 도쿠시마, 고치 현에서 발생한 난카이 지진이 대표적인 사례다.
난카이 지역에서 대규모 지진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필리핀해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난카이 대지진이 발생하면 지진규모는 8.0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되며 실제 지진이 발생하면 29만 8000여명이 사망하고 경제피해규모도 292조3000억엔(약 2923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난카이 대지진이 민간에 급속하게 퍼지게 된 것은 동일본 대지진을 예언한 것으로 알려진 일본 만화가 다쓰키 료의 작품 ‘내가 본 미래 완전판’에서 “진정한 대재난이 2025년 7월에 온다”는 내용 때문이다. 작품에서 타츠키는 “대재앙의 꿈을 꾸었다”며 “일본 열도의 남쪽에 있는 태평양의 물이 솟구쳤다”고 적었다.
1999년 처음 출간됐을 당시에는 큰 주목을 받지 못한 채 절판됐지만, 이후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2020년 코로나19를 예측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뒤늦게 화제를 모았다. 절판본이 중고 거래 앱 등에서 수십만 엔에 거래되자, 출판사는 2021년 완전판을 냈다.
한편 일본 정부와 과학자들은 30년 이내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70~80%지만 과학적으로 특정 시점과 장소를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공식발표했다.
일본정부가 이례적으로 루머에 대응한 이유는 난카이 대지진설이 일본 여행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지진설이 광범위하게 퍼지자 아시아 여러 곳에서 일본 여행 수요가 감소했다. 홍콩 그레이터베이항공은 내달 중순부터 홍콩과 일본 센다이, 도쿠시마를 각각 잇는 항공편을 일부 감편하기로 했다. 일본 NHK 방송에 따르면 2월부터 5월 초 까지의 홍콩 여행 수요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아직까지 국내 여행객의 일본여행 예약 취소나 감소는 눈에 띄는 수준은 아니다.
국내 여행업계 관계자는 “7~8월은 태풍과 폭염의 영향으로 일본여행객이 감소하는 시기인데 난카이 대지진에 대한 풍문까지 퍼져 지난해에 비해 예약자가 소폭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 일본 정부나 우리 정부에서 추가적으로 여행경보 등의 조치가 이뤄지면 문의가 많아질 가능성은 있지만 현시점에서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