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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옷 입는 대구시청, 역사와 문화적 가치 품은 건축물로”

김재욱 기자
등록일 2025-06-22 19:13 게재일 2025-06-2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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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역 신청사 3곳 총 8450억 투입…  지역 ‘랜드마크’ 목표 밑그림 
수성구청 범어공원에 인문학적 디자인 입힌 독창적이고 창의적 건물 조성
남구청 강당골 공영주차장 부지에 실용성과 지역의 역사와 미래 담아 설계

대구 지자체 3곳이 지역 발전을 위해 헌 옷을 벗고, 새 옷을 입기 위한 준비를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대구시청, 수성구청, 남구청. 이들의 공통된 고민은 노후화된 시설과 공간 부족 등이다. 

또 주차 역시 문제가 커 많은 민원이 제기됐기에, 주민은 새로운 청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3곳 신청사에 들어갈 예상 비용은 약 8450억 원이다. 규모가 크다 보니, 각 지자체는 신중을 기해 하나씩 매듭을 풀고 있다. 

본지는 창간 특집을 통해 현재 이들이 어디까지 발걸음을 옮겼는가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대구시청 신청사 예정 부지인 옛 두류정수장 터. /대구시 제공 

△국제적 감각 갖춘 건축물 기대 ‘대구시청’
대구시는 옛 두류정수장 일원에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신청사 건립을 추진 중이다. 시는 지난달 대구의 미래 행정 중심지 설계를 위해 신청사 건립사업 설계 공모를 공고하고 건축설계안을 접수하기 시작하며 건립에 물꼬를 텄다. 

앞서 신청사 건립은 오랜 기간 우여곡절이 많았다. 부지 문제를 포함, 건립 재원 확보의 어려움과 건설 방식을 놓고 발생한 갈등 등으로 한동안 사업이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최근에는 신청사 건립을 두고 북구와 달서구의 마찰도 있었다. 당시 북구 측은 신청사 설계 공모 시점을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고, 달서구 측은 “대구시가 시민과의 약속을 흔들림 없이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가 시청 신청사 건립을 둘러싼 구청 간 대립 양상에 ‘시민 주도의 숙의 과정’을 강조하며 논란을 일축했고, 건립 일정은 다시금 진행됐다. 무엇보다도 대구시는 이번 신청사 건립에 약 4500여억 원이 투입되는 만큼 효율적인 공간 활용은 물론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고 대구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담아낼 수 있는 랜드마크 건축물이라는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대상부지는 옛 두류정수장 터로 대지면적 7만2023㎡, 연면적 11만6954㎡ 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예정 설계비는 142억 원이다. 특히 대구시는 국제설계공모를 진행하는 만큼 국내외 우수 건축가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집결될 것으로 기대한다. 당선작은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9월 중 최종 발표된다. 

2026년 9월까지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완료하고 같은 해 말 착공,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속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에 따르면 신청사 건물 터를 제외한 약 7만3000㎡의 부지는 시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명품 공원으로 조성된다. 

주변 도로의 확장도 병행해 시민들의 접근성과 편의성도 함께 개선할 예정이다. 또한, 신청사를 품게 된 달서구의 경우 신청사 부지 인근 두류공원을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처럼 바꾸는 사업을 추진 중이기에 신청사 일대가 대대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은 “신청사는 시민들의 오랜 염원이 담긴 공간으로 대구의 미래를 대표할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청 신청사 예정지인 범어공원. /대구 수성구 제공

△도시 명소화 위해 랜드마크적 디자인 선보일 ‘수성구청’
옛 학교 건물에 빽빽이 앉아 업무를 보는 공무원의 모습, 민원을 보러 왔지만 주차할 곳이 없어 30분째 수성구청을 돌고 있는 주민. 현재 수성구청에서 누구나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수성구청은 청사 공간이 부족해 5개 부서 100여 명이 외부에서 근무한다. 현 청사 면적은 청사 기준(1만4061㎡)의 77%에 불과하며, 직원 1인당 공간 면적(6.6㎡) 또한 전국평균(9.67㎡)과 법적 기준(7.2㎡)에 크게 미달하는 현실이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청사 노후로 인해 유지보수 예산이 10여년 간 60여억 원이 소요됐다.

 주차면 수가 133면인 수성구청에 행정 차량이 123대이기에 수용에도 역부족인 대체로 난감한 상황이다. 이에 수성구는 오랜 기간 숙원을 풀기 위해 신청사 건립을 준비했다. 구체적인 얘기가 나온 것은 건립 예정지가 확정·발표되면서다. 

수성구는 지난 2023년 4개 후보지(범어공원, 연호GB, 법원 후적지, 현청사) 중 범어공원으로 신청사 예정지를 확정했다. 지난해에는 행정안전부 타당성 조사에 들어갔고, 올 하반기 지방재정 투자심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수성구는 내년까지 국제공모 및 실시를 설계하고, 2027년 착공에 들어가 2029년 준공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나빠진 부동산 경기로 인해 자금 확보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성구청 현 부지 매각이 지연되고 있어서다. 신청사는 범어공원 일원 지하 2층·지상 9~10층 규모로 지을 계획이다. 

사업비는 총 2848억 원으로 추산된다. 부대비용까지 합치면 사업비는 3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수성구는 이 비용을 현 청사 부지 매각 대금으로 충당할 생각이다. 부지 규모 가치는 2000억 원 후반에서 3000억 원대 초반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기부대 양여방식과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 등 기관을 통한 간접 개발에 대한 말이 나오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된다면 수성구는 신청사 건립에 독특한 철학을 입힐 계획이다. 

지역 역사성·상징성을 담은 인문학적 디자인을 건축에 입혀 독창적이고 창의적은 건물을 건축하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도시 명소화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또한, 기후변화 시대에 지속 가능한 공공건축 비전을 제시하고, 스마트 업무공간 및 이용자 친화적인 공간 역시 조성한다. 

아울러 미래 확정성 및 수요 응답형 공공청사를 만들 계획이며, 자연과의 순응도 높은 디자인 및 재료를 써 신청사 건립에 투자할 방침이다. 

김대권 수성구청장은 “2029년까지 신청사가 준공될 수 있도록 타당성 조사 및 투자심사, 설계 공모 및 실시설계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예정”이라며“ 신청사가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도시 랜드마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구 남구청 신청사 예정지인 강당골 공영주차장. /대구 남구 제공

△실용성에 지역 역사와 미래 담다 ‘남구청’
현 남구청 청사는 1971년 건립 후 1981년부터 남구청사로 활용됐다. 그러나 노후화로 인한 안전 문제, 공간 부족, 주차난 등을 겪으며 주민 불편을 초래했다. 남구는 주민을 위해 청사 밖 별관 등에 부서를 옮기며 분산해 업무를 추진했지만, 불편함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결국 남구는 스스로 기금을 마련하며 신청사를 짓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남구는 기존 1212억 원의 신청사 건립 기금에 예산 300억 원을 추가 적립했고, 이자 수입 약 91억 원을 더해 약 1604억 원을 모았다. 

남구가 계획한 총사업비는 1116억 원 규모다. 남구는 2019년부터 모아온 신청사 적립 기금 1500억 원을 이번 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남구는 부지 선정도 신중히 했다. 주한미군 부대 캠프 조지 터가 반환될 경우 남구 신청사, 남부소방서, 제2국민체육센터가 들어서는 ‘행정복합타운’을 지을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7월부터 캠프 조지 반환을 무기한 기다릴 수 없다고 보고 새로운 건립지를 물색했다. 이후 현 청사와 강당골 공영주차장 부지를 후보지로 두고 적정성 검토, 전문가 토론 및 의견 청취, 주민 여론조사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 

그 결과 지난 3월 넓은 부지 면적과 토지 적합성, 앞산과 연계한 지리적 상징성 및 확장성 등에 경쟁력을 보인 강당골 공영주차장 부지를 선택했다. 또 다른 후보지인 현 청사 터(6501㎡)와 다르게 건물 철거 절차와 임시 청사를 확보할 필요가 없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지가 선정되자 남구의 행보는 빠르게 진행됐다. 지난 5월 남구는 신청사 건립을 위한 건축 기본 계획안을 마련해 ‘신청사 건립 타당성 조사 및 기본구상 용역 최종 보고회’를 마무리했다. 

남구에 따르면 신청사는 봉덕동 강당골 공영주차장 내 2만8349㎡ 터에 지하 3층, 지상 6층 규모로 건립된다. 또 지하 주차장을 조성해 346면의 주차 공간을 확보할 계획이며, 남구의회는 신청사 건물 2개 층을 사용하게 된다. 

신청사 오는 2027년 12월 착공해 2029년 신청사 준공이 목표이다. 입주는 2030년 예정이다. 조재구 남구청장은 “사업 초기 단계다 보니 설계가 일부 변경될 수도 있지만 실용성과 남구의 역사, 미래를 담아 신청사를 건립하겠다”며 “지역의 역사와 미래를 함께 담은 도시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신청사 건립과 더불어 후적지 개발 방안 마련에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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