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치과계가 국립치의학연구원 유치를 위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작년 12월 연구원 설립의 근거가 되는 법률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으며, 보건복지부는 현재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 중이다. 다음 달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연구’ 용역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며, 정부는 올해 말까지 후보지와 공모 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전국 치과 산업의 90% 이상이 집적된 대구는 기공·위생·의료기기 전 분야가 맞물린 융합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 연구원이 설립되면 중복 투자를 줄이고 신기술 상용화를 촉진하는 효율적 체계를 마련하는 동시에,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국가 균형발전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치과계가 한목소리를 내는 배경은 바로 이러한 구조적 당위성에 있다./편집자주 일자리 없어 떠나는 ‘우수 인재’ 연구•개발 기회의 장 넓혀줘야 정보석 대구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장 정보석<사진> 대구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장이 “국립치의학연구원이 대구에 설립돼야 지역의 심각한 인재 유출 문제를 막고 산업과 연구가 함께 성장할 수 있다”며 연구원 유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대구 중구 아시아덴탈 사무실에서 만난 정 협회장은 “대구는 이미 임플란트와 치과기기 생산에서 국내 최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연구원 설립의 최적지”라고 말했다. 현재 대구치과의료기기산업협회는 제조업체, 수입업체, 도소매 업체가 함께 참여하는 지역 치과 산업의 대표 조직으로,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정 협회장은 18대 집행부에서 활동한 뒤 올해 19대 회장으로 연임하며 약 3년째 협회를 이끌고 있다. 그는 “사업이사, 부회장 등을 오래 맡아 협회 운영을 가까이서 경험했기에 현안과 과제를 잘 알고 있다”며 “책임감과 무게를 크게 느끼지만, 지역 치과 산업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협회 운영에서 가장 힘든 점으로는 전시회 유치를 꼽았다. 덴티스 등 굵직한 기업 뿐아니라 성장잠재력 큰 中企와도 시너지 세계적 치과산업 전시회 개최 등 국가경쟁력 강화 입지 구축해야 정 회장은 “대구·경북에도 치과 산업 기반이 튼튼하지만, 지역이라 세계적인 치과 산업 전시회 유치가 어렵다”면서 “독일 쾰른 같은 작은 도시가 세계 최대 전시회를 여는 것을 보면, 대구도 치과 산업 중심지로서 충분히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치과의료기기 인허가 제도와 규제 개선도 현안으로 꼽았다. 그는 “고등급 의료기기는 인허가 절차가 까다롭고 비용 부담도 크다”며 “연구원과 협력해 기술 검증과 지원 체계가 마련된다면 기업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정 회장은 대구의 치과 산업 현황과 국립연구원 유치의 필요성을 연결 지으며 “대구는 덴티스, 메가젠, 세양, 세신 등 굵직한 기업뿐 아니라 성장 잠재력이 큰 중소업체도 많다. 연구원이 설립되면 이들과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며 “무엇보다도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청년 인재들을 붙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 “대구·경북 지역은 경북대·영남대·계명대 등 이공계 학과와 치과 관련 학과가 밀집해 있음에도, 졸업생들이 지역 내 일자리를 찾지 못해 수도권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연구원이 설립되면 지역 기업과 연결된 연구·개발 기회가 확대돼 인재들이 지역에 머무를 수 있고, 외부 우수 인력까지 유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구는 국내 임플란트 생산액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연간 수출 규모도 수천억 원에 달한다”며 “대구가 이미 국가 치과 산업의 중심지라는 점은 통계로 입증된다. 연구원 설립은 지역의 이익을 넘어 국가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회장은 “대구가 세계적인 치과 산업 전시회를 주도할 수 있는 도시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창의적인 기술 개발이 절실하다. 연구원이 그 허브가 된다면 대구 치과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더욱 확고한 입지를 가질 것”이라고 재차 필요성을 밝혔다. AI접목 디지털 덴탈 헬스케어 등 미래분야 주도적 참여 길 열릴 것 오미정 대구·경북치과위생사협회장 오미정<사진>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대구·경북회장이 “국립치의학연구원이 대구로 유치되면 치과위생사와 학생들이 지역에서 전문성과 진로 기회를 넓힐 수 있는 결정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 회장은 현재 두 번째 임기 중반부를 이끌고 있다. 그가 중점적으로 추진한 사업 가운데 하나는 ‘노인·장애인 전문 치과위생사 제도’다. 내년 3월부터 시행되는 통합돌봄 정책에 발맞춰 대구에서는 전국 최초로 수도권 외 지역에서 해당 양성과정을 대구보건대학교에서 개설한 만큼 제도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오 회장은 “요양기관에서의 실습까지 포함된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치과위생사들의 전문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며 “지역에서도 충분히 수준 높은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 회장은 지역에서 이뤄지는 교육과 연구 기회에 대해서는 불균형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대구·경북에도 치위생학과가 있는 대학이 14곳이나 되지만, 전문 교육과 연구 기회는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면서 “배우고 싶어도 서울로 가야 하고, 교통비가 교육비보다 더 많이 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석·박사 과정, 전문 자격 과정 등 고급 교육 기회를 지역에서 확보하지 못한다면 인재는 계속 수도권으로 유출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지역대 치위생학과 14곳 되지만 전문교육·연구기회 수도권 집중 산학협력 프로젝트 등 참여 기회 커리큘럼 표준화 등 전문성 키워 문제의 해법으로는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를 꼽았다. 오 회장은 “연구원이 설립되면 지역 대학의 커리큘럼을 표준화하고,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직접 연구와 실습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면서 “치과위생사뿐 아니라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커다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구에는 임플란트 기업과 치과 의료기기 업체가 밀집돼 있다. 연구원이 설립된다면 치과 산업, 대학, 연구 인력이 긴밀히 연결돼 폭발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AI와 빅데이터를 접목한 디지털 덴탈 헬스케어 같은 미래 분야에서도 치과위생사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길이 열릴 것”이라고 판단했다. 협회의 단합력 역시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대구·경북 치위생사협회는 회원과 학생, 교수들이 힘을 합쳐 활동한다. 디덱스(DIDEX) 봉사단만 해도 100명 넘는 학생들이 참여하고, 14개 대학 중 10곳 이상이 협력한다”며 “학생과 현장이 함께 움직이는 구조가 갖춰져 있어 치과의사 단체도 자연스럽게 협력하게 된다”고 했다. 특히 연구원 설립이 예방과 돌봄 분야에서 치과위생사의 역할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임을 역설했다. 오 회장은 “노인의 구강 관리가 치매 예방이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진다는 연구들은 대부분 치과위생사가 주도해왔다”면서 “치과의사가 임상과 치료에 집중한다면, 치과위생사는 구강보건과 예방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다. 연구원은 이 전문성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치과위생사가 단순 보조자가 아니라 국민 구강건강을 지키는 전문직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며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는 그 과정을 앞당길 중요한 계기”라고 덧붙였다. 대구·경북, 치과기공 인재의 보고 노하우 전수할 ‘교두보’ 구축 필요 김노국 대구치과기공사협회장 “대구·경북은 치과기공 인재의 보고(寶庫)인 만큼 기공사들이 지역에 뿌리내리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김노국<사진> 대구치과기공사협회장의 목표다. 김 회장은 협회장에 취임 당시 가장 먼저 주력한 것이 임원진 구성의 세대교체라고 했다. 그는 “협회 임원진을 20대 후반에서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고르게 참여하는 구조를 마련했다”며 “세대마다 생각과 취향이 다르듯 협회 운영도 다양한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협회는 봉사와 장학, 체육대회 등 회원 복지 활동을 더 폭넓게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 회장은 2010년 임플란트 관련 특허를 내고, 나사가 풀리지 않는 보철 구조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현재 품질 경쟁력을 인정받아 국내 주요 치과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김 회장은 “다양한 경험이 많은 50대 이상 치기공사 수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곳이 대구”라며 “개인적 성과를 넘어 선배와 후배 기공사들의 경험이 더해져야만 치과 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 제가 선배들에게 받은 기술을 후배들에게 아낌없이 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50대이상 치기공사 전국 2번째 관련학과 졸업생 年 200명 넘지만 지역 정착 인력은 10명도 채 안돼 교육서 일자리까지 ‘선순환’ 절실 특히, 김 회장은 국립치의학연구원 대구 유치에 대해서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김 회장은 “치의학연구원은 치과의사·기공사·치과산업체·대학이 모두 힘을 합칠 수 있는 구심점이자, 우리 업계의 미래 생존전략”이라며 “대구는 이미 치과 산업 생태계가 집적된 도시이며, 여기에 전국 기공사 면허자 중 1만 명 이상이 대구·경북 출신일 정도로 인적 자원도 풍부하다”고 전했다. 다만, 현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대구·경북 치과기공소에서 젊은 기공사를 고용하고 싶어도 인재들이 다양한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빠져나간다“며 “전국에 치과기공학 전공자는 약 1000명 졸업하는데 대구·경북의 대구보건대·수성대·김천대 등에서 배출된 졸업생은 200명 이상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일하는 사람은 10명도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현실을 막으려면 지역에 연구원 같은 거점 기관이 꼭 필요하다”면서 “연구원이 들어서면 청년들이 지역에 남아 일하고, 선배들의 노하우가 후배들에게 자연스럽게 전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대구시치과기공사회는 대구 치과기공계의 글로벌 교류에 물꼬를 텄다. 지난 6월 엑스코에서 ‘2025 대구광역시치과기공사회 학술대회 및 치과기자재전(DDTIX 2025)’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치과기공계의 글로벌 교류와 관련 “제2회 국제학술대회를 준비 중인데, 대구시의 지원을 받아 더 큰 규모로 발전시킬 계획”이라며 “연구원 유치와 함께 국제적 위상도 키우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노국 회장은 “대구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공부하고, 다시 대구에서 일하며 살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치과기공사회가 회원들의 권익을 지키고, 산업과 연구, 교육이 연계되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테니 후배들이 대구를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글·사진/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08-31
동국대학교 WISE 캠퍼스가 2026학년도 수시모집을 시작하면서 학생 맞춤형 장학제도와 혁신적인 교육 환경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국대학교 WISE 캠퍼스는 ‘학생이 행복한 대학,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대학’이라는 비전을 바탕으로 다양한 지원과 교육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1인당 평균 398만원 장학금 지급 경찰·공직 등 맞춤형 진로 상담 52억 투입 기숙사·강의실 보수 경주시와 신산업 전문인력 양성 □ 학생 맞춤형 지원 동국대학교 WISE 캠퍼스는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의 꿈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양한 장학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 1인당 평균 398만 원에 달하는 장학금이 지급되며, 200여 종의 장학제도를 통해 매년 총 264억 원이 지원된다. 특히 수시 최초합격자에게는 100만 원, 충원 1차 합격자에게는 50만 원의 장학금이 주어지고, 고교 추천 인재 장학을 통해 100만 원이 지원되어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준다. 또한, 대학일자리플러스센터에서는 학생들에게 맞춤형 진로·취업 상담을 제공하며, 경찰·공직·공기업 진출을 위한 공공 인재양성반을 운영해 실질적인 취업 역량 강화를 돕는다. 통학버스와 KTX·SRT 경주역 셔틀버스 운행으로 학생들의 생활 편의도 배려하고 있다. □ 쾌적한 캠퍼스 환경 동국대학교 WISE 캠퍼스는 학습과 생활환경 개선에도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52억 원을 투입해 기숙사와 강의실, 실습실 등 교육 공간을 전면 리모델링했다. 또한 휴게 쉼터 정비와 도서관 내 카페 및 갤러리를 조성해 학생들이 더욱 쾌적한 캠퍼스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기부를 통해 조성된 상징 조형물과 도서관 미디어월은 대학 구성원의 자긍심을 높이고 활기찬 캠퍼스 문화를 이끌고 있다. □ 지역 혁신 생태계 선도 동국대학교 WISE 캠퍼스는 경북도 RISE 사업의 거점 대학으로서 지역 인재 양성과 산업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K-U시티 SMR 인력 양성’, ‘K-LEARNing 대학 평생직업 교육 체제’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경주시와 함께 ‘경주형 K-IDEA Valley’ 프로젝트를 통해 신산업 전환에 필요한 전문 인력 양성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제조업 성장 지원은 물론, 평생학습 플랫폼 구축과 지역 네트워크 강화로 지역사회 발전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 종합 메디컬 캠퍼스로서의 위상 동국대학교 WISE 캠퍼스는 의대·한의대·간호대를 두루 갖춘 경북 유일의 종합 메디컬 캠퍼스로서 의료 인재 양성의 산실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2025학년도 의대 정원 확대에서 지역인재 전형을 76명으로 늘리고, 경북 지역 학생 32명을 새롭게 선발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지역 의료 인력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동시에, 대학의 건학이념을 구현하는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 경쟁력으로 증명된 등록률 동국대학교 WISE 캠퍼스의 경쟁력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2025학년도 신입생 모집에서 정원 내 1816명 중 1815명이 등록해 99.9%라는 압도적인 등록률을 기록했다. 이는 대학의 교육 역량과 신뢰도를 방증하는 수치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선택받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했다. □ 2026학년도 수시모집 동국대학교 WISE 캠퍼스는 2026학년도 수시모집을 통해 학생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고 있다. 학생 중심의 모듈형 교육과정, 지역과의 상생 협력 모델, 미래형 시그니처 모듈 등 차별화된 교육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동국대학교 WISE 캠퍼스 관계자는 “우리 대학은 학생이 행복한 환경을 바탕으로, 지역과 함께 성장하며 세계로 뻗어가는 글로컬 인재를 키워내고 있다”며 “2026학년도 수시모집은 학생들이 꿈을 현실로 만드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학년도 수시모집 94% 선발… 전형 방법도 단순화 우리 대학 이렇게 뽑는다 동국대학교 WISE 캠퍼스가 2026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전체 모집정원의 94.3%인 1747명을 선발한다. 원서 접수는 오는 9월 8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다. 올해 수시모집에서는 여러 가지 변화가 이뤄져 수험생들의 부담을 크게 줄였다. 먼저, 학생부 교과 성적 산출에서 3학년 2학기 성적은 제외됐고, 한의예과와 의예과에서 과학Ⅱ 과목 가산점이 축소됐다. 또한, 한의예과와 간호학과 일부 전형의 수능최저학력기준은 기존보다 1등급 완화됐고, 불교추천 인재 전형에서는 교리문답이 절대평가(P/F)로 변경돼 더욱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전형 방법도 단순화됐다. 교과 전형은 대부분 교과 성적 100%로 선발하며, 면접전형은 교과 70%와 면접 30%를 반영한다. 면접 문항은 사전에 공개돼 수험생들이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 종합전형은 의·한의예과와 간호학과만 단계별 전형을 적용하고, 나머지 학과는 서류 100%로 평가한다.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의·한의예과와 간호학과에만 적용된다. 또한, 학과 개편도 이루어졌다. 조경·정원 디자인학부는 ‘조경·정원 디자인학과’, 뷰티메디컬학과는 ‘뷰티아트산업학과’, 바이오제약공학과는 ‘바이오·화학융합학부’, 에너지·전기공학과는 ‘원자력·에너지·전기공학과’로 이름이 바뀌었다. 새로운 ‘엘리트스포츠 전공’도 신설됐다. 장학 혜택도 주어진다. 정원 내 최초합격자는 100만 원, 충원 1차 합격자는 50만 원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며, 경주·포항·울산 지역 고교 졸업자에게는 추가로 100만 원을 지급한다. 학생 1인당 평균 장학금은 398만 원으로 전국 대학 상위권 수준이다. 강종임 입학처장은 “학생 친화적인 전형 변화와 풍부한 장학 혜택으로 수험생의 부담을 줄였으며, 많은 학생이 WISE 캠퍼스에서 꿈을 실현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자세한 내용은 입학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황성호 기자 hsh@kbmaeil.com
2025-08-27
아래 기사는 본지 홍성식 기자가 한국기자협회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하고 있는 ‘역사와 스토리가 있는 영남 음식’을 일부 수정·보완한 것이다...편집자 주 2000년대 초반 이야기다. 지금은 한국작가회의로 이름을 바꾼 문인단체가 ‘민족문학작가회의(이하 작가회의)’로 불리던 시절. 작가회의 사무실은 서울 지하철 5호선 공덕역 지척에 있었고, 기자 초년병이던 나는 그 사무실을 아버지 집보다 더 자주 드나들었다. 당시 작가회의 이사장은 소설가 이문구(2003년 타계). 시인 김정환이 상임이사였다. 그날도 요즘처럼 폭염이 이어지는 여름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문구 이사장과 김정환 상임이사, 시인 이시영, 지금은 순천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는 소설가 전성태 등이 사무실에 모였는데 누군가 “오늘 점심은 시원하게 냉면 어때?”라고 제의했다. 당시 서른한 살 젊었던 기자가 평양냉면을 처음 맛본 날이다. 업력이 수십 년에 이르는 유명짜한 평양냉면집 을밀대가 마포구 염리동에 있었고, 작가회의에서 도보로 10여 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였다. 초면으로 인사 나눈 평양냉면은 어땠냐고? “감동스러운 맛 아니었냐” 지레 짐작해 묻는 이들이 적지 않겠지만, 천만에. 실망스럽기 짝이 없었다. 송아지 목욕시킨 물에 거칠게 툭툭 끊어지는 거무튀튀한 면을 담아낸 맛대가리 없는 국수라고 느꼈으니. 평양냉면과의 첫 만남은 별반 유쾌하지 못한 기억으로 남았다. 근데 왜였을까? 아주 가끔씩 그 밍밍한 국물과 거친 면발이 떠올랐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들이 떠오르는 순간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이듬해엔 10번쯤 그 냉면집을 갔고, 그 다음해엔 20번쯤 갔으며, 경상북도 포항으로 주거를 옮긴 후 볼일 보러 서울에 갈 때면 가장 먼저 서울역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마포역 뒤편 염리동으로 갑시다”란 말을 반복했다. 국회의원이며 전 통일부장관인 이인영(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초대 의장)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곳도 그 냉면집이다. 수행원 없이 혼자 냉면을 먹으러 온 그는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줄을 서서 입장해 묵묵히 냉면 그릇을 비웠다. |그 모습을 지켜본 이후 이인영은 세상 어떤 정치인도 온전히 신뢰하지 않는 기자가 거의 유일하게 ‘싫어하지 않는 정치인’이 됐다. 국회의원 정도 되면 특권의식을 버리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어쨌건. 잡설이 길면 추하다. 냉면 이야기로 돌아가자. 냉면의 역사는 유구하다. 800년 세월이 흐른 오늘날에도 치적(治績)을 칭송받는 동시에 수많은 아들·딸과 손자·손녀를 둔 행복했던 조선의 왕 세종은 고기와 더불어 냉면을 즐겼다고 한다. 조선이 기울어가던 무렵. 당시 실권세력인 신안동 김씨 일족에 의해 왕으로 ‘픽업된’ 나무꾼 출신의 철종은 보위(寶位)에 오른 후 자신을 호위하는 무인들에게 “더운 여름에 수고들이 많다”며 냉면 한 그릇씩을 하사했다고.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등의 기록이다. 내친김에 또 다른 ‘차가운 국수’ 이야기 하나 더. 부산에서 태어나 부산을 공간적 배경으로 하는 영화 ‘친구’를 만든 감독 곽경택이 개봉 직후 한 신문과 인터뷰를 했다. 오래전 기사지만 이런 대목을 읽은 기억이 선명하다. “밀면과 돼지국밥을 먹어야, ‘아, 내가 부산에 왔구나’라는 게 몸으로 느껴집니다” 운운. 이 말에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공감했기에 그랬다. 밀면과 돼지국밥은 곽경택과 동일하게 부산에 태를 묻은 기자도 누구 못지않게 좋아하는 음식. 사실 평양냉면의 맛에 투항하기 전엔 ‘부산의 냉면’이란 별칭을 지닌 밀면을 매해 여름 10~20그릇씩 먹었다. 밀면은 평양냉면과 달리 면에 메밀을 섞지 않는다. 그래서 면발이 하얗다. ‘화이트 누들’이란 또 다른 별호(別號)가 생긴 이유다. 자, 곧 점심시간이니 정리하고 냉면 먹으러 가자. 밀면도 좋고. 평양냉면은 꾸밈과 자극성을 의도적으로 배제해 무미(無味)에 가까운 고급스러운 맛을 낸다. “에헴” 헛기침으로 폼을 잡는 봉건시대 지주와 닮았다. 그렇다면 밀면은? 시뻘건 양념장과 노오란 달걀지단으로 장식하고, 가능하면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어야 제맛이다. 그러니, 차가운 국수 한 그릇조차 오뉴월 호사로 귀하게 여겼던 소작농과 닮지 않았나? 한국에선 여름마다 지주와 소작농의 다툼, 아니 ‘냉면과 밀면의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당신은 누구를 응원하려는가?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5-08-26
둘 모두 감칠맛 가득한 시원한 여름 별미인 평양냉면과 밀면. 두 음식은 뭐가 어떻게 다른 걸까? 먼저 평양냉면에 대한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의 설명을 읽어보자. “메밀가루로 만든 국수를 차가운 국물에 말아먹는 음식이다. 양념을 적게 하여 짜지도 않고 맵지도 않은 담백미(淡白味)를 즐기는 게 평양 사람들. 이런 풍토에서 형성된 것이 바로 평양냉면이다.” 여기까지가 평양냉면의 탄생 배경이라면 아래 부연은 제조법에 관한 것이다. “예전엔 꿩을 삶은 국물을 이용하였으나 꿩을 구하기 힘들어진 지금은 쇠고기와 사골을 사용한다. 육수와 동치미 국물을 반반 정도로 섞어 소금·묽은장·식초로 간을 맞춘다. 사리는 메밀가루와 녹말을 섞어 익반죽한 후 틀에 넣고 눌러 국수를 뺀 다음 삶아서 만든다. 배와 얇게 자른 동치미무 등을 올려 먹는 게 보통이다.” 자, 이번엔 밀면에 관한 정보를 알아볼 차례. ‘밀면의 기원’에 관해서 3가지 가설이 있다. ‘위키백과’를 인용해 요약한다. 1950년대 초반 한국전쟁 때 피난민들이 배고픔을 달래려 만들어 먹었다는 게 첫 번째 가설이다. 북한 함경도에서 내려온 피난민 모녀가 부산에 식당을 차리면서 생겨난 음식이라는 게 두 번째 가설. 마지막 하나는 진주 밀국수냉면에서 유래되었다는 가설이다. 밀면이 냉면과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지점은 메밀가루가 아닌 밀가루로 면을 만든다는 것. 영남 사람들이 선호하는 자극적인 맛을 내기 위해 각종 양념이 사용되기에 새콤하면서도 달콤한 맛이 난다. 이것 역시 슴슴한 평양냉면과 다른 점이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중장년층 여가 활동의 대세로 자리 잡은 파크골프가 이제는 문경을 대표하는 도시 브랜드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해외여행의 길이 막히면서 한때 큰 인기를 끌었던 일반 골프는 MZ세대의 발길이 줄며 다소 주춤해졌다. 그러나 저렴한 이용료와 부담 없는 접근성을 갖춘 파크골프는 폭발적인 사랑을 받으며 새로운 여가 문화를 이끌고 있다. 특히 문경은 전국 동호인들의 발길을 모으는 ‘파크골프의 성지’로 부각되고 있다. 8월의 무더위 속에서도 문경의 파크골프장은 연일 북적이고 있다.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동호인들이 흥덕동 영강변 코스를 가득 메우며 ‘문경 파크골프 열풍’을 실감케 한다. 2023년 대회때 동호인 이목 집중 17개 시도 2500명 참여 ‘대성황’ 명품 코스 소문 ‘꿈의 구장’ 데뷔 영강변 45홀 경기장 공식 인증 숙박·식당 매출↑지역 경제 효자 ◇전국 최고 대회, 문경이 만들다 문경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23년 열린 제2회 문경새재배 전국 파크골프대회였다. 이 대회는 총상금 규모가 크고, 무엇보다 우승자에게 1천만 원의 상금이 주어지면서 전국 동호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지나치게 큰 상금이라는 일부 비판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전국 17개 시·도에서 2500여 명이 몰려드는 성과로 이어졌다. 대회를 앞두고 관내 숙박시설 예약이 꽉 차고, 시내 식당가가 활기를 띠는 등 지역경제에도 큰 도움이 됐다. 영강을 끼고 자리 잡은 문경파크골프장은 수려한 자연경관과 더불어 문경 동호인들이 직접 관리해온 코스 품질이 호평을 받았다. 잔디 관리와 코스 정비에 쏟은 정성이 외지 동호인들의 발길을 붙잡았고, “한 번쯤 문경에서 라운딩을 해보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어졌다. 이후 전국에 수많은 파크골프장이 생겼지만, 문경새재배 대회는 여전히 ‘꿈의 무대’로 불리고 있다. 대회 시기 문경찻사발축제와 문경새재 탐방 등 관광자원과 결합된 효과도 크다. ◇잘 갖춰진 인프라, 경쟁력의 원천 문경시 흥덕동 영강변에 자리한 문경파크골프장은 45홀 규모의 정규 경기장이다. 2023년 대한파크골프협회의 공인 인증을 받았으며,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시설을 갖췄다. 지난해에는 27홀 구간에 7억 원을 들여 야간 조명 시설을 설치, 여름철에도 시원한 밤 라운딩이 가능해졌다. LED 투광등 67개와 조명타워 12개가 설치되어 동호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경시는 읍·면 단위까지 파크골프장을 확대하고 있다. 농암면 대정숲(9홀), 동로면 황장산(9홀), 가은읍 청솔공원(9홀), 흥덕동 영강체육공원 내 온누리 파크골프장(9홀) 등이 잇달아 문을 열었다. 특히 대정숲과 청솔공원은 소나무 숲에 둘러싸여 있어 솔향 그윽한 그늘에서 운동을 즐길 수 있다. 현재 산양 금천, 당포1리, 반곡, 영순 등에도 새 파크골프장이 조성 중이다. 한 주민은 “예전에는 파크골프를 즐기려면 멀리 나가야 했지만, 이제 집 근처에서 손쉽게 운동할 수 있어 건강에도 도움이 되고 이웃들과의 소통도 많아졌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민 열정과 친절, 인기의 비결 문경시민들의 파크골프에 대한 열정도 대단하다. 현재 문경 지역 동호인만 1500명을 넘어섰으며, 읍·면마다 동호회가 만들어지거나 신규 회원 모집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대정숲, 청솔 파크골프장 개장 시 각각 100명 넘는 회원들이 가입할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인구가 적은 동로면에서도 동호인 증가로 골프장 증설이 추진되고 있다. 문경은 문경새재와 백두대간을 비롯한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약돌돼지·약돌한우·오미자 같은 특산물까지 더해져, 파크골프 대회와 관광을 동시에 즐기기에 최적의 도시로 꼽힌다. 대회 참가자들은 경기를 마친 뒤 관광과 먹거리를 함께 즐기며 큰 만족감을 드러낸다. 무엇보다 문경시민들의 친절이 도시 이미지 제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한 인상이 오히려 관광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문경시는 몇 년 전부터 ‘친절 운동’을 펼쳐왔다. 식당, 교통, 서비스업은 물론 일반 시민들까지 동참해 방문객들에게 따뜻한 환대를 보여주고 있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문경의 가장 큰 자산은 친절”이라며 “관광객과 파크골프 동호인들이 경기의 즐거움뿐 아니라 문경시민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 받을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문경을 찾은 전국 동호인들은 “문경은 코스도 좋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의 친절이 최고의 매력”이라고 입을 모은다. ◇ 지역경제·도시 브랜드 상승효과 문경 파크골프장은 단순한 운동 공간을 넘어 지역경제를 움직이는 동력으로 작용한다. 대회나 단체 방문이 이어지면 숙박업소, 식당, 상가의 매출이 함께 늘어난다. 이와 동시에 도시 이미지도 달라진다. ‘문경은 관광 도시’라는 인식에서 ‘문경은 스포츠와 여가의 도시’라는 새로운 브랜드로 변모하고 있는 것이다. 문경은 파크골프라는 생활 스포츠를 매개로 도시의 미래 전략을 만들어가고 있다. 중장년층의 건강을 지키는 동시에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지역경제까지 활성화시키는 ‘세 마리 토끼 전략’이다. 무더위 속에서도 파크골프장을 찾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분명하다. 문경은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사람과 자연, 스포츠와 관광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주민은 “운동을 하면서 건강도 챙기고, 대회가 열리면 외지인들과 교류할 수 있어 활력이 생긴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문경시 관계자도 “파크골프가 이제는 지역 대표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앞으로도 읍·면 단위까지 고르게 시설을 확충해 시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 파크골프 파크골프는 1983년 일본 홋카이도 마쿠베쓰정에서 고령자도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 고안됐다. 1984년에는 일본파크골프협회가 설립되고, 경기 규칙과 장비 기준을 세워 일본 전역으로 빠르게 퍼지며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는 1999년 대한파크골프협회가 창립됐고, 2000년대 전국 지자체가 잇따라 파크골프장을 조성하고 있으며, 현재 전국 1천여 개 코스, 동호인 50만 명 이상으로 시니어 대표 생활체육으로 성장했으며, 중국·대만·미국·유럽 등으로 확산, 국제대회와 세계연맹 출범 논의가 활발하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한국의 전통 문화 예술과 현대의 작품이 공존하는 한국실에서 한국 문화의 자존심을 느낀다.” 2021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한국실을 특사 방문한 영부인 김정숙 여사가 윤광조 작품 ‘혼돈’ 앞에서 남긴 감상평이다. 동행한 BTS멤버 RM은 “멋지죠? 좋아하는 게 닮은 거 같아요,”라고 하는 영상이 국내외에 공개되어 화제가 되었다. ‘분청사기(粉靑沙器)의 대가’ ‘세계 도예의 거장’ 윤광조. 그는 자유분방한 감성을 표현한 조선의 분청사기를 오늘날 K-문화, 한국예술의 글로벌리즘으로 완성했다는 평을 받는다. 9월 3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프리즈 서울’(Frieze Seoul)에 국내 정상의 화랑 가나아트 초대전에 참여하기 위해 출품작을 포장하는 그의 작업실을 찾았다. 최순우·장욱진 화백 지도로 ‘분청’ 입문 觀·律·心經 등 주제 10년마다 연작 시리즈 참선 후에 물레 버리고 圓→角·面 변용 불심·자연·우주 관통하는 예술 세계 전념 美 필라델피아·시애틀·버밍햄갤러리 등 세계 최고 갤러리·유명공간에 작품 전시 9월 국내 정상 화랑 가나아트서 초대전 □국제무대서 더 잘 알려진 도예가 윤광조 회갈색 태토(胎土) 위에 백토로 표면을 마무리하는 분청사기는 청자에서 백자로 넘어가는 우리나라 고유의 도자 양식이다. 15세기 도자기를 대표하는 분청사기는 상감, 인화, 박지(양각), 조화(음각), 덤벙, 귀얄문양 등 다양한 표현방식으로 일반 서민들은 물론 왕실에서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그 영광은 뒤이어 등장한 백자에 밀려 한낱 사금파리로 지층 속에 묻히고 말았다. 500년 세월이 흐르도록 박물관 수장고 한쪽 구석에서 잠자던 분청사기를 뉴욕 한복판에 내놓아 오늘날 한국 도자사를 새로 쓰게 한 아티스트 윤광조. 그가 1994년부터 둥지를 틀고 있는 경주 안강 ‘바람골’은 전세계 도예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윤광조의 성취는 세계 유수 갤러리의 초대전과 국내외 유명 공간에 포진해 있는 작품들이 증명해준다. 그는 1982, 83년 한미, 한불·한독 수교 100주년 기념 ‘한국현대도예전’에 참가 하면서 세계적인 화랑들로부터 주목을 받게 된다. 이를 계기로 2002년 프랑스 가나-보부르화랑으로부터 첫 초대를 받는다. 이듬해에는 동양 예술가로는 처음으로 세계 최상급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기획전을 갖는 한편, 독보적인 도예 전문 화랑인 영국 베쏭갤러리, 미국의 각 대학 갤러리 등에서 잇따라 기획전을 열어 세계 유명 예술가 반열에 이름을 올린다. 해외 초대전에서는 필라델피아 미술관이 그의 ‘심경’(心經)을 8만9500달러(한화 약 1억5백만 원)에 소장한 데 이어, 빌 게이츠 어머니가 운영하는 시애틀미술관도 구입에 나서 윤광조는 ‘흙을 보석으로 빚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한다. 이를 시작으로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아트, 브리티시 뮤지엄, 로열 뮤지엄, 매리어몬트, 스미소니언 내셔널 뮤지엄 등 정상급 갤러리들이 그의 작품을 앞다투어 전시하게 된다. □“도자기는 꼭 둥글어야 하나” 물레 탈피 윤광조에게 분청사기는 운명이었다. 작품에서 보이는 큰 두 흐름, ‘자유’와 ‘자연’이 그의 이력과 겹치는 것에서 확인할 수 있다. 1946년 함북 함흥에서 완고한 집안 막내아들로 태어난 그는 ‘속박’에 못 견뎌 고등학교를 마치고 가출했다. 자유를 찾아 방황하다가 미국으로 이민 간 형의 권유로 홍익대학교 공예과에 입학해서 도자기를 전공하게 된다. 윤광조는 대학 2학년 때 분청사기 도록을 보고 첫눈에 반한 후, 대학 4학년 때 동아공예대전(동아일보사 주관)에 ‘분청 문방구 세트’를 출품하여 대상을 거머쥔다. 수상을 계기로 ‘전통의 현대화’에 고심한 결과, 이미 2002년 호암갤러리(서울) ‘분청사기 명품전Ⅱ:한국미의 원형을 찾아서’ 기획전에서, 현대 분청을 대표하는 작가로 주목받는다. 당시 호암갤러리는 별도 공간을 마련하여 공식적으로 ‘대가’라는 호칭을 붙여주면서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고 도자 아티스트임을 알린다. 2004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고, 2008년에는 경암학술상 예술부문에서 수상하기에 이른다. 명성에 걸맞게 과천 현대미술관과 서울공예박물관이 그의 작품을 전시하는 한편, 리움미술관(구 호암미술관)도 작품을 다수 소장하여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윤광조의 작품은 불교 색채가 강하다. ‘반야심경’(般若心經) ‘무심’(無心)은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테마다. 그에게 불교는 단순히 작품에 새기는 행위를 넘어 예술의 화두다. “1985년 작업이 꽉 막혀버리더라고요. 방황하다가 지리산 정각사에서 15일 간 4만 배 절을 하고 나니까 손에 꽉 잡히는 게 있어요. ‘물레를 안 돌리면 어떤가, 꼭 도자기는 둥글어야 하나?’ 화가들이 구상, 추상을 넘나들듯 4만 배 끝에 물레를 버렸어요. 태토를 쌓아 올려서 각(角)을 세우고, 두드려 붙여 면(面)을 만들면서 과감하게 원(圓)의 굴레에서 벗어난 거죠.” □전통-자연 현대-자유 세계적 보편성 획득 그의 작품이 세계성을 획득하기까지는 불심(佛心)에 더해 또 하나 비결이 있다. 조선시대 분청사기를 보면 도공들이 표면을 장식하고자 밑그림을 그린 흔적은 없다. 옛 도공과 달리, 윤광조는 내적 심상(心象)을 밖으로 표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스케치한다. 윤광조는 입버릇처럼 말한다. “전통은 눈에 보이는 어떤 양식을 말하기보다, 오랜 세월 한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화양상을 관통하는 하나의 정신적 공감대”라고. 그런 만큼 그의 예술표현은 ‘공감대’의 찰나를 포착하여 형상화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있다. 이처럼 확고한 예술철학이 저류(底流)로 흐르기 때문에 그의 분청사기가 세계인의 심성에 자연스레 스밀 수 있었던 것이다. 윤광조가 나름 예술적 토대를 세우기까지는 큰 두 스승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그를 이끈 두 스승은 최순우 전 국립박물관장과 장욱진 화백. 윤광조는 육군사관학교 박물관에서 사병으로 근무하던 시절부터 최순우 관장의 제자를 자청하여 가르침을 받았다. 최순우 전 관장은 윤광조가 30대에 신세계미술관 초대전을 열 수 있도록 뒷바라지 해주는가 하면, 첫 공방을 지었을 때 ‘급월당’(汲月堂)이란 호를 내려주기도 한다. 장욱진 화백은 직접 윤광조의 전시장을 찾아 연적 등 문방구를 구입하면서 인연을 맺는다. 사제의 연을 맺은 두 사람은 현대화랑에서 ‘장욱진-윤광조 도화합작전’을 열어 30분 만에 매진되는 기염을 토한다. 이후 한평생 예술의 길을 이끌어주는 버팀목이 되었다. 두 스승에게서 전통과 우리 것, 그리고 예술적 감성을 내림 받은 윤광조의 조형 언어는 거의 10년마다 독특한 연작(連作)과 시리즈로 나타난다. 1970년대 입문기에는 ‘지월’(池月) ‘조화’ ‘산중생활’ 같은 자연 언어가 강조되고, 80년대 와서는 ‘관’(觀) ‘율’(律) ‘정’(定)처럼 관념, 추상에 몰입한다. 90년대 들어오면 기존의 관념 세계에 더해 ‘심경’(心經) ‘월인천’ 같은 경전 작품에도 몰두한다. □“하늘의 별에도 가닿을 듯한 기분” 극찬 조선 전기의 분청이 거칠지만 소박하고, 자유분방한 장식성을 특징으로 한다면, 윤광조는 이 기법을 단순 복원에 그치지 않고 현대인의 미감(美感)에 맞게 변형 발전시켰다. 경륜을 쌓아가면서, 그는 전통 도예의 정체성 위에, 세계 무대에도 경쟁력 있는 ‘글로벌 도자 언어’를 만들어나갈 수 있었다. 삶에 대한 회의로 큰 홍역을 치렀던 2000년대 들어와 그는 ‘Chaos’(혼돈) ‘New’ ‘산중일기’ 시리즈, ‘산동’(山動) 같은 연작들을 쏟아내게 된다. 특히 ‘산동’ 시리즈의 경우, 어느 날 그가 작업실에 앉았는데, 산이 움직여 성큼 한발 앞으로 다가서는 것을 느꼈다. 그와 같은 살아있는 감각을 광폭의 스펙트럼으로 섬세하게 구현해 거장다운 면모를 보여준다. 윤광조 분청사기가 서양인들도 공감하는 ‘자유의 언어’와 ‘자연의 형태’를 획득하기까지는 브랑쿠시(Constantin Brancusi, 1876~1957), 앙리 루소(Henri Rousseau, 1844~1910)에게서 힘입은 바 크다. 윤광조는 2003년 미국 시애틀 미술관 ‘마운틴 드림’ 초대전 때, 3개월간 매일 아침 브랑쿠시 전용관에 들러 30분 정도 명상하듯 작품 감상을 했다. 또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를 보고 눈물을 흘리자 미술관 경비원이 다가와 “I understend you(이해할 수 있어)”라면서 그의 어깨를 토닥거려준 감동은 잊지 못한다. 미국의 저명한 평론가 버트 워서맨(Burt Wasseman)은 “인간의 기질 안에는 하늘에 걸린 별에 가 닿고파 하는 무언가가 있다. 윤광조의 예술은 하늘의 별에도 가닿을 수 있을 듯한 기분을 선사하는 것”이라고 극찬했다. 윤광조, 그는 오늘도 경주 바람골에서 짚 뭉치로 앞산을 그리고, 꼬챙이로 반야심경을 새긴다. 그러면서 평론가 필립 루이스(Philip Lewis)의 표현대로 천진한 웃음을 머금고 세계를 향해 권한다. “분청 한잔 하시죠.”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8-21
포항시가 반세기 넘게 지역경제를 지탱해온 철강산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신산업 중심 도시’로의 전환에 본격 나섰다. 2025년을 ‘산업·도시 대개편 원년’으로 선포한 포항시는 이차전지·수소·AI(인공지능)를 축으로 한 혁신 삼각축과 관광·사회적경제를 아우르는 다층적 정책을 병행하며 위기 돌파에 나서고 있다. 산업구조 다변화와 도시 공간 재편,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경제 활성화가 맞물려 ‘산업도시에서 미래도시’로 전환하는 ‘포항 르네상스’의 청사진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포항시, 이차전지·수소·AI·관광·사회적경제 ‘5각 혁신축’ 가동 산업 다양화·도시공간 재편·일자리 등 지속적 산업생태계 구축 관광·문화 도시브랜드 재창조… 혁신·재생 결합, 성장기반 강화 △ ‘신산업 드라이브’로 포항 경제 새판 짠다 포항시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산업전환 1축은 이차전지와 수소산업이다. 배터리 핵심 소재부터 생산, 리사이클링까지 전주기 생태계를 구축하며 ‘배터리 허브’로 도약을 노리고 있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 등 국내 대표 배터리 소재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고, ‘포항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자유특구’ 2단계 실증사업을 통해 배터리 해체·금속 회수 기술 고도화가 추진되고 있다. 수소산업은 ‘그린 수소 경제권’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항시는 블루밸리국가산단을 중심으로 수소환원제철, 수소연료전지 실증, 수소모빌리티 인프라 구축을 집중 지원해 생산-저장-활용의 수소 클러스터 완성을 서두른다. 친환경 에너지 전환 시대를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 철강산단 스마트화·AI 융합도시 조성 기존 철강산단도 ‘산단 대개조’ 사업을 통해 친환경·저탄소 기반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고로 중심의 전통적 생산 방식을 에너지 고효율 설비와 스마트 물류 플랫폼, 폐열 회수 인프라 등으로 혁신해 ‘탄소중립 선도 산단’ 시범지구로 지정받았다. 이에 맞춰 철강 생산 공정의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된다. 포항시는 AI 가속기센터를 중심으로 지역 대학, 연구기관, 기업이 연계한 민관협력 모델을 구축해 AI 융합도시로의 도약을 추진 중이다. 생성형 AI 행정시스템 시범 적용, 데이터 산업 인프라 조성, 청년 인재 육성 체계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텍·한동대·포항테크노파크 등이 AI 창업 거점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디지털 전환의 핵심 동력이 되고 있다. △ 해양관광·문화산업으로 도시 브랜드 리모델링 포항은 해양관광 인프라 확충으로 도시 브랜드 재구축에도 힘쓴다. 18년 만에 재개장한 송도해수욕장을 단순한 관광지 복원 차원이 아니라 해상 짚라인, 야간 경관 조명, 지역상권 연계 프로그램을 가미해 체류형 해양관광 거점으로 탈바꿈시킨다. 영일대해변과 운하 관광, 영일만항 해양레저복합단지 조성도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또 호미반도를 중심으로 복합 관광레저타운의 조성계획도 차질없이 순항중에 있다. MICE 산업 육성에도 속도를 낸다.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는 대규모 국제행사 유치의 핵심 거점으로, 유엔기후변화 글로벌 혁신허브 등 굵직한 행사를 유치할 발판으로 활용된다. 원도심 재생과 연계한 철길숲, 중앙상가 등 관광 콘텐츠도 ‘100년 도시 설계’의 주요 축으로 자리 잡았다. △ ‘일자리 창출’과 ‘사람 중심’ 정책 집중 포항시는 2025년 일자리 창출 실행계획에 6000억원 이상을 투입, 3만 3800개 일자리 마련을 목표로 한다. 신산업 분야 전문인력 양성, 청년·여성·신중년 등 계층별 맞춤형 일자리 확대, 디지털 직업훈련 체계 정비 등이 주요 전략이다. 특히 청년 창업 활성화에 주력한다. 청년창업LAB, 포항청춘센터 등 인프라를 활용해 단계별 취·창업 지원을 강화하고 ‘로컬솔루션 프로젝트’, ‘일자리공감페이’ 등으로 청년의 지역 정착을 유도한다. 일자리종합센터, 자투리시간 거래소 운영, 연례 취업박람회 개최 등 고용 매칭 플랫폼 구축도 병행해 정책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 △ 사회적경제 자립 생태계 구축 본격화 포항시는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위한 조직 육성, 시민 참여 확대, 실무 역량 강화 등 3대 전략과제를 중심으로 새 계획을 수립했다. 정부가 직접지원에서 간접지원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상황에 발맞춰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2025년 추진계획에는 전문교육, 컨설팅, 사회적기업 네트워크 활성화 프로그램이 포함된다. 국비 확보와 공공기관 협업 강화를 위한 모니터링 체계도 별도 구축한다.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정책 핵심 과제로 선정한 만큼 국비 연계 사업과 공공기관 협업사업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 ‘규제자유특구 2.0’·APEC 연계 글로벌 도약 모색 포항시는 배터리 리사이클링과 이차전지 소재 실증 R&D의 질적 고도화를 위한 ‘규제자유특구 2.0’을 추진 중이다. 2025년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지역발전 기회로 삼아 글로벌 투자 유치에도 박차를 가한다. 바이오 특화단지, 포스텍 의과대학 설립, 스마트 병원 건립 등 의료·바이오 산업 기반도 조성 중이다. 전국 최초 민관 상생형 소상공인 금융지원 모델도 시범 시행하며 사회적·경제적 포용성을 확대한다. 청년친화도시 지정, 대학·기업 연계형 청년고용 플랫폼 확충 등도 인재 기반 구축의 주요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단기 일자리에서 장기 생태계로의 전환을 꾀한다. △ 전문가들 “포항은 지방혁신 실험장” 산업구조는 철강에서 이차전지·수소·AI 등으로 다변화되고 도시공간은 관광·문화·정주 인프라로 재편되고 있다. 정책 집행도 시민 중심 일자리와 사회적경제에 집중돼 ‘산업도시 탈피→미래복합도시’ 전환 전략이 구체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포항은 단순한 산업 다각화가 아닌 지방혁신의 실험장”이라고 평가한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철강의 도시를 넘어 미래도시로 도약하겠다”며 “산업전환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실현해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 ‘철강산업 위기 극복’ 특별법 청원 열기 확산 포항상공회의소 나주영 회장은 지난 7월 ‘철강산업 지원특별법 제정’ 청원을 제안해 약 열흘 만에 7000명 이상 동의를 얻었다. 이 법은 급변하는 통상환경과 탄소중립 압박에 직면한 철강산업을 맞춤형으로 지원하기 위한 제도적 대전환을 요구한다. 나 회장은 “철강산업은 국가경제 기반산업으로, 친환경·디지털 전환에 천문학적 투자와 장기 인내가 필요하다”며 “특별법은 산업 붕괴를 막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긍정적 검토 의사를 밝혔다. 철강산업은 국가 제조업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20%를 차지한다. 친환경 전환 없이는 국가 탄소중립 목표 달성이 불가능하며, 철강 경쟁력 약화는 산업기반 붕괴로 직결된다. 특별법 제정은 산업과 지역의 동반 전환을 위한 국가 의지의 상징이라는 평가다. 포항시는 전방위적 혁신 전략을 통해 산업 위기와 도시 쇠퇴의 벽을 넘고 있다. 신산업 육성, 도시 재생, 일자리 창출, 사회적경제 활성화, 국제화 전략이 맞물려 지역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준비하는 중이다. 철강도시의 틀을 깨고 ‘미래도시 포항’으로 거듭나는 변화의 흐름이 주목된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8-18
스틸데일리는 지난 7월 포항철강산업단지 입주 기업과 관계 기관을 찾아, 지역 철강업계가 직면한 현안과 포항시·정부에 바라는 점이 무엇인지 청취했다. 관리공단과 포항시청, 그리고 스크랩·봉형강·판재·스테인리스·강관 등 다양한 철강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가동률 하락·유휴부지 방치 심각 수십억대 환경 관리 투자비 부담 철강 부진 인근 상권 침체로 직결 공단 전체 국가산단 승격 필요성 통상 공동 대응·수출 시장 다변화 △ 포항철강산단, 347개 공장 및 1.5만 명 근로자 근무 포항철강산업단지 관리공단(이사장 전익현, 이하 ‘철강공단’)은 산업 단지의 효율적인 관리·운영과 입주 기업체들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업무 수행으로 국가와 지방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포항철강산업단지(이하 ‘철강산단’)의 총 면적은 약 1318만㎡(약 400만 평)로, 347개 공장과 1만4900여 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는 ‘대한민국 철강 산업의 심장’이다. 철강공단 운영에는 포항시의 철강 대기업·관련 업체가 참여한다. 현재 17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를 두고 있으며, 당연직 이사 3명(경북도 공항투자본부장·포항시 부시장·포스코 포항제철소)을 비롯해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14명의 비상임이사가 참여한다. 감사는 성진철강과 조선내화가 맡고 있다. 단지는 1~4단지와 청림지구로 구성되며, 2단지가 4005천㎡(104개 사 입주)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이어 1단지(3930천㎡, 74개 사), 3단지(2612천㎡, 75개 사), 4단지(2047천㎡, 98개 사), 청림지구(589천㎡, 4개 사) 순이다. △ 가동률 저하·유휴 부지 확산…환경·법적 제약까지 최근 철강산단은 철강 경기 둔화, 환경 규제, 통상 리스크 등 복합적인 압박에 직면했다. 철강산단은 반세기 동안 지역 경제의 근간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가동률 저하와 업체 폐업 등 구조적 어려움이 가시화되고 있다. 먼저, 가동률 하락과 유휴 부지 확산이 심각한 상태다. 단지 내 철강 업체들의 평균 가동률은 60~70%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폐업이나 휴업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대형 부지마저 장기간 비어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이러한 여파는 협력업체를 비롯해 물류·서비스업 등 연관 산업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환경 관리 부담도 크다. 오염 저감 설비, 오염수 재활용, 완충 조류 설치 등의 개선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수십억 원대에 달하는 초기 투자비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개별 중소·중견기업이 자체적으로 설비 투자와 인력 확충을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다음은 국가산업단지 지위의 불균형 문제다. 일부 단지만 국가산업단지로 지정돼 세제 혜택과 각종 지원을 받고 있지만, 나머지 단지는 일반 산업단지로 분류돼 지원에서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 단지를 국가산단으로 승격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스마트화 참여의 장벽도 존재한다. 철강산단에서는 스마트 물류 플랫폼, 에너지 관리 시스템, 안전 모니터링 등이 일부 추진되고 있지만, 영세 기업은 초기 투자 부담으로 참여율이 낮은 상태다. 현장에서는 공동 물류창고, 스팀·압축공기 공동 공급 등 기반 인프라를 우선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 철강산단 입주 기업들의 외침 “교통·주거·통상…현실적 지원 절실” 철강산단 입주 기업과 상권 관계자들은 교통·주거 인프라, 통상 대응, 설비 투자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교통·주거 인프라 개선 요구가 나왔다. 강관 제조업체 A사는 산단에 입주한 기업들이 직원들의 출퇴근 편의를 위해 현재 버스 노선과 정거장 확대, 직원들의 포항 거주 유도를 위한 6개월~1년 단위 주거 지원 혜택 도입을 요청했다. A사 관계자는 “교통과 주거가 개선되어야 인력 확보가 수월해지고 현장 안정성이 높아진다”라고 힘주어 설명했다. 통상 대응력 강화도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또 다른 강관 제조업체 B사는 미국의 50% 고율 철강 관세로 미국으로의 강관 수출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고율 관세가 사실상 미국 내 생산을 강제해 국내 제조업 기반을 흔들고 있으며, 정부의 대미 협상력이 불충분하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B사 관계자는 “강관 수출의 경우 하반기에 집중되는 업계 특성상 주 52시간 제도의 유연성 확대 없이는 수출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라고 호소했다. 철 스크랩 업체 C사 관계자는 “포항 철강 업계는 포스코 중심으로 경기 둔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으며, 이로 인한 제조업 가동률 하락·스크랩 발생량 급감·건설 수요 부진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작동 중”이라며 “업종을 막론하고 포항 내 산업 분위기 반전이 예상되지 않는다”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D사 관계자는 “외국산 고효율 설비를 도입할 때 정부의 R&D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되는 상황이 있어 개선될 필요가 있으며, 국내 개발 장비만 지원 대상이기 때문에 현실과 동떨어진 부분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탄소중립 목표와 연계해 전력 절감, 탄소 저감 설비 도입 등은 기업만의 책임이 아닌 정부와의 공동 대응할 필요가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포항 철강 업계의 어려움이 장기화되면서, 포항시 소재 소상공인의 매출 타격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철강산단의 침체가 인근 상권 침체로 곧장 연결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로 철강공단내 한 카페 운영자는 “최근 1년 새 매출이 약 30% 감소했으며, 철강사 직원들의 회식과 미팅이 감소하면서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소상공인들은 포항시가 철강 대기업과 협력 업체뿐만 아니라, 2·3차 공급망과 자영자들까지 모두를 살리는 정책을 정부·지자체가 함께 고민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 포항시 “철강·2차전지 동반 성장, 산업 다변화 추진” 포항시는 철강과 2차전지 산업의 동반 침체로 지역 경제의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 지난 7월 ‘철강산업 선제 위기대응 지역’ 지정 신청을 완료했고, 9월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산업 다변화 전략으로 ‘3+1’ 전략을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항시는 기존 철강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산업 다변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3+1 전략으로써 우선적으로 ‘2차전지, 바이오, 수소’를 육성하고, 그 외 마이스(MICE) 산업을 발전시킬 방침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포항시는 전시·컨벤션센터 1단계 공사를 진행 중(북구 영일대 인근, 2027년 초 준공 목표)으로, 향후 다보스포럼처럼 탄소중립·녹색성장 중심의 세계적 행사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언급했다. 또 탄소 중립 및 녹색 성장 목표에 한발 더 다가가기 위해 수소·2차전지·철강 산업의 연결 구조를 강화하는 동시에,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에 발맞춰 포항시 차원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밖에도 포항시는 바이오산업과 관련된 인프라는 시 차원에서 갖춰져 있는 반면에 임상·의사 및 과학자 숫자가 부족해 추후에는 대형 제약사와의 협업을 활성화할 방침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로써 포항을 ‘수소 시대의 선도 도시’, ‘녹색 성장 중심지’, ‘철강 기술의 메카’로 육성한다는 비전을 밝혔다. △ 포항의 심장을 다시 뛰게 할 ‘삼각축’ 포항 철강산업의 회복을 위해 철강업계는 다섯 가지 우선 과제를 제시했다. 먼저, 포항철강산업단지의 국가산단 승격이다. 포항철강산업단지 전 구역을 국가산업단지로 지정해 세제·재정 지원을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산업 경쟁력과 지역 일자리 창출 기회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둘째, 환경 인프라에 대한 국비 지원이다. 폐수 처리, 오염 저감, 재활용 설비 등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안정적인 국가 예산을 투입해 기업들의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셋째, 공동 물류·에너지 인프라 구축이다. 물류창고, 스팀·압축공기 공급망 등 공동 인프라를 마련해 영세 철강기업들의 스마트화 참여를 촉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넷째, 통상 공동 대응 채널 운영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 등 통상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업계·협회가 함께하는 공동 대응 체계를 마련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출 시장 다변화를 병행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탄력 근무제 도입 논의다. 계절별 수요 변동과 수출 집중 시기에 맞춰 노사 간 탄력적 근무제를 도입해 생산 대응력을 높여야 한다는 제안이다. 철강업계는 이러한 법·재정·민관 협력의 삼각축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포항이 다시 ‘대한민국 철강의 심장’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포항시가 처한 현재의 복합 위기는 구조 전환의 기회가 될 수 있으며, 정부·지자체·기업이 속도감 있게 협력할 때 지역 산업 생태계는 회복 탄력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화에서는 포항철강산단의 현실 진단을 바탕으로, 포항 내 철강사들이 어떤 전략과 청사진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살펴본다. /스틸데일리 이명화 기자(lmh@steelnsteel.co.kr)·곽단야 기자(ykd230614@steelnsteel.co.kr)
2025-08-17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초강경 관세 정책이 재개되면서 한국 철강산업의 심장인 포항이 정면 충격을 받고 있다. 철강 일변도의 산업 구조에 글로벌 무역 질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장기 침체에 빠진 포항 경제의 ‘시계’가 멈춰가고 있다. 이번 특집은 경북매일신문과 철강전문지 스틸데일리가 공동으로 철강산업의 심장, 포항의 현재를 진단하고 희망과 미래를 조망해보기 위해 3회에 걸친 기획특집을 마련했다. 1편 ‘포항의 현실을 직시하다’에서는 철강 침체가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하고, 2편 ‘돌파구를 찾는 사람들’에서는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는 기업과 정책을 조명한다. 마지막 3편 ‘희망과 비전을 말하다’에서는 지역 지도자와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포항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전한다. <편집자 주> 1970년대 발전 이끈 ‘산업의 쌀’ 美 관세·中 경쟁 등 외부에 ‘취약’ 포항 산단, 10년 새 12.8% ‘생산 ↓’ 지역 유일 ‘석유화학’만 성장 기록 산업침체 따른 인구감소 변화 심화 철강 외 산업 육성·구조 전환 필요 △10년 역성장···‘철강 중심’의 구조적 취약성 노출 1970년대 고도성장기, ‘산업의 쌀’이라 불린 철강을 공급하며 한국 제조업을 이끌어온 포항은 지난 10년간 생산·고용·수출 모든 분야에서 역성장을 거듭했다. 특히 올해 들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전보다 더 강도 높은 관세 정책을 시행하면서 타격은 더욱 심각해졌다. 이번 관세 조치는 특정 품목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철강제품에 일률적으로 적용된다.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포항 지역 기업들은 수출 단가 경쟁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더구나 국내 판매마저 저가 중국산 철강재 공세로 잠식되고 있어 ‘내수·수출 이중 압박’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조강 생산량은 2014년 1640만t에서 2024년 1339만6000t으로 18.3% 감소했다. 연평균 감소율 -1.8%다. 설비 노후화와 재해(2022년 태풍 힌남노), 다품종 소량생산 전략 등 구조적 요인에 더해, 중국산 제품의 글로벌 시장 잠식이 생산 위축을 가속했다. 이는 단순한 경기 변동이 아닌, 산업 경쟁력의 체질적 약화를 시사한다. △산업단지 전반 침체···유일한 예외 ‘석유화학’ 포항철강산업단지 총생산액은 같은 기간 17조590억원에서 14조8810억원으로 12.8% 감소했다. 1차금속(-10.5%), 조립금속(-24.4%), 비철금속(-40.3%), 기타업종(-27.5%) 모두 줄었고, 석유화학만 45.2% 늘었다. 하지만 석유화학의 규모는 전체 산업단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 회복 모멘텀을 만들기엔 역부족이다. 이 같은 업종별 편차는 포항 산업구조가 특정 품목에 과도하게 집중돼 있다는 신호다. 1차금속의 부진이 곧바로 전체 생산 감소로 이어지는 ‘원-포인트 취약성’이 드러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 구조를 방치할 경우, 향후 글로벌 경기 변동이나 무역 규제 강화 시 포항 경제가 더욱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수출 부진···시장 점유율 하락 가속 산업단지 수출액은 2014년 43억9900만달러에서 2024년 33억5000만달러로 23.8% 감소했다. 주력 품목인 1차금속이 24.8% 줄어든 영향이 컸다. 석유화학 수출은 같은 기간 97% 늘었지만 절대규모가 작아 전체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포항시 전체 수출액 역시 114억2100만달러에서 92억3300만달러로 19.2% 줄었다. 반면 수입은 4.1% 증가에 그쳤다. 이는 수출시장에서의 경쟁력 약화와 글로벌 수요 둔화가 동시에 작용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철강제품의 대체재가 늘고, 국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포항산 철강재의 가격·품질 경쟁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늘고 있다. △고용·소비 위축···인구 구조 악화 산업 침체는 곧바로 지역 고용·소비 위축으로 이어졌다. 포항의 주택 매매 건수는 2014년 1만2057건에서 2024년 7350건으로 연평균 4.4% 감소했다. 내수 기반이 약화하면서 지역 상권의 활력도 떨어지고 있다. 그나마 지역내 내수 기반이 취약하더라도 외부로부터의 관광 등 유동인구가 늘어나면 다소 이를 보완 내지는 완충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포항 도심지의 핫플레이스로 초기에 관심이 컸던 포항운하 방문객수는 2014년 연간 43만1459명이 방문했었으나 2024년에는 89.1%가 감소한 7만7958명으로 쪼그라들었다. 포항운하크루즈의 탑승객수 역시 2014년 13만5052명이었으나 10년이 지나는 동안 55.9%가 줄어든 5만9596명에 그치고 있다. 이는 지역 관광산업에 있어서도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이를 통한 여타 관광유관산업으로 시너지효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결과로 풀이된다. 인구 감소세는 뚜렷하다. 2014년 52만4276명이던 포항 인구는 2024년 49만9352명으로 2만4924명 줄었다. 내국인 인구는 2만7787명 감소했고, 외국인 인구가 2863명 증가해 일부 감소폭을 상쇄했다. 지역별로 보면, 남구는 10년간 2만5704명이 줄었고 북구는 780명 늘었다. 북구의 경우 인구 변동이 거의 없었던 이유는 남구를 포함한 동지역 등에서 그동안 흥해읍과 장량동 등을 중심으로 대규모 아파트분양이 이루어지면서 지역내 인구이동이 일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구의 경우에도 흥해·장량동 등 신규 주거지 개발로 해당 지역 인구는 늘어났지만 중앙동, 죽도동, 용흥동과 같은 도심의 ‘동’ 지역은 모두 인구가 감소했다. 이러한 결과는 결과적으로 전통시장인 죽도시장이나 중앙상가와 같은 도심 상권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실제 부동산통계정보(R-One)에 따르면 포항 중앙동의 2024년 3분기 집합상가 공실률은 32.45%에서 올해 2분기 39.08%로, 소규모상가도 같은 기간 16.32%에서 18.95%로 심각한 상태로 빈 점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남구의 인구 유출은 철강산업 위축에 따른 타지역 전출이 주된 원인으로 해석된다. 이는 단순한 인구통계 변화가 아니라 지역 소비·교육·의료 인프라 전반의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철강만으론 생존 불가···산업 다변화 시급” 전문가들은 포항이 철강 의존도를 줄이고 2차전지 소재, 고부가 기계부품 등 신성장 산업으로 수출 구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산업 다변화 과정에서 기존 철강 생태계와의 연계, 인력 재교육, 투자 유치 등 상당한 과제가 뒤따른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중장기 로드맵과 재정·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다. 인구 유출 억제와 생활 인프라 확충, 고급 일자리 창출을 통한 청년층 정착 유도도 병행돼야 한다. 산업과 도시 구조를 동시에 개편하지 않으면, 철강산업 회복만으로는 포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경고다. 포항은 지금, 철강산업 재도약과 신성장 산업 육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선택의 순간에 서 있다. 이를 놓친다면 포항의 미래 성장곡선은 다시 반등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음화에서는 이러한 포항경제의 현실 진단을 기반으로 지역내 각 경제주체가 어떠한 방향으로 새로운 미래 포항 경제를 가꾸어 나갈 것인지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관계 맺기, 영화 보기, 외출하기에서부터 검정고시 도전, 바리스타 등 자격증 따기···. 고립·은둔 청소년과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것들이다. 이들이 단절했던 세상과 다시 연결해주는 ‘멘토’가 있는데, ‘포항시청소년재단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이하 포항시 꿈드림)다. 포항시 꿈드림이 지난해 8월 마련한 대학 입시설명회의 풍경은 여느 설명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교복 대신 편안한 옷에 검정고시 성적표를 손에 쥔 청소년들이 자리를 가득 채웠다. 입시 전략 특강에 나선 강사가 “검정고시 성적으로도 수시 전형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알리자 청소년들의 표정은 호기심에서 설렘으로 바뀌었다. 막연하기만 했던 ‘대학’이라는 단어가 현실로 다가오는 순간이어서다. 교재부터 단계별 검정고시 준비… 합격 이후 대입설명회·컨설팅·개별 진로 상담 지난해 포토샵·바리스타·베이킹 등 자격증 취득 32명·직업훈련 연계 17명 성과 ‘카페데이’ ‘무비데이’ 등 진행하며 고립·은둔 청소년’ 과 지속적 연결고리 만들어 상담 부스에서는 20여 곳의 대구 ·경북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이 검정고시 성적표를 토대로 학과별 특성과 입시 지원 전략을 친절하게 설명했다. 인터넷 검색만으로는 얻을 수 없었던 생생한 정보를 접할 절호의 기회였다. 신모양(18)은 “상담을 통해 막연하기만 했던 대학 입학 도전이라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라면서 “덩달아 향후 진로도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포항시 꿈드림 관계자는 “입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은 아이들에게 ‘너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줄 수 있었다”라면서 “올해도 8월 중에 2026학년도 입시설명회를 열겠다“고 전했다. 포항시 꿈드림은 검정고시 준비부터 도와준다. 인터넷 강의와 교재 지원에서부터 대면·비대면 멘토링, 모의고사와 오답 풀이까지 단계별로 체계적으로 돕는다. 합격한 이후에는 대학 입시설명회, 컨설팅, 개별 진로 상담도 해준다. 올해 제1회 검정고시에서 초졸 5명, 중졸 17명, 고졸 68명 등 90명이 합격증을 받았다. 지난해 같은 회차 대비 12.5% 늘었다. 지난해 전체로는 검정고시 합격자 131명, 대학 진학자 30명, 정규·대안학교 복귀자 4명이라는 성과도 냈다. 포항시 꿈드림 관계자는 “낯을 가리거나 불안해하면서 좀처럼 마음을 열지 못했던 학교 밖 청소년들이 꾸준한 격려와 상담을 거치면서 점차 마음을 열고 검정고시 공부를 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면서 “공부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합격 통지서를 직접 손에 들고 자부심을 느끼는 아이들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포항시 꿈드림은 포토샵(GTQ), 바리스타, 베이킹 등 자격증 취득도 돕는다. 경북도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경북꿈드림)가 주관하는 ‘직업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통해 1단계 진로상담부터 4단계 인턴십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국민취업지원제도나 내일배움카드와 연계해 심화 과정으로 나아간다. 지난해 자격증 취득 청소년은 32명, 직업훈련 연계는 17명이다. 문화·관계 체험도 다양하다. 올해는 경주월드 수학여행(20명), 계명아트센터 뮤지컬 관람(11명), 영일대 인근 서바이벌 게임과 문화관광(10명) 등을 진행했는데, 새로운 경험과 또래 관계 형성이라는 성장의 자양분을 얻었다. 건강 유지 비법도 가르쳐준다. 9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을 대상으로 3년 주기의 건강검진을 해준다. 지난해 35명이 검진을 받았는데,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위기청소년 특별지원사업과 연계해 치료까지 해준다. 포항시 꿈드림의 손길은 세상과 한 걸음 떨어진 고립·은둔 청소년에게도 닿는다. 포항에는 2023년 기준 431명의 학교 밖 청소년이 있고, 이 가운데 70~80명은 연락조차 끊긴 ‘고립·은둔 청소년’으로 분류된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대상자로 관리하는 청소년은 29명이다. 전국적으로는 고립·은둔 청소년이 14만 명에 달한다. 통계청 사회조사를 보면, 사회적 고립 청소년 비율은 5.2%, 만 13~18세 인구 기준 13만 9913여 명이다. 보건복지부 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 4명 중 1명이 “10대부터 은둔 생활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고립·은둔 청소년‘과 연결 고리 만드는 것부터 쉽지 않다. 중고거래 플랫폼 광고, 행정복지센터, 클래스 상담교사, 청소년 밀집 지역 아웃리치 등으로 끊임 없이 연결 고리를 만든다. 더 중요한 것은 ‘관계 맺기’다. 고립·은둔 청소년과의 관계 형성은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는 데다 좀처럼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 방에 숨어 있는 경우 대면도 어렵다. 상담사들은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달 동안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찾아간다. ‘네가 필요할 때 언제든 나와도 된다’, ‘나는 늘 여기 있다’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한다. 청소년의 관심사를 찾아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간식을 반기는지, 어떤 활동에 흥미를 느끼는지 세심하게 살핀다. 맞춤형 홈키트를 건네면서 심리적 거리를 조금씩 좁히고, 말없이 곁을 지키기도 한다. 노력이 쌓이면 청소년은 조금씩 마음을 열어 처음엔 현관문을 열고, 시간이 지나면서 거실로 발걸음을 옮긴다. 상담사는 대화나 즉각적인 반응을 기대하지 않는다. 같은 공간에 조용히 함께 머무는 것 자체가 관계 형성의 시작이다. 거실에 익숙해진 이후에는 외출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카페 데이’다. 익숙하지 않은 외부 환경에 대한 불안을 줄이기 위해 사람이 적고 조용한 카페를 고른다. 처음에는 상담사가 음료를 대신 주문하고 다음 만남에는 청소년이 직접 주문하게 한다. 사회로 향하는 첫걸음이다. 외부 활동은 점차 확대된다. 단순히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적응을 위한 일종의 ‘리허설’이다. ‘무비 데이’는 부모와 함께 영화를 보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영화는 끊긴 가족의 대화를 다시 잇는 매개체가 된다. 버스를 타는 활동처럼 소소하지만, 일상적인 외출도 진행한다. 처음 가보는 장소, 처음 해보는 경험 속에서 청소년은 세상과 조금씩 연결되는 법을 배운다. 항상 순조롭게 관계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다시 문이 닫히고, 연락이 끊기는 일도 생긴다. 이럴 때 상담사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다시 문 앞에 선다. 이 꾸준함이 결국 마음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된다. 부모 상담도 필수다. 지친 부모가 자녀를 이해하고, 소통법을 배우기 시작하면 그 변화는 자연스럽게 청소년에게 전해진다. 부모가 변하면 청소년도 서서히 마음을 열고 상담에 응한다. 결국 가족의 변화가 청소년 회복의 중요한 출발점이 되는 셈이다. 포항시 꿈드림의 다양한 사업은 ‘고립·은둔 청소년 원스톱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시행한다. 지난해부터 전국 12개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으며, 경북에서는 포항이 유일하다. 지난해 포항시 꿈드림은 체험 키트 42명, 카페 데이 23명, 무비 데이 10명, 학습 지원 6명, 부모 교육 8명, 솔루션 협의회 9회를 진행했다. 유성재 센터장은 “청소년 복지는 단순히 보호가 아니라 자립으로 가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지도“라면서 ”관계의 끈을 놓지 말아야 이 아이들이 성인이 되어 스스로 설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이 있다면 언제든 센터의 문을 두드려 달라”고 당부했다.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08-07
‘새희망, 새울릉’ 향해, 남은 1년도 쉼 없이 달린다. 남한권 울릉군수는 민선 8기 3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군정 추진 성과를 갈무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역점사업을 점검하는 한편 부진하거나 미비한 사업을 개선해 남은 1년의 임기 동안 올바른 군정 방향을 견지하겠다고 밝혔다. 남 군수는 지난 2022년 7월 1일 ‘새희망! 새울릉!’을 군정 목표로 출범해 지난 3년간 섬이라서 불편한 점을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특히 정주여건 개선에 중점을 둔 정책들의 결실이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출범 초기 정주여건 개선에 초점 5년 주기로 ‘종합발전계획’ 수립 공보의 확보 3년 연속 전국 1위 관광 공모 선정 국비 100억 확보 울릉공항 28년 개항 목표로 ‘순항’ 1700억 들여 하수처리장도 추진 그중에서도 가장 큰 결실로 ‘울릉도 등 국토외곽 먼 섬 지원 특별법’ 제정을 꼽았다. 남 군수는 “먼 섬 지원 특별법은 당장 효과가 드러나지는 않더라도, 울릉도 개발의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며 “눈에 보이는 이익은 없지만, 이 법안이 주민들이 현금성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고, 섬에 사는 것이 행복과 즐거움으로 바뀌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주여건 개선과 인구 소멸 위기 극복, △지리적 고립성과 소외지역이라는 인식 탈피를 위한 최소한의 제도가 마련됐고, 5년 주기로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진할 초석도 다졌다고 밝혔다. 또한 육지와의 의료혜택 불평등 해소를 위해 동분서주한 결과, 3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공중보건의 16명을 배치했다. 여기에 더해 실력 있는 전문의 초빙과 응급환자 대응체계 강화를 위해 대구·경북 지역 8개 대학병원 및 대형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중증환자의 응급처치와 정확한 진단을 위한 전문의 확보가 가능해졌고, 보건의료원 내 미개설 진료과의 전문의 파견 등 세부사업을 추진하며 의료체계를 안정화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울릉도의 의료 환경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암 환자 조기 발견 빈도가 높아졌고, 가정의학과(내과) 전문의가 상주하고 있다. 울릉도 특유의 지형으로 인해 관절염 환자가 많은 점을 고려해 정형외과·통증의학과 전문의도 배치됐다. 안과 전문의도 상주하고 있으며, 특히 소아과 전문의까지 상주하는 등 의사 구하기가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전례 없는 수준의 의료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군민 만족도 역시 높아지고 있다. 울릉의 미래 먹을거리 산업인 관광 분야에서도 다양한 방향 모색이 이뤄졌다. 울릉군은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K-관광섬 육성 공모사업’에 선정돼 4년간 국비 100억 원을 확보하고, 사계절 체류형 관광산업 기반 조성을 본격화했다. 그 일환으로 △고아웃 하이킹 페스티벌 △솟솟클럽 △웰니스 요가 △야간 음악관광상품 등을 운영해 울릉 관광의 새로운 비전과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러한 시도는 천혜의 자연과 어우러진 콘텐츠를 통해 ‘울릉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점을 방증한 사례로 평가받았으며, 관광객 유입을 통한 숙박·외식업 등 관련 산업의 수익 창출로도 이어졌다. 이와 함께 생활물가 안정과 자영업자 지원을 통해 울릉군의 독립적 경제기반 강화에도 주력했다. 섬 지역 특성상 1차 원료와 가공품 등 대부분의 생필품이 해상 운송에 의존함에 따라, 물류비 부담으로 높아진 생계비를 낮추기 위한 정책에 집중했다. 울릉도의 고질적 문제였던 생필품, 가스, 등유 가격도 안정세를 보이고 있으며, 물가 모니터링과 지원체계 강화,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운영자금 지원 및 이차보전 사업도 확대했다. 울릉사랑상품권 유통기반을 정비하고 가맹점 확대를 추진해 지역경제 선순환 구조도 마련했다. 향후에는 지역소멸 대응기금을 활용해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을 보다 체계화할 방침이다. 지속가능한 울릉도 발전과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울릉공항을 비롯한 사회기반시설 확충에도 집중하고 있다. 군민들의 오랜 숙원인 울릉공항은 2028년 개항을 목표로 올해 케이슨 거치를 마쳤으며, 현재 약 6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또한 공항 부지 내에는 1700억 원 규모의 공공하수처리시설을 추진 중으로, 청정섬 울릉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활폐기물 소각시설 보강과 함께 남양·태하·천부 하수처리장도 개설돼 주민들의 정주환경이 개선됐으며, 주거환경 향상을 위한 섬 청년 보금자리, 울릉도 삶터 조성사업이 추진됐다. 올해 하반기에는 LPG 배관망 구축사업도 완료돼 준공을 앞두고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인식 아래 울릉의 미래를 위한 핵심축으로 보고 세대별·단계별 맞춤형 교육 정책도 확대하고 있다. 올해 6월 공식 출범한 인재육성재단을 통해 울릉고 학생들에게 △대학교 등록금 전액 △주거비 지원 △진로캠프 △어학연수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한동대학교와 연계해 글로벌그린 U시티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내년부터는 ‘울릉도 특별전형’이 신설돼 지역 학생 5명을 정원 외로 선발하게 된다. 지방소멸 대응기금을 적극 확보해 △문화센터 △도서관 △평생학습 등 전 생애 교육이 가능한 주민 주도형 학습 플랫폼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남 군수는 “남은 1년 동안 울릉공항 개항과 100만 관광객 시대를 대비한 8대 전략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교육·복지·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도 구체적인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울릉의 미래 번영을 위해 군민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합심해 나아가자”고 포부를 밝혔다. /김두한 기자 kimdh@kbmaeil.com
2025-08-06
‘산소카페’라는 별칭을 가진 청송군이 폭염과 폭우가 반복되는 무더운 여름철 최고의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 문화를 품은 힐링 관광지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이 청송군의 관련된 부연이다. 여름에도 꽁꽁 얼음이 어는 신비로운 계곡, 삼림욕이 가능한 울창한 숲, 고즈넉한 한옥에서의 웰니스, 건강을 더해주는 약수탕에 맛있는 음식까지…. 이 모든 걸 갖춘 청송군은 번잡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의 심신을 효과적으로 달래줄 최적의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아래에서 올 여름 가족·연인·친구와 함께 특별한 힐링 여행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청송군이 내세워 자랑할 수 있는 여름 관광지들을 간략하게 요약한다. 한여름에도 얼음 어는 ‘얼음골’ 웰니스 여행지 선정 ‘한바이소노’ 10리길 등산 순환로 청송휴양림 백자전시장서 도자기 제작 체험 여행 후엔 달기약수탕서 몸보신 ▲ 한여름에도 시원한 얼음골과 국립공원 주왕산 주왕산에서 영덕 옥계계곡 방면으로 가다 보면 시원한 인공폭포가 펼쳐지는 ‘얼음골’과 즐겁게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외부 기온이 32℃를 넘는 한여름에도 얼음이 얼고, 계곡물은 빙수처럼 차가운 것이 특징이다. 또한, 계단식으로 층층이 이어진 얼음골 계곡은 수심이 얕고 물이 맑아 아이들이 물놀이하기에 안성맞춤. 물고기 잡기, 다슬기 채집, 물장구, 발 담그기 등 다양한 놀이가 가능하며, 주변 곳곳엔 시원한 그늘이 많아 무더운 날씨에도 부담 없이 피서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특히 얼음골 내부는 바위로 둘러싸여 천연 에어컨이나 선풍기의 느낌을 준다. 실제로 내부에 들어가면 긴 팔 셔츠가 필요할 정도로 서늘하다. 이는 바위틈과 지하의 기류 차로 인해 발생하는 냉기 효과다. 아이들에게는 과학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특별한 체험이 될 수 있다. “얼음골 약수터에서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시며 몸과 마음을 식히는 순간, 진정한 여름 힐링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는 것이 청송군 관광 담당 공무원의 설명이다. 청송에 와서 주왕산을 가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당연지사 없다. 한국의 1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주왕산은 기암괴석과 수려한 계곡이 어우러진 관광지다. 탐방로를 따라 기암, 연화봉, 시루봉, 학소대 등 수많은 암봉과 절경이 펼쳐지고, 용추·절구·용연폭포 등이 한여름 더위를 식혀준다. 계곡을 따라 이어진 탐방로는 경사가 완만해 유모차를 끌고도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 그렇기에 가족 여행지로도 그저 그만이라는 게 다녀온 사람들의 한결같은 평라다. 특히 여름철엔 가을 단풍철보다 비교적 여유롭게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 마음 속 평화를 원하는 여행객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청송 제1경 신성계곡과 웰니스 여행지 ‘한바이소노’ 신성계곡은 청송 8경 중 제1경으다. 절경과 맑은 물, 빽빽한 소나무 숲이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방호정에서 고와리 백석탄까지 이어지는 계곡 전 구간은 유네스코 청송 세계지질공원 지질 명소 4곳(공룡발자국 화석산지, 방호정 감입곡류천, 백석탄 포트홀)을 품고 있다. 2003년 태풍 매미로 인해 발견된 400여 개의 공룡 발자국 화석과 공룡 모형 소공원은 아이들의 자연학습장으로도 제격이다. 조선시대 선비 조준도가 어머니의 묘를 바라보며 지은 방호정, 알프스 스타일의 암석 지형과 옥수(玉水)가 흐르는 백석탄 포트홀은 청정 자연과 문화유산이 잘 어우러진 최상의 여름 여행지가 아닐 수 없다. 청송을 대표하는 웰니스 관광지인 ‘한바이소노’는 자연 속에서 몸과 마음을 치유하며 편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 특히 청송 고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전통 한옥 스테이를 중심으로, 숲길을 따라 여유롭게 걷는 솔빛정원 트래킹 코스가 주목받고 있다. 하루를 차분하게 시작하는 아침 명상 프로그램, 키즈 아카데미와 민속놀이 체험 등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다채로운 웰니스 콘텐츠를 제공되기에 한 번 찾은 관광객들이 다시 찾는 명소로 호흥도가 높아지는 중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이곳을 ‘2024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하기도 했다. ▲자연휴양림과 청송백자 전시장도 빼놓으면 서운 백두대간 자락에 위치한 청송자연휴양림은 빽빽한 숲과 4km 순환등산로가 매력적이다. 여름의 신록, 가을 단풍, 겨울 눈꽃 등 사계절 경관이 빼어나며, 전국에서 공기가 가장 맑은 곳으로 손꼽힌다. 피톤치드가 풍부한 이곳은 현대인에게 진정한 치유와 쉼의 시간을 선물하고 있다. 청송에서 생산되는 천연 도석으로 만든 ‘청송백자’는 조선 후기 4대 지방요 중 하나로 손꼽힐 정도로 역사성과 예술적 가치가 빼어나다. 전시관에서는 고유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청송백자와 현대적인 감각으로 만들어진 작품들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직접 물레를 돌려 자신만의 도자기를 만들어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최근엔 가족 단위 체험 관광객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늘어나고 있다고 청송군은 귀띔한다. ▲남관생활문화센터를 들른 후엔 달기약수탕으로 청송이 낳은 추상미술의 거장 남관 화백을 기리는 복합문화예술공간 남관생활문화센터에선 11월 30일까지 ‘상상, 그 너머의 세계’ 특별 전시가 열린다. 또한 8월 30일과 31일엔 ‘2025 문화가 있는 날–구석구석 문화배달’과 ‘산소카페 문화나들이’ 행사가 열린다. 야외 어린이 물놀이장, 공예·요리 체험, 인형극, 버블·마술 공연, 미디어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으니 찾는다면 예상치 못한 큰 즐거움과 조우할 수도 있을 듯하다. 130여 년 전 수로공사 도중에 발견된 달기·신촌약수탕은 철분 함량이 높아 건강에 좋은 천연약수로 알려져 있다. 이 약수를 사용한 ‘약수 닭백숙’은 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손꼽힌다. “담백하면서도 속이 편안한 음식”이라는 게 사람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청송의 맑고 깨끗한 자연 속에서 가족·연인과 함께 특별한 추억을 만드시길 바란다”는 말을 전한 윤경희 군수는 “앞으로도 청송군은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유망한 관광자원을 발굴해 다채롭고 풍성한 관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종철·홍성식 기자
2025-08-04
이제는 덥다는 말로는 부족한 여름이다. 여름을 이기는 게 힘들면 즐기는 편이 낫다. 물놀이를 하거나 영화관이나 미술관 같은 실내로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무엇보다 휴가를 가면 제일 좋다. 휴가의 휴는 실 휴(休)자다. 나무 그늘에 사람이 들어가는 모양의 글자다. 그러니 올여름은 나무 그늘이 많은 평창으로 떠나보면 어떨까. <편집자 주> 평창은 산이 대부분인 곳이다. 푸른색이 많아서 차를 타고 어디를 가도 눈이 편안하다. 평균 해발 고도 700m라는 것을 이용하여 ‘Happy 700’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서늘한 여름 휴양지로 홍보하고 있다. 겨울이 길고 설질(雪質)이 좋아 스키 하기 좋은 곳이다. 눈도 많이 오고 게다가 겨울에는 -30℃ 가까이 내려가기도 한다. 여름 역시 고원 지역답게 굉장히 시원한데 평창 전역의 모든 관측소에서 열대야가 기록된 적은 단 1번도 없다. 대한민국의 몇 없는 냉대 습윤 기후 지역이라 1년 내내 시원하고 추우며, 평창읍을 제외하고 폭염 특보가 거의 없고 아예 없는 해도 자주 있다. 겨울도 굉장히 길어서 이곳 스키장들은 매년 전국 최속으로 시작해 4월까지도 영업하는 개장하기도 했다. 포항의 밤 기온이 25도 아래로 떨어지지 않는 여름이라 평창에서 한 달 살기를 하고픈 심정이다. 올해로 4년째 평창으로 2박 3일 휴가를 떠났다. 해발 700m의 열대야 없는 여름 자연과 산 어우러진 치유 여행지 이동 편리한 드라이브 코스 가득 경사 낮은 ‘발왕산 천년주목숲길’ 오대산 월정사·상원사 사찰 탐방 개망초 활짝 핀 육백마지기에 매료 조선왕조실록박물관 등도 볼거리 첫날, 발왕산 케이블카를 탔다.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이용객이 적어 우리가 조용히 즐기기에 더 좋았다. 발왕산 천년주목숲길은 ‘2023 한국관광의 별 무장애 관광지’ 부문 선정지로 발왕산 정상에 조성되어 있다. 유모차, 휠체어 등의 보조기구가 완비되어 있으며, 경사도 8% 이하의 완만한 코스로 데크길을 설계하여 관광 약자인 장애인, 영유아, 임산부, 고령자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이곳에서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자연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데크를 따라 걷다 보면 높은 산에서 자라는 나무들과 아름드리 주목이 여러 이름표를 달고 우리를 맞는다. 나무 가까이 가면 남녀 성우의 목소리로 이름이 생긴 이유와 뜻과 나무마다 특성을 들려준다. 들으며 사진을 찍고 나무를 우러러보기도 했다. 그중에 마유목은 연예인 박경림이 들려 주어서 더 반가웠다. 그렇게 풀꽃 이름도 구경하며 걷다 보니 발왕산 정상에 올랐다. 샬라라한 원피스 차림인 나를 보고 지나는 여행객이 치마를 입고 오를 수도 있구나하며 지나갔다. 그만큼 평탄한 산책길이었다. 무엇보다 선선해서 민소매로 올라온 분은 춥다며 몸을 움츠렸다. 케이블카 타는 곳에 식사할 수 있는 카페가 있다. 멋진 뷰까지 더해진 음식값이 만만치 않아서 우린 핫도그와 요거트로 뱃속을 달래고 내려왔다. 둘째 날, 새벽에 일어나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숲길을 맨발로 걸었다. 비가 와서 우산을 쓰고 걸으니 후두둑 우산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더 정겨웠다. 이른 시간이라 숲길의 주인은 우리였다. 밤새 비가 와서 계곡에 물이 가득해 쏴아아~~ 귀가 먹먹할 지경이다. 물안개 피어오르는 오대산은 언제 보아도 편안하다. 월정사 탑은 수리를 끝내고 수려한 모습을 드러냈고, 경내는 이른 아침이라 고요하다. 우리는 물소리를 더 즐기려 상원사로 향했다. 월정사 주차장에서 차를 빼서 골짜기를 따라 산속 더 깊이 들어갔다. 비포장이라 비가 오지 않는 날엔 먼지 나지 않게 천천히 달려야 한다. 좀 전까지 비가 내려 먼지는 없어도 길에 다람쥐가 먹이를 먹으러 내려와 있으니 더 조심해서 운전해야 한다. 이 길은 늘 천천히 숲 구경 물 구경 다람쥐 구경하며 오르는 길이다. 상원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있는 적멸보궁이고 안동에서 이 멀리 가져 온 동종이 유명하니 꼭 보고 와야한다. 다만 아쉬운 것은 월정사가 나라에서 입장료를 받지 말라고 하니, 주차비라는 이름으로 6천 원을 받는다. 시정해야 할 일이라 본다. 내려오다 월정사 입구에 조선왕조 실록박물관이 있다. 실록과 의궤 등 중요한 기록을 보관하던 오대산 사고의 기록이 담겨있다. 역사를 기록한 실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보관되었는지 영상과 실물이 있으니 볼만하다. 어린이 박물관에는 체험도 가능하니 더 좋다. 로비는 책 읽기에 좋은 카페뷰다. 책 몇 권 들고가서 한나절 읽고 나와도 좋을 분위기다. 박물관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안겨준다. 나오는 길에 위치한 캔싱턴호텔 자수 정원은 프랑스 빌랑드리 성의 정원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 초록 잔디에 어린 왕자가 꽃다발을 들고 있어서 인증샷을 찍었다. 새파란 미로 정원에서 시원한 분수 소리를 즐길 수 있어 아름답다. 평창은 차를 타고 달리다 눈 돌리면 딥한 녹색의 파밭이 끝없이 펼쳐지고, 또 초록빛의 당근밭이다가 배추밭이 이어진다.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시키고 바라보니 밭에 노란꽃이 폈나했더니 알타리무 뽑아서 담는 플라스틱 상자였다. 밭뷰가 마음을 편안하게 했다. 마지막 날에는 육백마지기에 올랐다. 6월엔 샤스타데이지가 하얗게 덮었다는데 여름엔 개망초가 육백마지기 가득 피었다. 하얀 꽃송이들을 흔들며 바람이 분다. 언덕에 선 바람개비가 돈키호테에 나오는 풍차처럼 웅장하다. 무지개빛 계단을 내려가면 두 사람 정도 들어갈 수 있는 작은 교회가 있다. 마주 앉아 가족의 건강을 기도했다. 대관령 하늘목장과 전나무 숲 쉼터 밀브릿지는 내년에 보기로 하고 남겨두었다. 숙소는 지난 3년은 알펜시아에 포스코에서 운영하는 연수원이 있어서 가족 찬스로 이용했었다. 그 주변에도 호텔과 리조트가 많아서 사람들로 늘 북적였다. 특히 공연장과 구경거리도 있어 안성맞춤인 곳이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이용할 수 없어서 평창군 대관령면 소재지에 호텔을 예약했다. 너른 평창군 여기저기로 구경 가기 좋고 먹거리도 많은 곳이라 선택했다. 황태구이와 황태국을 아침 식사로, 옹심이와 감자전을 점심으로 저녁은 오리구이를 먹었다. 다만 평창이 목장에 풀어놓고 키우는 한우를 맛보려니 소시민이 먹기엔 너무 비쌌다. 한우는 돌아오는 길에 안동에서 먹었다. 휴가를 떠날 때마다 캐리어에 책 한 권을 넣어 간다. 올해 책은 마스다미리의 ‘주말엔 숲으로’와 ‘밤하늘 아래’였다. 마스다 미리의 만화는 소소한 일상을 슥슥 대충 그린 것 같은 그림체 속에 슬쩍 건네는 등장인물의 한마디가 가슴에 남는 그런 책이다. 호텔이나 카페에서 피식 웃으며 보기 딱 좋다. 지난여름엔 ‘제철 행복’을, 2023년에는 박준 시인의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 며칠은 먹었다’ , 2022년에는 ‘돈키호테’를 가져갔다. 읽다가 잠들기도 하고 또 좋은 문장은 옆지기에게 읽어주기도 하면 더 맛있는 휴가가 된다. /김순희 수필가
2025-07-31
매일매일 숨 쉬는 것조차 힘이 드는 요즘이다. 파도치는 바다를 품은 포항도 예외가 아니다. 작열하는 태양이 뿜어내는 폭염을 피할 공간이 절박하다. 시원한 바람 맞으며 역사와 과학, 음악, 미술 콘텐츠를 고상하게 즐길 수 없을까. 포항에는 바다만큼이나 매력적인 ‘실내 피서’ 명소들이 있다. 새로운 ‘피서 명당’이자 문화적 호기심을 채워주는 포항의 문화·전시 공간 6곳을 소개한다.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마련된 미술관 등대 변천사 엿볼수 있는 전시와 체험 일제시대 역사적 잔상 간직한 日건물 박물관서 과메기의 모든 것을 한눈에 책과 음악 함께 즐길수 있는 도서관도 관공서 이미지 탈피 미술·체험 공간 등 포항 바다만큼 매력적인 실내 명소 눈길 ◇ 포항시립미술관, 한자리에서 만나는 예술 (북구 환호공원길 10 / 관람료 무료 / 월요일 휴관)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언덕길을 따라 오르면, 통유리 외벽이 햇빛을 반사하며 반짝이는 건물이 나온다. 포항시립미술관이다. 입구를 지나자 찬 공기가 열기를 밀어내고, 전면 유리창 너머로는 푸릇한 잔디밭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2025 스틸아트작가조망전: 물성, 감각하는 철’ 전시는 포항의 정체성인 ‘철’을 예술로 풀어낸다. 철근, H빔, 철판 조각들이 최옥영 작가의 손끝에서 조각상으로 탈바꿈했다. 붉게 녹슨 철 표면에는 시간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조형물 앞에 서자 철의 차가움 대신 온기 어린 감각이 피부로 전해졌다. 장두건 화백의 ‘투계’ 시리즈도 눈길을 끈다. 푸른 물감을 휘갈긴 닭의 형상은 역동적이면서도 유쾌한 생명력을 품었다. 이은지씨(31)는 “해수욕장 대신에 미술관에 오길 잘한 것 같다"며 "여러 전시를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어 유익했다”고 말했다. ◇ 국립등대박물관, 등대의 빛으로 만나는 해양사 (남구 호미곶면 해맞이로 150번길 20 / 관람료 무료 / 월요일 휴관) 호미곶 해맞이광장을 지나 도로 끝 언덕을 오르면 거대한 렌즈처럼 생긴 국립등대박물관은 천장 가까이 설치된 1등 회전렌즈가 압도적인 위용을 뽐낸다. 독일과 일본에서 제작된 이 렌즈들은 백 년 가까이 동해의 밤바다를 밝혀왔다. 박물관에는 1903년 최초의 근대식 등대인 호미곶등대를 시작으로 속초, 묵호, 울릉도의 등대 변천사를 따라가는 전시가 이어진다. 조선총독부 시절의 수동 점등기에서 현대 자동 제어 장치까지, 기술 진화의 궤적이 한눈에 담긴다. 관람 동선을 따라 걷다 보면 무선표지장치, 등부표, 구조용 조명탄 등 해양 안전 장비도 만날 수 있다. 2층 해양안전체험관은 아이들에게 인기다. ‘신호기 맞추기’, ‘해상 탈출 퀴즈’ 등 체험형 콘텐츠 덕분이다. 여름방학 기간에는 하루 평균 400명 이상이 방문하는데, 8월 중순까지는 오후 7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 구룡포 근대역사관, 목조 건물에 서린 겹겹의 기억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길 153-1 / 관람료 무료 / 월요일 휴관) 구룡포항 뒷골목에 가면 이국적인 일본식 2층 목조 건물이 있는데, 1920년대 일제강점기에 지은 주택이다. 지금은 ‘구룡포 근대역사관’으로 쓴다. 좁은 현관문을 열자마자 삐걱거리는 마루 소리와 함께 시간의 문이 열린다. 1층에는 일본식 주방, 욕실, 거실이 원형에 가깝게 보존돼 있다. 낡은 찻장과 목제 가구는 그 시절의 생활상을 말없이 증언한다. 구불구불한 계단을 오르면 2층 접객실과 딸의 방, 발코니가 이어진다. 후지산이 새겨진 창틀과 조각된 창살 문양이 일본 전통 건축의 정서를 그대로 전한다.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촬영지로도 유명한 이곳은 역사적 잔상을 간직한 채 관람객을 맞는다. 한 관람객은 “구룡포라는 작은 동네에 이렇게 깊은 역사가 있는 줄 몰랐다”며 감탄했다. ◇ 구룡포 과메기문화관, 과메기로 만나는 바다 문화 (남구 구룡포읍 구룡포길 117번길 28-8 / 관람·주차 무료 / 매주 월요일 휴관) 불어오는 해풍 덕에 겨울 과메기로 이름난 구룡포. 여름철에도 과메기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구룡포 과메기문화관’은 과메기의 역사와 제조 과정, 지역 문화까지 아우르는 체험형 박물관이다. 지상 4층 규모의 건물은 층마다 주제가 다르다. 1층은 과메기 관련 전시와 기념품 판매장이며 2층에는 수족관과 가상해저체험관이 마련돼 있다. 살아 있는 물고기를 눈앞에서 관찰하거나 디지털 화면 속 바닷속 생물을 따라 손을 움직이며 체험하는 공간은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3층 선장 체험관에서는 어선 조타 장비를 활용한 생생한 항해 체험을 할 수 있다. 4층에 마련된 모션센서 기반 영상 체험관에서는 ‘바다스케치’, ‘제트스키’, ‘모션샌딩’, ‘모션슈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든다. ◇ 포은흥해도서관, 책과 음악으로 떠나는 실내 피서 (북구 흥해로81번길 46 / 관람료 무료 / 둘째·넷째 월요일 휴관) 포항 흥해읍 중심가에서 도보로 10분 남짓, 유려한 곡선의 지붕과 넓은 유리창이 인상적인 건물이 눈에 띈다. 지난 3월 정식 개관한 포은흥해도서관이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시원한 냉기가 한낮의 열기를 순식간에 식혀준다. 내부는 층마다 주제가 뚜렷해 도서관이라기보다는 복합문화공간에 가깝다. 1층에 마련된 어린이자료실은 아이들이 신발을 벗고 바닥에 앉아 그림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책장 사이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펼치고 앉아 있는 모습이 정겹다. 2층은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음악자료실에서는 LP와 CD 등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나무 벽면을 따라 늘어선 장서 속에서 마음에 드는 음악을 골라 이어폰을 꽂고 감상하면, 도서관은 어느새 고요한 음악감상실로 변한다. 책장 너머 작은 감상실에서는 태블릿으로 영화를 보는 이들도 눈에 띈다. 3층 일반자료실은 긴 책상과 독립형 좌석이 조화를 이루는 전통적인 열람실 구조로 조용하고 집중하기 좋은 분위기다. 통유리창 너머로는 흥해 시가지가 내려다보이고, 부드럽게 스며드는 자연광 속에서 독서와 공부에 한층 더 몰입할 수 있다. 방문객 김세현씨(38)는 “도서관인데 하루 종일 머물고 싶을 만큼 다양하고 쾌적하다”며 “무더운 날에는 이곳이 가장 시원한 피서지”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 북구청 문화예술팩토리, 관공서 속 열린 문화놀이터 (북구 삼호로 36 / 관람료 무료 / 주말·공휴일 휴관) 북구청 3~6층은 예상 밖의 공간이다. 딱딱한 관공서의 이미지 대신 세련된 조명과 설치미술, 체험 부스가 어우러져 복합문화공간을 이루고 있다. ‘문화예술팩토리’다. 3층 입구에 들어서면 2025 귀비고 기획전 연계 전시 ‘달을 그리다’가 진행 중이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그린 그림들이 가지런히 전시돼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4층 아트갤러리에서는 여름방학 기획전 ‘우당탕탕! 지구탐험대’가 한창이다. 바위, 숲, 바다를 소재로 한 설치작품들 사이로 아이들이 책을 읽고, 만지고, 뛰어다니며 오감을 깨운다. 3D펜 체험, VR 체험, 북퍼퓸(책 냄새 향수) 체험, LP 음악 감상 공간 등도 마련돼 있어 세대별로 다양한 관심사를 충족시켜 준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구미시가 젊은 세대들이 살고 싶어 하는 역동적이고 혁신적인 도시여건 조성을 위해 △고용창출 확대 △청년 주거지원 △출산장려제도 및 아이돌봄시설 확충 △청년문화공간 조성 및 신세대 축제 확대 등 정책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특히 구미시는 청년·여성 친화도시를 표방하면서 맞춤형 종합정책으로 청년들의 일자리·주거· 결혼과 육아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청년 인재 유출 막고 정착 유도” 대학·고교·기업 18곳 업무협약 전국 최초로 공실 원룸 리모델링 젊은층에 생활 주거 지원 늘려 라면축제·야시장 축제 등 확대 문화·낭만 충만한 도시로 변신 □ 청년 고용창출 확대 지난해 구미시 출생아 수는 전년 대비 6.4% 증가한 2014명을 기록했다. 이는 12년 만의 첫 반등이다.같은 기간 혼인 건수도 14% 늘어난 1705건으로 집계됐다. 2023년 1316명 줄었던 청년 순이동 수치는 2024년 845명 감소로 35.79% 개선되며 청년인구 유출 문제에 긍정적인 신호가 보이고 있다. 구미시는 지난달 14일 청년 인재 유출을 막고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대학과 마이스터고, 기업 등 18개 기관과 함께 ‘청년 지역 정착 인턴십 지원’ 사업을 가동했다. 취업까지 연계되는 ‘채용형 인턴십’을 특징으로 한 이 사업은 다음 달 초까지 참여 기업별 면접을 통해 대학생 30명과 실업계고 40명 등 70명을 선발해 최대 4개월간 지역 기업에서 인턴십을 받게 된다. 또 청년들의 창업기반 확대를 위해 지난해 2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한 ‘청년스타트업 지원사업‘을 통해 978명이 창업 관련 교육을 수료했다. 이밖에 금오시장로 일원에 조성된 ‘청년예술창업 특구’는 예술분야 예비창업인에게 총 2500만 원의 창업지원금과 교육, 컨설팅을 추진하고 있다 □ 청년주거 부담완화 및 출산지원 구미시는 지난달 9일 주거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구미시는 전국 최초로 공실 원룸을 청년 주거 자원으로 전환한 ‘청년근로자 지역정착 행복원룸사업’을 시작했다. 구미시는 건물 노후화와 슬럼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지역에 청년 인구의 정착을 유도하고 장기간 방치된 공실 원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과 민간이 협력한 빈집 주택 해결 모델을 만들었다. 공실률 50% 이상이며 구미시에 주소를 둔 원룸 소유주에게 최대 100실의 원룸에 대해 도배, 장판 등 리모델링 비용을 1실당 최대 40만 원까지 지원하고 청소 용역 지원, 보안 시스템 구축 등 건물 환경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사업에 참여한 원룸은 시세 대비 70~80% 수준으로 월세를 내려야 하며, 사업 기간 중 월세를 인상할 수 없도록 안전장치를 만들었다. 이와 함께, ‘청년월세지원’사업으로 국토부의 청년월세 사업에서 제외된 청년들을 위해 대상자를 34세에서 39세까지 확대하고 소득 기준을 당초 60%에서 120%까지 확대해 더 넓은 범위에서 주거비를 지원하고 있다. 향후, 청년 신혼부부 및 출산 가구를 대상으로 한 주거 구입 지원도 검토 중이다. 구미시는 또 지난 달 24일 구미 국가산업단지 근로자를 위한 오피스텔형 임대주택인 청년드림타워 착공식을 개최했다. 청년드림타워는 정부의 지역 활성화 투자펀드 1호 사업으로 대표적 노후 산단인 구미 1국가산단에 지하3층~지상 18층, 459호실 규모의 복합 주거시설로 2027년 완공될 예정이다. 구미시는 청년 근로자들에게는 결혼 장려금을 최대 100만 원을 지급해 경제적 부담을 낮추고 지역 혼인율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 출산과 양육 부담을 덜기 위해 올해부터 산모에게 30만 원의 산후조리비를 지원하고, 신생아집중치료센터 병상을 기존 6병상에서 8병상으로 확충한다. 돌봄 공백이 없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24시 마을돌봄터와 365돌봄 어린이집을 확대 운영하며, 아이돌보미 인력도 200명 추가 채용해 대기 기간 문제를 해결할 계획이다. 구미시는 경북도내 지자체 중 단독으로 운영 중인 임산부 전용 교통 서비스인 ‘K맘택시’를 운영 중이다. 지난 달까지 모두 2043명의 임산부가 3만2000여회 가량 이용했다. 임산부는 1100원에서 최대 3000원만 내면 구미시 전역을 이동할 수 있으며, 월 10회까지 목적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호출 가능하다. 특히, 올해부터 신청 방법을 방문 및 온라인에서 앱 신청으로 전환한 이후 보름 만에 84명이 새로 가입하며 서비스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젊은세대 문화 낭만이 충만한 구미 구미시는 산업도시 이미지를 탈피하고 정주 매력을 높이기 위한 문화 인프라도 확충하고 있다. 구미국가산단은 ‘문화산단’으로 지정되며 지난 5월부터 본격적으로 콘텐츠·창업·여가가 융합된 청년친화형 복합지구로 조성 중이다. 구미시는 특히 특히 섬유산업의 역사성을 간직한 ‘방림부지’를 랜드마크로 조성해, 첨단산업과 청년문화, 정주환경을 아우르는 신(新)융합 거점으로 탈바꿈시킬 계획이다. 또한 대구권 광역철도 개통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곡역에서 1공단로와 낙동강 변을 연결하는 구간에는 아름다운 거리 조성을 통해 경관과 공간 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 산단 내 일부 건축물 외벽에는 산단 콘텐츠를 전시할 수 있는 미디어 월과 파사드를 설치하고, 산단 근로자를 위한 축제와 공연도 개최한다. 이처럼 문화 콘텐츠를 확충함으로써 랜드마크를 중심으로 한 문화핵심거점을 조성하고, ‘밤’과 ‘낭만’이 있는 산업단지를 구현할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 개소 예정인 ‘구미영스퀘어’는 구미역 안에 위치해 웨딩테마 라운지, 팝업스토어, 공유오피스 등 청년의 라이프 스타일을 반영한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 지난해 10대 20대 등 청년층을 주축으로 60만 명이 넘게 방문한 라면축제를 비롯 △낭만야시장 △푸드페스티벌 △힙합페스티벌 등 청년 취향에 맞춘 대표 축제가 정례화되며 도시 매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젊은 세대들이 모여들어야 미래 발전을 기약할 수 있는 도시가 될 수 있다”며 “청년층을 겨냥한 다양한 우대정책으로 청년층 확대에 힘쓸 것”이라 말했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예천군 농촌은 지금, 깊은 변곡점에 서 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 농촌 일손 부족이라는 삼중고는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비대면 소비 확대, 1인 가구 증가 등 소비 트렌드의 급변은 기존의 농산물 생산과 유통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람의 손과 농기계에 의존해 온 전통농업은 한계에 봉착했고, 지금 이 순간에도 농촌의 기반은 약화되고 있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예천군은 농업의 대전환을 준비 중이다. 단지 농산물을 생산하는 곳이 아닌 기술과 데이터,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농업의 산업화를 이끄는 중심지로 도약하려는 전략이다. 예천군은 지속 가능한 농업 구조를 위해 청년 창업농 유입, 농업 디지털화, 산업 생태계 구축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4차 산업혁명의 흐름에 맞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스마트 기술이 접목된 첨단 농업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RE100 기반의 친환경 농업시설과 같은 지속 가능한 시스템도 함께 도입하여, 농촌 재도약의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농촌 위기 극복” 대전환 프로젝트 준비 청년 창업농 유입 등 농업종합계획 수립 ‘디지털 혁신 농업타운’으로 영농 첨단화 200억원 투입 곤충양잠산업단지 추진 임대형 수직스마트농장에도 100억 투자 농업 구조 전환 넘어 지역 혁신 모델로 □ 예천 디지털혁신 농업타운 이 같은 배경 아래에서 탄생한 것이 바로 ‘예천 디지털혁신 농업타운’이다. 농업의 첨단화를 기반으로 한 이 거점 단지는 단순한 시설 조성을 넘어 청년 농업인 육성과 농업의 산업화, 그리고 농촌의 재도약까지 아우르는 미래 농업의 플랫폼을 지향한다. 지보면 매창리 일원 20ha 부지에 구축되는 이 혁신 단지는 곤충양잠산업거점단지, 임대형 수직농장,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이라는 3대 핵심 축으로 구성된다. □ 곤충양잠산업 거점단지 예천군은 국내 최초로 곤충엑스포를 개최하고 곤충연구소를 운영하는 등 이미 곤충도시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져왔다. 이러한 기반 위에 총 사업비 200억 원 규모로 혁신지원센터, 곤충먹이원보급센터, 곤충 스마트농장, 가공지원센터 등 곤충산업의 전 주기를 아우르는 핵심 인프라가 집약된다. 혁신지원센터는 유통지원실, 교육전문실, R&D 실을 갖추고 산업화 기반을 제공한다. 곤충스마트농장에서는 갈색거저리, 흰점박이꽃무지 등의 사육이 진행된다. 생산된 산물은 가공센터에서 식품·소재로 가공되어 유통까지 연계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는 농가 중심 구조에서 전문기관과 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전환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대한민국 곤충산업의 전진기지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 임대형 수직농장 디지털농업의 또 다른 축은 임대형 수직농장이다. 총 사업비 100억 원이 투입된 이 시설은 수직 공간을 활용해 엽채류, 허브류 등을 생산하는 스마트 농장으로,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는 완전 제어형 시스템이다. 생산동 3동과 교육연구동 1동이 조성되며, 청년 창업농에게 저렴한 임대 형태로 제공된다. 교육연구동은 단순한 교육시설을 넘어, 자동화 수직농장 모델 개발 및 신작물 실증연구까지 가능한 복합시설이다. 이를 통해 청년 농업인은 생산과 경영에 필요한 역량을 체계적으로 갖추고, 안정적으로 농업에 안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 지역특화 임대형 스마트팜 임대형 스마트팜은 청년 창업농에게 가장 실질적인 영농기회를 제공하는 핵심 시설이다. 총 200억 원을 들여 2ha 부지에 스마트팜 2동(총 8구획)을 조성하며, 각 구획당 4320㎡(약 1300평)를 3인 1팀 청년농업인이 임대 운영하게 된다. 생산 작물은 딸기(2구획), 토마토(6구획)로, 향후 오이, 파프리카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청년 농업인은 예천군 관내에 주소를 두거나 또는 이주 예정자 중 보육사업 수료자에게 우선 제공되며, 기본 3년, 최대 6년까지 임대가 가능하다. 이는 초기 진입장벽이 높은 농업 분야에서 청년들이 자산을 축적하고 안정적으로 창업할 수 있도록 하는 강력한 사다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 예천형 디지털농업 혁신 예천 디지털혁신 농업타운은 단순한 농업시설 조성을 넘어 지역사회 전반에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청년층의 유입이다. 스마트팜, 수직농장, 곤충산업 단지 등 각 시설은 청년 농업인들에게 안정적이고 실질적인 창업 기반을 제공한다. 이는 자연스럽게 귀농·귀촌을 촉진하고, 고령화된 지역 인구 구조를 개선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수직농장과 스마트팜 같은 첨단 농업시설의 도입은 고정비용을 절감하고 계절의 제약 없이 안정적인 생산을 가능하게 하여 농가 소득을 안정화에 기여한다. 곤충양잠산업의 경우도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가공과 유통까지 연계된 구조로 전환함으로써 농업의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농업 분야의 산업화는 지역 내 관련 기업를 촉진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연관 산업(가공, 물류, 교육 등)의 활성화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이는 단기적인 성과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예천군 전체의 농업경제 체질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디지털농업 혁신타운은 예천의 기존 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곤충도시에서 첨단농업 중심지로의 전환은 예천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타 지역과의 차별성을 확립하는 전략적 자산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결국 예천군의 디지털농업으로의 혁신은 농업의 구조 전환을 넘어, 청년 유입, 경제 활성화, 도시 이미지 개선까지 아우르는 총체적인 지역 혁신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5-07-30
‘문경돌리네습지’는 자연이 빚은 찻사발이다. 산이 움푹 파여 문경 찻사발 같다. 이렇게 산이 찻사발처럼 움푹 파인 것을 ‘돌리네(doline)’라고 한다. 지하의 석회 기반암이 지하수에 의해 용해돼 형성된 지형적 요지(凹地)를 말한다. 이런 돌리네가 문경에는 50여개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대부분 물이 없다. 석회암의 무른 특성으로 구멍이 생겨 물이 빠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경돌리네습지는 물이 빠져나가는 구멍에 점토가 막아 습지를 형성하고 있어 매우 특이하다. 이런 돌리네습지는 세계에서도 6개 밖에 없다. 산북면 굴봉산 자락 15만평 규모 여름엔 물놀이장 겨울엔 썰매터 주민들에겐 ‘서것바다’로 불려 2011년 항공촬영때 돌리네 발견 ‘습지’ 지정 때 주민들 전격 동의 ‘람사르’ 인정되면서 글로벌 명성 □ ‘노아의 방주’ 같은 전설 전해져 ‘문경돌리네습지’는 문경시 산북면 우곡리 읍실마을에 있다. 문경의 오지 중 오지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 내려오는 문경산맥 중간 쯤, ‘배너미산’ 앞 ‘굴봉산’ 자락에 있다. 면적이 0.494㎢( 15만여평)에 이른다. 이곳은 읍실마을 사람들이 농사짓던 생활 근거지였다. 논과 밭을 일궈 자식 키우고, 집안을 일구던 터전이었다. 사람들은 이곳을 ‘서것바다’라 했다. 마을 뒤로 가파른 사면을 넘어가야 했다. 그 재가 ‘돌재’다. 지금 해설부스가 있는 곳이다. 아이들에게는 여름 물놀이장이었고, 겨울 썰매장이었다. 마을 사람들에게 ‘습지’라는 말은 없었다. 그저 돌재 넘어 서것바다에 가서 놀았고, 서것바다에 가서 일했다. 돌재에서 보이는 ‘배너미산’의 신비한 전설에 상상력을 키웠다. 태초에 이곳은 바다였고, ‘배너미산’ 2개의 봉우리 사이로 배가 넘어 다녔다는 전설. 노아의 방주 같은 이야기가 이곳에서 대대로 전해왔다. 서것바다에 나던 버드나무를 꺾어다가 ‘키’, ‘채반’을 만들어 산북장, 산양장으로 팔러 다녔던 그 이전의 생활들이 전설로 박제되기 시작했다. 70호 집들이 20호로 쪼그라들면서 사람들은 늙었고, 마을은 점점 소멸의 길로 가라앉고 있었다. 마을은 1450년대에 영월 엄씨가 약초 캐러 왔다가 정착해 살면서 시작됐고, 임진왜란 때 평해황씨가 자기 조상 위패를 모시고 피난 와 옥련정에 모셔놓고 그 앞을 지나다니면서 읍(揖)을 했다고 읍실이라고 전해온다. 서것바다에는 미나리, 달래, 냉이 등등 철마다 갖은 나물들이 나왔고, 가축들에게도 먹이의 보고였다. 이곳에 소를 갖다 놓으면 도망을 안 가고 이 바닥에서만 놀았다. 그런 서것바다에 비가 오면 물이 차올라 농사에 큰 지장을 주었다. 물 빠지는 구멍은 자꾸 막혀 작아졌다. 그러면 물 빠질 때까지 두 달을 기다려야 했다. 농사짓는 사람들은 두 달을 기다릴 수 없었다. 물이 빠지는 구멍을 정으로 뚫어 넓혔다. 그러면 인천 채씨들은 밤에 와서 그 구멍을 막았다. 조상 산소들이 많았는데, 산소 밑에 물이 있으면 명당이라며 그 물이 빠져 나가지 않도록 해야 했다. 서것바다 물은 구멍으로 빠져 어디로 갈까. 6~70년대 사람들도 그것이 궁금했다. 그때 어른들은 왕겨를 물에 부었다. 그리고 며칠 뒤 그 왕겨가 서것바다 서쪽 넘어 호계면 선암리로 나오는 것을 확인했다. 20여 년 전에는 외지 연구자들이 소금하고 색소를 넣었더니 마찬가지였다. 그 거리는 1km정도. 단양 고수동굴이 1.3km니까 서것바다 밑에도 그런 동굴이 있는 것으로 마을사람들은 믿는다. 마을사람들은 거기에 동굴이 2층으로 있다고 믿는다. 위에 있는 동굴은 선암리로 가고, 밑에 동굴은 호계면 부곡리 암굴, 수굴로 이어졌다고. 서것바다 높이가 해발 290m. 부곡리 암굴, 수굴 높이가 해발 145m. 직선거리로 3km 남짓하니, 마을사람들의 믿음이 허황하지는 않다. □ 천지개벽, 세계적 관광지 부상 그러던 이 마을 생활터전이 2011년 환경부 국립생태원의 항공촬영으로 ‘돌리네’다, ‘습지’다 하면서, 대단히 희귀한 연구가치가 있다고 알려지기 시작했다. 공무원들이 드나들고, 박사들이 왔다 갔다 했다. 마을사람들은 ‘습지’로 지정하는데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주민설명회 2번으로 100% 찬성했다. 우리나라 습지 지정하는데 이런 사례는 흔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라에서 습지지구에 들어가는 토지를 사들이는데도 보상가격에 토를 달지 않고 15만평을 다 내주었다. 그러자 2017년 우리나라에서 스물세 번째 산지형 습지로 지정을 받았고, 돌리네습지로는 유일했다. 마을은 이때부터 천지개벽이 시작됐다. ‘서것바다’라는 이름이 ‘문경돌리네습지’로 개명됐다. 도로가 넓어지고, 상하수도시설이 놓이고, ‘돌재’는 등산하는 사람들의 코스로 변하고, 다른 곳으로 새로운 길이 훤하게 뚫렸다. 자동차가 올라가고, 전동차가 드나들고, 탐방센터가 들어섰다. 탐방객들이 주말이면 2~300명씩 찾아와 마을이 북적거렸다. 집집마다 지붕이 개량되고, 마을 안길도 예쁘게 다듬어졌다. 서것바다에 가면 불통이었던 휴대폰도 돌리네습지에 가면 팡팡 터졌다. 지난해에는 ‘람사르습지’로 인정돼 세계화로 나갔다. 24일에는 문경시가 ‘람사르습지도시’가 됐다. 습지로서 써야할 월계관은 모두 쓰게 됐다. ‘문경돌리네습지’에는 세계 돌리네습지 6개 중에 유일하게 750평의 논농사를 짓고 있다. 전통방식으로 초등학생들이 와서 손으로 모심고, 낫으로 벼 베고, 도리깨로 탈곡한다. 그러면 체험한 학생들에게 나락을 찧어 쌀 2kg씩 보내준다. 가을철에는 학생들이 와서 메뚜기체험도 한다. 처음 조사할 때는 이곳에 생물 다양성이 731종이었었는데, 땅을 사들이고 농약을 안 썼더니, 2020년 조사한 걸로 보면 천연기념물,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 등을 포함해 932종이나 됐다. 논농사를 지으니까 지금 멸종위기종으로 국외반출 승인대상인 물방개도 나온다. /고성환기자 hihero2025@kbmaeil.com
2025-07-29
“지자체를 기업처럼 경영해야 합니다. 저는 영업부장이고, 공무원들은 직원이며, 군민은 주주입니다” 최근 TV 대담프로그램에서 한 김학동 군수의 말에서 ‘주식회사 예천군’이라는 표현이 단순한 구호가 아님을 느낄 수 있다. 공공행정에 기업경영 마인드를 접목해 지방자치단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는 그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행정에 기업 경영 마인드 접목 지자체 운영 새 패러다임 제시 사회안전망 평가서 ‘전국 1위’ 도청신도시-원도심 균형 모색 ‘생활인구 1천만 명’에도 도전 □ 새로운 공공행정의 추진모델 ‘주식회사 예천군’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종종 기업경영 방식을 언급하지만, 실제로 이를 체계적으로 도입해 성과를 내는 사례는 드물다. 그런 점에서 민선 8기 3년차를 맞은 김학동 예천군수의 ‘주식회사 예천군’ 운영 방식은 눈여겨볼 만하다. 김 군수는 행정을 공익비즈니스로 접근하며, 과거 공직사회의 부정적 이미지를 탈피해 실적과 성과를 중요시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형식과 절차를 지키되, 결과 중심의 행정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취임 후 김 군수가 가장 먼저 추진한 것은 조직문화 혁신이었다. 경직된 수직적 조직을 유연한 수평적 조직으로 바꾸고, 부서 간 협업을 강화했다. 공직자들에게는 주인의식을, 군민들에게는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접근법이 특징이다. □ 숫자로 증명된 성과, 군민들의 삶이 달라졌다. 김 군수의 경영 마인드가 빚어낸 변화는 객관적 지표로 증명됐다. 예천군은 2023년 사회안전지수 평가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군부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또한 2024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지역발전지수 평가에서는 주민활력 분야가 10년 만에 153위에서 59위로 급상승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의 공약이행 평가에서 4년 연속 우수기관으로 선정된 것이다. 6대 분야 총 44건의 공약사업 중 현재 73.9%의 이행률을 보이고 있어, 민선 8기 임기 내 100%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과는 김 군수가 강조하는 ‘예산 확보 노력’에서 비롯됐다. 그는 취임 후 공직자들과 함께 국회와 정부 부처를 수시로 방문하며 적극적인 예산 확보와 공모사업 유치에 나섰고, 이는 다양한 사업 추진의 원동력이 됐다. □ 도청신도시-원도심 균형발전 전략 경북도청 이전으로 형성된 도청신도시는 예천군에 역사적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동시에 원도심 공동화라는 도전과제도 가져왔다. 김 군수는 두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한 전략적 접근을 취하고 있다. 도청신도시에는 복합커뮤니티센터, 범우리공원 숲속놀이터, 태교숲, 송평천 수변공원 등 생활편의시설을 신속히 확충했다. 경북인재개발원, 경북체육회, 경북도립예술단 등 주요 기관의 이전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산업 기반 마련을 위해 KT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유치했고, 도시첨단산업단지와 e스포츠국가대표훈련센터 등도 추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경북도와 함께 돌봄융합특구사업으로 영유아창의문화센터를 운영하고, 송평천에는 가족친화영 문화공간을 조성하는 용역을 준비중에 있다. 또한 경북도, 안동시와 함께 경국대학교 의대 신설과 부속병원을 도청신도시에 건립하기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경기악화로 인해 지연되고 있는 2단계 개발지역에 계획된 4000 여 세대의 공동주택도 연내 분양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원도심에는 단샘어울림센터, 청년센터, 아이사랑 안심케어센터, 희망키움센터, 평생학습센터 등 주민 편의시설을 구축했다. 전선지중화사업과 간판현대화 사업으로 도시 경관을 개선하고, 읍면 소재지마다 기초생활거점사업을 통해 주민 여가시설을 확충했다. □ ‘생활인구 천만 명’을 향한 야심찬 도전 예천군의 주목할 만한 전략 중 하나는 ‘생활인구 천만 명’ 목표다. 2030년까지 달성을 목표로 한 이 계획은 단순히 정주인구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관광과 업무 등 다양한 목적으로 예천을 찾아 머무는 인구를 증가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 군수는 이를 위해 스포츠 마케팅, 체류형 관광, 축제와 먹거리 개발이라는 세 가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스포츠 마케팅분야에서는 양궁과 육상에서 국제대회를 비롯, 크고 작은 다양한 대회를 개최하며 전지훈련으로 많은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예천을 방문하고 있다. 육상교육훈련센터와 양궁훈련센터 건립으로 최적의 전지훈련장소로 지위를 확고히 다지고, 다양한 종목의 생활체육대회도 적극 유치할 계획이다. 특히, e스포츠 국가대표훈련센터는 미래 스포츠 산업의 핵심 시설로 예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전망이다. 관광 분야에서는 우선, 관광지를 권역화하고 완성도를 높인다. 또한 방문객들의 동선을 각 권역에서 신도시와 원도심으로 이어지도록 해 체류형 관광으로 전환을 목표로 한다. 삼강과 회룡포를 전동차로 연결하고 대형 전망대를 건립하는 등 각 권역별 관광 인프라를 확충하고 있다. 원도심의 남산공원 야관경관단지 ‘벅스루미나’와 신도시의 도립미술관 건립을 통해 원도심・신도시로 관광객을 유인해 지역경제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곤충축제, 활축제, 농산물축제 등 대표 축제의 콘텐츠를 강화해 매력도를 올리고, 예천 한우특화센터를 중심으로 한우를 비롯한 지역 특색을 살린 먹거리, 즐길거리가 풍부한 고장이 되도록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 예천군의 미래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축은 청년정책과 가족복지다. 김 군수는 청년정책이 지역 발전과 직결된다는 관점에서 청년들이 예천에 정착해 경제활동을 하고 가정을 꾸릴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 청년센터와 희망키움센터를 통해 청년들의 취업, 창업, 자산형성, 주거지원을 종합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도시첨단산업단지와 디지털혁신농업타운을 통해 IT 기반 일자리와 첨단농업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미혼 청년들을 위한 커플매칭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출산부터 육아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내년 개원 예정인 공공산후조리원을 비롯해 아이사랑 안심케어센터, 다함께 돌봄센터, 24시간 운영 돌봄센터 등 시설을 확충했다. 경북도의 융합돌봄특구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것도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돌봄 사각지대 없는 복지도시 구현을 위해 김 군수는 복지정책의 수준이 도시의 수준을 결정한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분야별 맞춤형 복지서비스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노인복지 분야에서는 독거 어르신을 위한 맞춤형 돌봄과 행복도우미 사업을 추진하고,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으로 활기찬 노후를 지원한다. 특히 70세 이상 어르신 대중교통 무료화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아이사랑 안심케어센터, 다함께 돌봄센터, 지역아동센터, 공동육아나눔터, 24시간 운영 돌봄센터 등 다양한 돌봄 시설을 확충해 ‘돌봄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있다. 경상북도의 융합돌봄특구 시범사업 지역으로 선정된 것은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예천군은 전국 최고 수준의 돌봄 체계를 갖췄다고 자부하고 있다. □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명품 교육도시’ 전략 예천군 인구 유입과 지역 발전의 핵심 요소로 교육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김 군수는 인구 이동의 중요 요인 중 하나가 교육이라며, 아이를 낳아 돌보고 교육하기 좋은 도시 만들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육 문제를 지역사회 전체의 과제로 인식하고, 교육청, 학교, 지자체, 주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한 점이 돋보인다. 교육장, 군의장, 군수가 공동위원장을 맡는 ‘예천교육발전협의회’를 발족해 지역 교육 현안을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했다. 예천군은 경북도교육청과 함께 미래교육지구사업과 교육발전특구사업에 선정되어 다양한 방과 후 학습프로그램, 영어원어민 교육, 해외 연수 기회 등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특히 대학 진학을 앞둔 고등학생들을 위한 ‘희망아카데미’와 1 대 1 맞춤형 진학컨설팅을 제공하는 ‘입시카페’는 지역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와 함께 경북도와 공동으로 창의과학 수업을 진행하고 창의과학교육센터 건립을 추진해 도청신도시를 창의과학교육지구로 발전시키는 계획도 진행 중이다. 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미래 인재 양성을 위한 장기적 투자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주식회사 예천군의 남은 과제 예천군 경영은 지방행정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업 경영 기법을 단순히 도입한 것이 아니라 공공성과 효율성을 조화시키는 균형 잡힌 접근법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군민들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나온 다양한 정책들은 높은 체감도와 만족도로 이어지고 있다. 생활인구 확대, 청년 지원, 복지 강화, 교육 투자 등 주요 정책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e스포츠국가대표훈련센터, 도시첨단산업단지 등 미래 성장동력이 될 핵심 사업들의 차질 없는 진행과 의대 부속병원 유치를 통한 의료 인프라 확충, 그리고 인구 유입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도청신도시와 원도심 간 균형발전을 넘어 실질적인 통합과 상생의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도 앞으로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다. 김 군수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자연재해의 위기 속에서도 예천군은 힘차게 전진해 왔다”며, “어려운 시기이지만 군민들의 이해와 협조, 그리고 공직자들의 열정이 있다면 예천군은 반드시 발전하고 신도시와 원도심의 상생발전으로 우뚝 성장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5-07-22
대구 동성로가 지역 최초로 관광특구로 지정된 지 1주년을 맞았다. 지난해 7월 대구시가 동성로를 관광특구로 지정하며 옛 명성을 회복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았으나, 아직까지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태다. 이는 그동안 사업이 준비 단계에 머물러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올해부터 대구시와 중구청이 본격적인 사업 추진에 나서면서 점차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겨냥한 문화·예술 공간 확충과 거리 경관 개선 사업을 통해 젊음과 낭만이 공존하는 활기찬 동성로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본지는 관광특구 지정 1주년을 계기로, 지난 1년간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점검해봤다. 문화관광·상권·교통·도심공간 4개 분야 ‘르네상스 프로젝트’ 추진 중 올 39개 신규 사업 116억 투입… 지역경제·관광산업 중심지 발전 도모 다양한 외국어 통역 해설사 호평 ‘골목 투어’ 하루 평균 100∼200명 발길 △동성로, 대구 첫 관광특구에 지정되다 지난해 7월 대구시 중구 동성로·약령시 일원 1.16㎢가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관광특구는 기초단체가 신청하면 광역단체가 문화체육관광부와 협의해 지정한다. 중구는 지난 2021년에 동성로 관광특구 지정에 도전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실패한 바 있다. 외국인 관광객 기준은 최근 1년간 외국인 관광객 수 10만 명 이상이어야 하지만 코로나19 등으로 그 수를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2023년 동성로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13만 명을 넘어서면서 기준을 충족했다. 관광특구에 지정되면 관광진흥개발기금 우대금리 융자지원, 관광특구 활성화 국비 지원사업 추진, 옥외광고물 허가기준 완화 등 다양한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침체된 동성로에 활력을 대구시는 관광특구에 지정된 동성로 일대를 ‘서울 홍대 거리’처럼 문화관광의 핵심지로 조성하려 한다. 대구시는 앞서 2023년 7월부터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문화관광·상권·교통·도심공간 등 4개 분야로 나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동성로 공실의 대구·경북권 대학 도심 캠퍼스 활용, 버스킹 무대 마련, 옛 중앙파출소 광장의 랜드마크화 등 젊은이들을 모으는 방안이다. 특히, 관광 인프라 확충과 축제 개최에 중점을 두고 계획을 추진 중이다. 대구시는 지난 5월 한 달간 동성로 일대에서 축제를 진행했다. 약령시 일원에서 ‘대구약령시한방문화축제’, 국채보상로 일대에서 국내 대표 퍼레이드 축제 ‘파워풀대구페스티벌’,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서 ‘대구생활문화제’, 그리고 동성로 일원에서 ‘동성로축제’를 진행했다. 동성로 인근 전체가 하나의 무대가 되는 축제를 만든 것이다. △동성로 상권 활성화 사업 본격화 대구시는 올해 ‘동성로 르네상스 프로젝트‘의 일환인 ’동성로 상권 활성화 사업‘의 2차 연도 사업을 본격화하고,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앞서 지난해 60억 원 규모의 5개년 사업으로 상권 활성화 구역 고시와 상권관리기구를 지정하는 등 기반 조성을 마쳤다. 올해는 공동브랜드 홍보, 팝업스토어 운영, 점포 컨설팅, 동성로 패스 발행 등 체감도에 중점을 뒀다. 중구청도 올해 동성로 관광특구를 지역 경제와 관광산업의 중심지로 발전시키기 위해 39개 신규 사업에 총 116억6000만 원을 투입한다. 중구청은 글로벌 관광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로컬 관광콘텐츠 개발 △지역 관광인프라 구축 △관광 협력체계 강화 △관광 홍보 마케팅 차별화 △관광편의 서비스 향상이라는 5대 전략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또 동성로에 뉴욕 타임스퀘어처럼 미디어 거리를 조성하기 위해 기반 시설을 신설 및 정비하고, 동성로 주요 구간을 ‘옥외광고물 특정 구역’으로 지정해 지역 브랜드를 강화할 계획이다. 특정 구역에 지정되면 옥외광고물 크기, 수량, 설치 위치 등 관련 기준이 완화된다. 관광특구 활성화를 위해 ‘분과별 관광특구 행정협의체’와 ‘민관 관광특구 협의회’를 구성한다. 이를 통해 관광 콘텐츠 개발과 사업 추진을 효율적으로 지원하고 발전 방안을 여러모로 모색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동성로 인지도 향상을 위해 국내외 박람회 참가, 홍보용 쇼츠 영상 제작, 동성로 관광안내소 설치해 외국어 해설사를 상시 배치, 외국인 취향 맞춤형 테마관광 코스 개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큰 인기 ‘골목 투어’ 대구 중구의 ‘골목 투어’가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골목 투어는 10인 이상의 단체관광객들이 사전에 예약을 신청하면 문화해설사가 무료로 지원된다. 특히, 영어, 중국, 일본어 등 다양한 외국어 통역이 가능한 해설사가 배치돼 있어 대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로부터 호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골목 투어는 5개 코스(제1코스 경상감영달성길, 제2코스 근대문화골목, 제3코스 패션한방길, 제4코스 삼덕봉산문화길, 제5코스 남산100년향수길)로 구성돼 있다. 각 코스마다 주제가 뚜렷하고 체험행사도 마련돼 있다. 체험행사는 투어 곳곳의 실내에서 무더위를 잠시나마 식힐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마련돼 더욱 인기다. 지난 18일 제2코스 근대문화골목 투어에 참여한 라이언(21· 미국 버지니아대)씨는 “투어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관계를 알게 됐다”면서 “빌딩 숲속과 역사적 공간이 조화롭게 이뤄져 있어 대구의 성장과 발전상을 한눈에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해설사의 유창한 영어 실력에 놀랐다. 한국의 역사와 대구의 역사를 모르는 외국인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했다. 같은 날 골목투어에 참여한 봉백초라나이(21·여·캄보디아)씨도 “3·1운동 벽화를 인상 깊게 봤다. 내가 한국의 중요한 역사 현장에 와있어 너무 놀라웠다”고 전했다.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골목투어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면서 하루 평균 100∼200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들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근대 골목 투어는 지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네 차례나 ‘한국 관광 100선’에 뽑혔다. 또 2015년 ‘한국 관광의 별’ 선정에 이어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로컬 100(지역문화 매력 100선)’에도 포함되는 등 여러 곳이 관광명소로 이름을 올렸다. “새로운 생태계 조성과 상권 활성화 온힘” 인/터/뷰 이준호 동성로 상점가 상인회장 “동성로 관광 특구 지정 1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합니다.” 지난 2020년부터 동성로 상점가 상인회를 이끌어 온 이준호(57) 회장의 말이다. 그는 쇠퇴한 상권을 되살리고 상인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꾸준히 활동해 왔다. 이 회장은 “대구에서 처음으로 지정받은 동성로 관광 특구는 사업 초기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현재는 조금 주춤한 거 같다”며 “스마트폰을 예로 들며 앱의 부족한 콘텐츠를 채워 나가야만 기능을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현재 그 과정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이어 “중구청과 동성로 상인회는 기반을 열심히 만들었고, 현재 사업의 일부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이를 위해 특구 전담 인력 및 예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콘텐츠 개발로 동성로 활성화의 가능성을 엿보기도 했다. 관광특구 지정 이후 첫 동성로 축제가 ‘파워풀페스티벌’과 연계되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또 동성로 상권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해 ‘동성로 놀장 축제’를 지난 5~6월 총 네 차례 시범운영을 했었다. 축제는 시민들 호응에 힘입어 소위 대박이 났다. 동성로 놀장 축제는 오는 12월까지 ‘동성로 보행자전용도로(CGV 한일~동성로28아트스퀘어~관광안내센터)’의 약 300m에서 매주 주말 오후 1시부터 밤 9시까지 열린다. 이 회장은 “이 거리는 평소 밤 8시가 넘으면 상점이 문을 닫아 껌껌했지만, 야간 조명을 밝히고 먹거리와 볼거리, 체험 등 행사가 열려 밤늦은 시간까지 사람들로 넘치는 거리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유학생, 이주 노동자, 구미, 경산 등 손님들이 대경선과 대중교통을 이용해 동성로를 찾는다는 걸 체감하고 있다”면서 “동성로의 쇼핑거리를 탈피하고 보행자 전용 도로를 활용해 안전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즐길 수 있는 관광지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상인들과 불법 간판, 주차 등 환경 개선을 이어갈 방침이다. 4년째 장기표류 중인 대구백화점 본점 매각에 대해선 “건설 경기가 활성화되면 당연히 매각될 것이다. 하지만 개발 과정에서 철거와 신축을 하게 되면 약 5년가량 동성로는 공사판이 될 것”이라면서 “대구시 등이 인수해 공익적인 용도로 이용되는 것이 제일 좋은 방안”이라고 했다. 끝으로 이준호 회장은 “관광특구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동성로의 새로운 생태계 조성과 상권 활성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5-07-21
구미시가 로봇·이차전지·첨단소재부품 산업을 3축으로 한 첨단산업 전략을 본격화하며 미래 제조업 중심 산업도시 경쟁력 제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과 탄소중립 기조에 대응하고, 침체된 제조업에 혁신의 바람을 불어넣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AI 기반 자율 제조 △친환경 공정 △스마트 인프라를 핵심으로 첨단산업 육성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에너지 자립률을 높여 제조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 해소로 시민 삶의 질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새정부 국정 기조 맞춰 신산업 구체화 산·학·연·관 협력 로봇산업 생태계 구축 첨단산업 고도화, 방산·항공·우주로 확장 ‘에너지 조례’ 제정 에너지 산업 기반 확대 □ 로봇산업, AI 기반 융합산업 거점으로 구미시는 지난해 7월, ‘AI 첨단로봇 융합도시 구미 비전선포식’을 열고 차세대 로봇산업 중심도시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이를 계기로 산·학·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지역 로봇 생태계를 구축하고, 로봇산업의 전략적 육성 기반을 다진다는 전략이다. 특히 시는 ‘스마트 이송·물류 자율주행로봇 플랫폼 구축사업(2023~2025, 123억원)’을 통해 자율주행 로봇의 핵심부품 국산화와 성능 고도화에 나서고 있으며, ‘글로벌 로봇 생산거점 지원사업(2024~2026, 15억원)’을 통해 기업 맞춤형 기술개발과 글로벌 진출을 적극 뒷받침하고 있다. 소상공인과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서비스로봇 보급도 확산 중이다. ‘AI 서비스로봇 보급사업’을 통해 소상공인에게 방역·서빙로봇 도입 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도서관·과학관 등 공공시설에는 오는 9월부터 안내로봇을 도입해 실증(2025, 4억원)한다. 올해 6월에는 산업부 공모 ‘로봇플래그쉽 지역거점 구축사업(2025, 22억원)’에 선정되며 방산, 이차전지, 신공항 물류 등 다양한 산업과 로봇산업의 융복합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에 제조공정에 AI 기반 로봇장비를 도입하는 ‘AI 팩토리 시스템 개발’ 공모사업에 총 4건, 353억원의 사업비 확보를 목표로 전력을 다하고 있다. □ 이차전지, 소재부터 재사용까지 전주기 생태계 구축 이차전지 분야에서도 구미시는 소재·부품·장비부터 재사용까지 전 주기 산업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LG-HY BCM 양극재 공장 가동을 계기로 연구개발, 실증, 인증 지원, 투자유치 등이 활발하다. 2026년 설립 예정인 ‘이차전지 육성 거점센터(2023~2026, 309억원)’는 원소재, 전구체, 양극재 개발을 위한 물성 및 전지 특성 평가 인프라를 갖추고, 기업의 시제품 제작과 공정기술 고도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사용후 배터리의 재사용과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배터리 활용성 증대를 위한 BaaS(Battery as a Service) 실증기반 구축사업(2023~2027, 271억원)’도 본격 추진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준공 예정인 클라우드 서비스모델인 ‘서비스형 백엔드(BaaS)’ 시험실증센터는 사용후 배터리의 안전성·신뢰성 검증 플랫폼을 마련해 배터리 구독형 서비스 등 기업 접근성을 높일 방침이다. 사업 주관기관인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KTR)은 센터 준공 이후 대구경북본부를 구미로 확장 이전해 중소기업을 위한 R&D 과제와 맞춤형 지원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또한 ‘AI 기반 사용후 배터리 평가 및 재사용 지원 기반 구축사업(2025~2029, 234억원)’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전기차, 에너지 저장장치인 'ESS, 농기계, 무인운반차량 (AGV), 선박 등 모든 분야의 배터리를 진단·평가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게 됐다. ‘AI 자율제조 기반 리튬인산철 (LFP) 수계 전극 제조 통합시스템 개발(2025~2027, 93억원)’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디지털트윈 기술과 장비 간 자동화 시스템을 접목해 친환경 공정을 개발하고, 고품질 전극 생산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 첨단소재·부품 기술 고도화… 방산·항공우주로 확장 구미시는 소재·부품 산업을 국가경쟁력의 핵심으로 보고 △반도체 △이차전지 △방산 △항공 △우주 등 전략산업에 대응 가능한 기술 기반을 단계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올해 1월 준공한 ‘반도체·이차전지부품용 인조흑연 테스트베드(2022~2025, 244억원) ’는 반도체 및 이차전지 필수소재인 인조흑연의 특성 평가, 성능 검증, 시제품 제작이 가능한 전주기 실증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공급망 안정화와 기업 기술자립에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또한 이차전지 장비의 핵심부품인 하이테크 롤의 국산화와 고도화를 위한 ‘하이테크 롤 첨단화 지원 기반 구축사업(2023~2027, 201억원)’도 추진하고 있으며, 첨단화 지원센터가 올해 11월 준공될 예정이다. 방산·항공우주 분야로의 확장도 가속화하고 있다. ‘방산항공우주용 탄소소재부품 랩팩토리 구축사업(2023~2026, 335억원)’으로 2026년 7월까지 센터를 준공하고 고신뢰성 부품 개발과 양산 테스트를 지원한다. 구미시는 이를 통해 첨단소재 기반의 방산·항공·우주 부품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기술 상용화와 시장 진출을 체계적으로 뒷받침할 방침이다. □ 에너지 자립·복지로 녹색도시 전환 구미시는 지난해 ‘에너지 기본 조례’를 제정하고, 지난 4월 ‘구미시 에너지위원회’를 출범했다. 지역 에너지 전략계획 수립 용역도 올해 내 마무리 예정으로, 에너지산업 기반 확대를 위한 제도적 토대를 마련했다. 신재생에너지 보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사업(2025년 10억원)’을 통해 지난해까지 811개소에 재생에너지를 보급했고, 올해는 10억원의 예산으로 141개소에 확대 보급할 계획이다. 수소경제 활성화도 박차를 가한다. 지난해 ‘수소경제 예비수소전문기업 육성지원사업’으로 중소기업 1개사에 지원해 매출 4억 원(57%) 증가 성과를 거뒀으며, 올해는 3억원을 투입해 3개사를 지원 중이다. 에너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도시가스 미공급 지역 지원, 농어촌 LPG 소형저장탱크 보급 사업도 활발하다. 지난해 산동읍, 사곡동 등 5개소에 도시가스 공급관 1,726m를 설치했으며, 내년에는 옥계동 일대 550m 추가 설치를 계획하고 있다. □ 새정부 기조 맞춘 미래 인재·신산업 기반 마련 구미시는 새정부 국정기조에 맞춰 신산업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AI 기반 로봇·SW 융합 인재 양성 거점’을 조성해 AI·소프트웨어 인재를 양성하고, 배터리 분야에서는 ‘차세대 배터리 전극제조 장비부품 테스트베드’, ‘수요확대형 배터리 테스트베드 구축’을 추진한다. 이는 에너지·AI·배터리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미래 첨단산업 육성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산업 구조의 대전환 속에서 구미가 첨단산업의 메카로 도약할 수 있도록 모든 행정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류승완기자 ryusw@kbmaeil.com
2025-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