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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전히 연결된 동해선, 남은 문제는 ‘관광 인프라’ 만들기

홍성식 기자
등록일 2025-06-22 19:58 게재일 2025-06-2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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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관광의 미래 ‘동해선’ 로컬 매력을 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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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와 연두빛 논 사이를 달리는 동해선 철길./이용선 기자

지난 시절 철도는 물류 운송의 동맥 역할을 했다. 그러나, 세상과 시대가 달라졌다. 운송 수단과 방식이 다양해지면서 이제 철길 위를 달리는 기차는 보고 싶은 관광지, 즐기고 싶은 여행지를 잇는 역할에 더 큰 방점이 찍히고 있다. 지난 1월. 부산-울산-경북-강원을 잇는 동해선(東海線)이 완전 개통됐다. 향후 이 철로가 지나는 도시에 적지 않은 관광객이 찾아들 터. 본지는 울산매일, 강원도민일보와 함께 ‘동해선 K관광의 미래-로컬 매력을 잇다’라는 주제 아래 많은 것이 바뀌게 될 동해안 철도여행 트렌드를 취재·분석·예측해 보도할 예정이다. 오늘 게재된 기사는 그 기획연재의 프롤로그 격이다. / 편집자 주

 

1900년 대 초반 일본 ‘식민지 수탈’ 목적으로 건설
해방 후 일부 구간만 북부선·남부선 나눠 운영하다
올해 포항~삼척 18개 역 잇는 ‘중부선 166.3㎞’  개통 
 

첫달에만 18만명 이용… 울진·영덕 관광시장 ‘단비’

전문가·상인들 “완전 개통된다면 지역경제 큰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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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선 철도 중 포항-영덕 구간 개통식이 열리고 있다./이용선 기자

동해선 철도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더 이전, 그러니까 일제강점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해선의 역사엔 유구함과 동시에 슬픔이 촘촘하게 서려있다. 

 

사실 1900년대 초반엔 동해선을 포함한 한국 철도 대부분이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 수탈 수월성’을 목적으로 건설됐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이는 학자들과 관련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기도 하다.

 

동해선의 역사와 역할, 구체적 건설 과정 등을 설명하고 있는 각종 문헌과 자료를 종합한 ‘위키백과’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동해선은 초창기엔 사립철도였던 조선철도 경동선이라는 이름으로 1910년대부터 일부 구간이 운영에 들어갔다. 1920년대 조선총독부의 간선철도 부설안에 포함되면서 동해선 구간 공사가 시작됐으나, 2차세계대전에서 일본이 패하면서 동해선 전체 노선 중 일부 구간만이 동해북부선과 동해남부선으로 나눠 운영됐다....(중략) 1945년 해방 이후 동해선을 이으려는 노력은 계속됐고, 그 결과 1970년대 부산진역과 포항역을 잇는 동해남부선이 개통됐다. 2000년대엔 단절된 동해선 북한 구간을 연결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마침내 2016년에는 동해선 광역전철이 개통됐고, 2021년엔 태화강역까지 동해선 광역전철이 연장됐다. 연이어 2018년엔 부분적으로 영덕역까지 이어졌으며, 2025년 1월 1일 마침내 영덕역-삼척역 노선이 개통됐다.”

지난 1월 이후 완전 개통된 동해선의 인기는 예상을 뛰어넘었다. 포항을 출발해 영덕, 후포, 고래불, 울진 등 18개 역을 거쳐 삼척에 가닿는 166.3㎞의 동해중부선 철길 위로 개통 첫 달에만 18만 명의 이용객들이 몰렸다. 

 

기차는 1일 8편 운행이 정해져 있는데, 하루에 6천 명 안팎의 많은 사람들이 기차를 타려했다. 그러니 주말엔 기차 예매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상황까지 발행했다. “운행 열차를 증편하라”는 이용객들의 요구가 이어진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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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 이동의 동맥 역할에서 지역 관광지를 효율적으로 잇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는 철로./이용선 기자


▲전문가·상인 입 모아 “동해선 개통, 지역 관광산업에 긍정 영향”

 

동해선 철길이 지나는 울진과 영덕은 지난 3월 대폭 늘어난 봄맞이 관광객의 숫자로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지역 경제에 긍정적 효과가 미친 것은 재론할 필요가 없다.

 

울진군과 영덕군은 공히 대게가 맛있기로 유명한 지역. 그곳에서 20년 이상 식당을 운영해온 한 상인은 “동해선 철도 연결이 아들보다 더 큰 효자 노릇을 했다”며 웃었다. 

 

두루뭉술한 상인의 말만이 아니다. 전문가 역시 동해선 개통이 가져온 긍정적 효과를 다음과 같이 쓰고 있다. 아래는 한국교통연구원 철도교통연구본부 부연구위원 김경택의 논문 ‘동해선 교통의 영향과 교통 정책’의 일부다.  

 

“2025년 1월 1일 동해선 포항-삼척 구간이 정식으로 개통되면서, 부전역, 울산역, 동대구역 등에서 포항을 거쳐 동해안을 따라 강릉까지 철도여행이 가능하게 됐다. 이번에 개통한 동해선 구간 중 포항-영덕 구간은 2018년 1월에 이미 개통됐으나, 무궁화 열차의 폐차와 동해선 전철화사업 지연으로 잠시 열차 운행이 중지됐다. 이번에 전철화 사업이 끝나면서 이제 ITX-마음과 누리로 열차를 통해 기차 안에서 동해안을 바라보는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된 것이다. 동해선의 하루 평균 이용자 수는 6045명, 개통 이후 한 달 동안 누적 이용객은 18만 명을 달성했다. 실제 관광객들이 집중되는 기간(금~일) 동안 부전역과 동대구역에서 강릉역으로 가는 누리로와 ITX-마음은 열차 매진으로 인해 표가 부족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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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본지가 위치한 포항시의 관광산업 관계자와 지역 상인들도 동해선 철도 완전 개통이 가져올 경제적 긍정 효과에 대한 기대가 크다.

 

포항은 경상북도 동해안 최대 도시인 동시에 적지 않은 관광 명소를 지녔지만, 외지인들의 인식 속에선 아직 ‘회색빛 공업도시’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그런 까닭에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푸른 동해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스페이스 워크의 위용과 내연산 푸른 숲의 맑은 공기, 비학산 자연휴양림이 선물하는 편안함을 느껴보며 포항의 진면목을 확인하길 원하고 있다. 

 

바로 그게 ‘문화와 관광을 매개로 하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 가닿는 길이다. 바로 그 길을 동해선 개통이 탄탄하게 닦았다고 표현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일본은 한국보다 훨씬 앞서 철도를 통한 여행이 보편화된 나라다. 일본 역시 우리처럼 급격한 지역 소멸과 고령화 문제를 겪고 있다. 일본 철도는 이러한 난제를 푸는데 어떤 도움을 주고 있을까?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일본 현지 취재를 진행했다. 벤치마킹의 대상과 반면교사(反面敎師)해야 할 것들을 두루 살폈다. 

 

오는 7월 첫 주부터 이어질 연재기사를 통해 동해선의 미래를 그려보고, K관광의 성공 열쇠를 찾아가려 한다. 독자들의 애정 어린 질책과 성원을 기대한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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