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과 국회의원 중 어느 쪽이 더 좋으냐는 질문이 시중에는 자주 회자된다. 대체로 “국회의원보다 더 좋은 자리는 없다”는 대답이 주류다. 그 말은 국회의원은 국정감사 등의 권한이 있고, 법적으로 부여된 수많은 권한과 특혜가 있으니 일리 있는 대답으로 보인다.
그러나 장관은 행정부 최고 수반인 대통령이 임명하고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에 참석해 국가의 중요 정책들을 논의한다. 이보다 막중한 자리가 있을 수 없다. 국회가 만든 법에 따라 국가 정책을 결정하고 이를 성공시켜가는 과정이 개인적으로 명예스럽고 보람도 있다.
두 자리는 각자의 역할은 다르지만 국정 운영에 상호보완적 관계를 가진다. 두 자리가 조화롭게 운영이 될 때 나라의 발전도 기대할 수 있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한 자리냐 하는 것은 사실상 의미가 없는 말이다.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송미령 농림부 장관이 이재명 정부에서 유임이 되자 정치권에서 적잖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관리법 등을 농망법으로 반대했던 인물이 유임된 것에 대해 민주당 내 내부 반발은 물론 농민단체의 사퇴 요구도 거세다.
대통령실은 보수, 진보 구분 없이 기회를 부여하고 성과와 실력으로 뽑은 인선이라 설명했으나 정치 철학이 맞지 않으면 사퇴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도 끊임없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송 장관의 유임은 기회주의"라고 말하고 개인 철학이나 소신을 바꾸는 모습을 보고 “장관 오래하려면 송 장관처럼 하라”는 비아냥의 글도 올렸다. 여야 정치권 틈바구니서 장관직을 고수하려는 송 장관의 모습을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