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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 마중

등록일 2025-07-22 17:01 게재일 2025-07-23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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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숙

봄은 생강나무꽃으로만 오는 것은 아니어서

어디서 본 듯한 노부부의 어깨에 노랗게 내려앉는 저 봄

 

우거진 숲을 쓸쓸히 지나왔겠거니

뒤돌아보는 눈빛이 따듯해서

 

하마터면 울 뻔했다

 

무량한 눈빛이

메마른 가지에서 붐빈다

다정한 은빛 머리카락처럼

순정한 목련꽃도 피었다

 

봄이다

 

신생의 계절인 봄. 봄이 오면 노란 생강나무꽃이 가장 먼저 피겠지만, 봄은 “노부부의 어깨”에도 노랗게 내려앉는다. 노부부에게도 봄엔 신생이 일어나는 것. 하나 그 신생은 발랄하진 않다. 뒤돌아보는 노부부의 무량하고 따뜻한 눈빛에서 쓸쓸함도 느껴지기 때문. 하여 시인은 “하마터면 울 뻔했다”고 한다. 봄은 노란 꽃만이 아니라 노부부의 “은빛 머리카락처럼” 하얀 꽃으로도 온다. 순정한 목련꽃의 봄도 있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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