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호
아파트가 세상인 세상에서
계단 오르기만 한 운동이 어디 있냐지만
있을 때 잘 하라는 말은
있을 때 흘려듣는 말이기도 해서
아직은 건강하니까
다만 계단은 오르기만 하는 거라고
이 나이에 내려가기로 치면 무릎이 절단난다고
있을 때 잘 하라는 말은
없을 때 사무치는 말이기도 해서
뭘 더 챙기겠다고
뭘 더 올라가 보겠다고
…
정말 “흘려듣는 말”이다. “있을 때 잘하라는 말” 말이다. 그러나 사랑하는 누군가를 잃어 본 사람은 그 말이 얼마나 “없을 때 사무치는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자기 몸도 그렇다. 몸이 건강할 때에는 몸의 소중함을 모른다. 하나 건강을 잃게 된 이는 ‘자신의 몸에 잘할 걸’이라는 회한에 사무칠 테다. 하여 “아파트가 세상인 세상”에서라도 시인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 “계단 오르기”를 하는 것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