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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폭염 고통이 사라질 만큼 냉기 맴도는 봉화 관창폭포

등록일 2025-07-22 18:58 게재일 2025-07-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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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따라 찾아가는 여정 미슐랭 그린가이드 관광지도 ‘호평’
쏟아지는 물줄기와 정취에 탄복한 퇴계 이황 詩 남겨 더욱 유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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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관창폭포.

이른 장마가 끝나기 무섭게 푹푹 찌더니 또다시 극한의 폭우가 전국을 휩쓸었다. 그럼에도 비는 그치고 또다시 달달 볶아대는 날씨가 이어질 것이다. 즉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다는 이야기다.

바다는 작열하는 태양과 거친 파도로, 열기와 박력 넘치는 젊음의 장이 되고, 계곡은 가족들의 오붓하게 즐길 수 있는 피서지가 되어 방문객을 맞이할 것이다. 이런 여름날엔 발 디딜 틈도 없는 피서지보다 호젓하게 더위도 식히고, 시원한 물줄기에 발 담그며 여유를 부릴 수 있는 한적한 폭포가 있는 계곡은 어떨까?

청량산과 낙동강을 끼고 달리는 최고의 드라이브길인 35번 안동 방향 국도를 따라서 달리다 보면, 봉화군 명호면 소재지 이나리 출렁다리가 나온다. 그곳을 지나 신선이 노니는 다리라는 뜻을 품은 선유교마저 거치면 관창2교 다리가 나온다. 거기서 한번 더 우회전  한 뒤 강길을 따라 200여m를 가다 보면 마침내 목적지 관창폭포가 보인다.

낙동강을 따라 굽이굽이 돌아 관창폭포를 찾아가는 여정은 우리나라 아름다운 서정을 느낄 수 있다. 35번 국도는 미슐랭 그린가이드 관광지도에서 유일하게 별점 및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나가는 길목에 위치한 청량산의 아름다운 경치 그리고 시원한 물줄기를 따라가는 드라이브는 더위에 늘어진 몸과 마음에 활력을 안겨준다.

청량산은 열두 봉우리의 기암괴석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청송 주왕산, 영암 월출산과 함께 국내 3대 기악으로 꼽히는 청량산의 경치를 벗 삼아 관창폭포로 가게 되는데, 관창2교를 건너지 않고 우측 강변로에서 만리산길, 바로 좌회전하면 주차장이 나온다. 오솔길로 이어진 폭포 길은 잘 다듬어진 거의 평지와 같은 산림이 우거진 비포장도로다. 새소리와 계곡 물소리가 들리는 숲길을 따라 200m여 미터쯤에 가면 광폭정이라는 정자와 작은 쉼터가 나온다.

이곳에는 퇴계 이황 선생께서 자연과 함께 유유자적 거닐면서 쏟아지는 물줄기와 정취에 탄복, 시를 남겨놓은 시비와 관창폭포 석비가 있다. 관폭정 정자에는 광폭정 신건기와 관창폭포 ‘시’문(퇴계 이황)이 걸려 있다. 이곳에 화장실과 정자 등이 있어 숨을 고르고 여유를 한 껏 누릴 수 있는 쉼터다.

퇴계 선생이 관청폭포를 찾아 네 수의 시를 남겨 더욱 유명해졌다. 

쉼터에서 폭포로 가는 길은 계곡 위로 설치된 데크 길로 짧은 거리에 위치해 있다. 데크 위에서도 폭포를 감상할 수 있고 폭포 앞으로 걸어 내려갈 수도 있다. 계곡에 뿌리내린 기암괴석의 절경과 세찬 계곡물에 잘 다듬어진 반석 위로 명경같은 맑은 물이 소를 이룬다. 흐르는 계곡 청량한 물소리를 듣다 보면 퇴계 선생이 읊었던 세계, 절경 속으로 빠져든다.

만리산(792m)에서 흘러 내려온 관창 폭포수의 물줄기는 은하수처럼 쏟아진다. 어느새 푹푹 찌는 여름날 등허리에 흐르는 땀은 사라진다. 한여름 관통해온 폭염의 고통이 사라질 만큼 온몸에 냉기가 맴돈다. 신선들도 아껴두었을 풍경, 글자 그대로 비경이라 표현해도 아깝지 않다.

구불구불 이어진 계곡엔 크고 작은 바위들이 빼곡히 앉아 정겹다. 물러앉아 양보하고 틈새 내줘 배려하니 흐르는 계곡물도 비껴가고 돌아간다. 구슬 같은 물보라를 찬란하게 튕기면서 청아하게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해진다.

폭포를 감싸고 있는 사방절벽에 사로잡히고, 시원한 폭포 소리에 또 한번 사로잡힌다. 오염되지 않은 원시적인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산림 무성한 오솔길을 새소리 벗 삼아 걷다 보면 계곡 물소리가 시원하게 들려온다.

관창폭포는 쉽게 다가갈 수 있지만 원시적 자연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낙동강과 청량산을 끼고 있어 볼거리, 먹거리, 즐길 거리, 드라이브, 숙박 등 여행 여건이 잘 갖춰진 여행지다.

/류중천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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