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박정희 생가 방문하며 보수 결집 주진우·조경태도 영남 표심 공략 본격화
국민의힘 8·22 전당대회 후보 등록이 마감된 가운데, 당권에 도전한 후보들이 등록 첫날부터 대구·경북(TK) 지역을 찾아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전체 당원의 약 40%를 차지하는 영남권 표심 공략이 당락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요 주자들은 저마다 차별화된 메시지로 보수의 심장부에 자신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6선 중진인 조경태 의원(부산 사하을)은 1일 오전 대구 남구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당 대표 출마 이유와 비전을 밝혔다.
그는 “탄핵당한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이 다시 신뢰받기 위해서는 과오를 인정하고 책임 있는 인사부터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며 “해체론까지 나올 만큼 무너진 지금의 당을 고쳐 쓰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당명 변경 가능성도 열어뒀다. 그는 “40년 당 생활을 한 제주도의 당원이 당명을 바꿔야 한다고 했다”며 “당명 개정은 국민 여론과 당원 의견을 반영해 적극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탄핵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의 관저 앞에 모였던 45명 의원에 대해서는 “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제명하라고 했지만 나는 제명을 말한 것이 아니다”라며 “책임이 큰 분들은 정통보수 정당의 일원이 되기 어렵다.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당을 살리는 길”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TK 지역을 찾았다.
김천·구미 지역 당원협의회를 잇달아 방문한 김 후보는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와 새마을운동 테마공원을 찾아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오후에는 국민의힘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을 방문해 당원 간담회를 열고 보수 정체성 회복을 강조할 예정이다.
‘찬탄’과 ‘반탄’을 대표하는 두 후보의 메시지 차이는 뚜렷했다.
조 후보는 “보수의 가치란 헌법 수호, 법치주의, 경제 성장, 자유민주주의, 사회 안정”이라며 강도 높은 인적 쇄신을 주장한 반면, 김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산을 강조하며 전통 보수층 공략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조 후보는 장동혁 후보가 극우 성향 유튜버 전한길 씨 방송에 출연한 것을 두고 “어떻게 법조인이라는 사람이 비상계엄과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이와 뜻을 같이할 수 있느냐”며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의 판단”이라고 직격하기도 했다.
조경태 후보는 이날 토론회 이후 권기창 안동시장, 김하수 청도군수와 각각 면담하고 경북도·안동시의회 의장단을 만났다. 이어 안동에서는 당원 간담회를, 문경에서는 청년 간담회를 여는 등 지역 민심 청취에 나섰다.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후보도 TK 표심 확보에 나선다.
그는 2일 낮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한 뒤, 이인선(수성갑)·추경호(달성군)·김승수(북을) 의원 사무실을 차례로 돌며 지역 의원들과 접촉에 나설 예정이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