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물 전달 중 50대 남성 발견, 신속한 대처로 생명 지켜
“문 열어보이소”, 집배원의 작은 관심이 생명을 살렸다.
지난달 31일, 안동시 도산면에서 홀로 거주하던 A(57)씨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우체국 집배원이 발견해 구조하는 일이 있었다.
당뇨 합병증을 앓던 A씨는 자택 안에서 자가호흡조차 어려운 위중한 상태였다. 이를 발견한 도산우체국 소속 김재현 집배원은 평소처럼 생필품을 전달하기 위해 해당 가정을 방문했다가, 아무런 반응이 없는 데다 집 안에서 악취가 나는 것을 수상히 여겼다.
김 집배원은 곧바로 창문을 통해 내부를 확인했고, 방 안에 쓰러져 있는 A씨를 발견해 즉시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는 신속히 출동해 A씨를 병원으로 이송, 현재는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입원 치료 중이다.
이번 구조는 안동시가 안동우체국과 함께 시행 중인 ‘안부살핌 우편서비스’의 효과를 입증한 사례다. 이 서비스는 관내 사회적 고립가구를 대상으로 집배원이 월 2회 생필품을 전달하며 대상자의 안부와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위기 상황 발생 시 신속하게 복지서비스로 연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김재현 집배원은 “7월 첫 방문 때는 직접 눈을 맞추며 대화를 나눴는데, 두 번째 방문에서는 아무 기척이 없어 평소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작은 관심이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어 다행이고, 앞으로도 안부살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안동우체국 소속 집배원 80여 명이 명예사회복지공무원으로 위촉돼 활동 중이며, 단순한 우편 전달을 넘어 지역사회 복지의 최일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권기창 안동시장은 “세심한 관찰력과 빠른 판단으로 소중한 생명을 살린 김재현 집배원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앞으로도 고립가구를 위한 촘촘한 복지안전망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례는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고립 문제가 심화되는 사회에서 ‘사람을 향한 관심’이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큰 울림을 준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