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우산은 접었다 다시 펼치는
추억 같은 것
망가진 살대 밑에서
어쩌면 살짝 은밀한
어쩌면 살짝 부끄러운
젊은 그때를
펼쳤다 다시 접는
참 사소한 슬픔 같은 것
….
위의 시에 따르면 추억은 우산과 같다. 쓸쓸함을 불러일으키는 비가 올 때, 그 추억은 펼쳐진다. 그 우산은 망가져 있다. 우리가 떠올리는 ‘젊은 그때’의 추억은, 이제는 잃어버린 것, 다시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상기되는 것이어서, ‘사소한 슬픔’을 불러일으키기에. 또한 펼쳐진 추억의 ‘망가진 살대’ 밑에는 ‘은밀’하거나 ‘부끄러운’ 비밀도 ‘살짝’ 드러나지 않는가. 우리가 우산을 다시 접는 것은 그 때문이겠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