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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 불편한 어르신 목적지까지 동행 무더위 잊게 하는 고교생 선행 ‘화제’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5-08-21 17:22 게재일 2025-08-22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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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대동고 김병은·김도영 학생
이름도 밝히지 않고 돌아가자
감동한 목격자가 학교에 알려
(왼쪽부터) 김병은, 김도영 학생. /대동고 제공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는 요즘,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을 위해 자신의 하차 정류장을 지나쳐 목적지까지 동행한 고등학생들의 미담이 지역사회에 따뜻한 울림을 주고 있다. 

지난 6일 오후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전동 휠체어를 이용하던 한 어르신이 딸과 함께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버스가 도착하자 휠체어를 접어 싣는 과정이 쉽지 않아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어르신과 가족은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주변 승객들도 도움을 주고 싶어 했지만,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바로 그때 근처를 지나던 두 명의 고등학생이 망설임 없이 달려왔다. 학생들은 능숙하게 전동 휠체어를 버스에 싣고 어르신이 편안히 탑승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학생들의 선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들은 이미 자신의 하차 정류장을 지나쳤음에도 불구하고 어르신이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도록 끝까지 동행했다. 하차 후에는 휠체어를 정성껏 내려드리고, 어르신이 이동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배웅했다.

현장에 함께 있던 목격자 최 모 씨는 “학생들이 선뜻 나서 돕는 모습도 인상 깊었지만, 본인들 정류장을 그냥 지나쳐 마지막까지 책임감 있게 어르신을 챙기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요즘 보기 힘든 학생들로 많은 승객에게 본보기가 됐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행의 주인공인 학생들은 끝내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시민의 권유에도 “이름은 필요 없다”며 소속 학교만 전한 뒤 자리를 떠났다. 하지만 이 장면을 감동적으로 지켜본 최 씨가 직접 학교로 연락하면서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지역사회에 알려지게 됐다.

김준철 대동고 교장은 “학생들이 보여준 모습은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진정한 시민 의식의 실천”이라며 “작은 관심과 배려가 얼마나 큰 온기를 전할 수 있는지 다시금 일깨워 준 사례”라고 평가했다. 학교는 두 학생에게 특별 선행상을 수여하기로 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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